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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FIFA-중국 완다 후원계약의 그늘, 블래터는 '보이지 않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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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FIFA-중국 완다 후원계약의 그늘, 블래터는 '보이지 않는 손'?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3.21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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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래터 조카, 완다-FIFA 계약에 일등공신... 영미 언론 의심의 눈초리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조셉 블래터(80) 시대는 과연 끝난 것일까. ‘축구 대통령’으로 17년간 군림해온 독재자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손’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초대형 스폰서를 유치한 국제축구연맹(FIFA)에 유수 언론이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FIFA는 지난 19일(한국시간) “중국의 완다 그룹과 후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지아니 인판티노(46) FIFA 회장과 왕젠린(62) 완다 그룹 회장이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만나 계약서에 사인했다. 구체적인 계약 규모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영국 공영방송 BBC는 “FIFA 역사상 최고액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완다 그룹은 중국의 최대 부동산 기업이다. 지난해 1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M)의 지분 20%를 4500만 유로(589억 원)에, 2월 세계적인 스포츠마케팅 기업 인프런트 스포츠앤미디어의 지분 68%를 11억5000만 달러(1조3834억 원)에, 11월에는 국제철인3종대회를 주관하는 세계트라이애슬론사(WTC)사의 지분 100%를 6억5000만 유로(8500억 원)에 매입하는 등 스포츠 분야로 사업을 무한 확장하고 있다.

눈여겨봐야 할 곳은 인프런트 스포츠앤미디어다. 이곳의 최고경영자(CEO)가 블래터의 조카인 필립 블래터이기 때문이다. 과거 FIFA 주관 대회의 불법 티켓 판매를 공조한 혐의를 받은 적이 있어 더욱 수상하다. 영국 텔레그래프와 미국의 뉴욕데일리뉴스는 완다 그룹과 FIFA의 계약 소식을 전하며 “FIFA가 블래터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왕젠린 완다 그룹 회장(왼쪽)과 인판티노 FIFA 회장. BBC는 "완다가 역대 최고액에 FIFA와 후원 계약을 맺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사진=FIFA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인프런트는 2018년 러시아,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중계권과 마케팅 독점 권리, 2022년까지 중국, 인도 등 아시아 26개국에서 개최되는 FIFA 주최 대회의 마케팅 권리도 보유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축구굴기(축구로 우뚝 서다)’를 추구하고 있는 중국의 대표 기업 완다 그룹이 FIFA의 스폰서가 된 이상  중국이 세계 축구계에 미치는 영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인판티노 신임 회장의 이력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유다. 일단 국적부터 블래터 전 회장과 같은 스위스다. 유럽축구연맹(UEFA) 사무총장을 지내며 유럽세의 지지를 받은 그는 그동안 수많은 비리로 구설수에 올랐던 블래터 회장을 향해 한 차례도 날을 세운 적이 없다. 블래터는 인판티노 당선 소식을 접하고선 “그는 내가 해오던 일을 이어감은 물론 FIFA를 안정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지를 보냈다.

인판티노는 FIFA 회장 선거 출마 당시 “월드컵 본선 참가국을 32개국에서 40개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2002 한일 대회를 제외하고는 아직 한 차례도 월드컵을 밟지 못한 ‘약체’ 중국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FIFA와 완다 그룹간의 계약이 구설수에 오를 수밖에 없는 정황들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고 유수 언론들이 이번처럼 그것을 지적하기 시작했다.

FIFA의 5대 후원사는 코카콜라, 비자카드(이상 미국), 가즈프롬(러시아), 아디다스(독일), 현대자동차(한국)다. BBC에 따르면 이들 5개 기업은 지난해 FIFA에 1억8000만 달러(2090억 원)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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