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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태양의 후예' 송중기-송혜교, 극 중심 확실히 잡는 대체불가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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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태양의 후예' 송중기-송혜교, 극 중심 확실히 잡는 대체불가 커플
  • 박상아 기자
  • 승인 2016.03.27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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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상아 기자]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가 자체 최고 시청률을 잇따라 갈아치우며 인기 수준을 넘어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그 인기의 중심에는 '송송커플'(송중기-송혜교)이 있다. '로코 제왕'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두 배우들이 만나 '역대 최강 케미'라는 평가를 이끌어내며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태양의 후예'에서 송중기(유시진 역)와 송혜교(강모연 역)의 영향력은 이미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예견된 것들이었다. 드라마 내용상으로도 전체를 아우르는 중심 중의 중심이다. 그만큼 이 드라마는 '송송 커플'이 창조하는 연인 캐릭터를 중심으로 내용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진정한 원톱 역할이나 다름없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이지만, 송중기와 송혜교 커플은 섬세한 연기력으로 호흡이 척척 맞는 커플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흐름을 지배하고 있다. 액션과 로맨스, 코믹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캐릭터에 녹아든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송중기와 송혜교가 아닌 유시진과 강모연은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 '태양의 후예'에서 역대급 최강의 커플 연기를 펼치고 있는 '송송 커플' 송중기-송혜교. [사진= KBS 2TV '태양의 후예' 방송 화면 캡처]

송중기와 송혜교의 극중 첫 만남은 오해와 함께 시작돼 그리 유쾌하지는 않았다. 도둑이 훔쳐간 휴대폰을 찾기 위해 찾은 응급실에서 송혜교는 송중기를 질 나쁜 조폭 정도의 취급을 한다. 하지만 송중기는 송혜교를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하며 운명적인 사랑을 예고했다. 이후 두 사람의 오해는 풀렸고, 오해가 풀린 후 두 사람의 사랑은 불이 붙듯 불타올랐지만, 송중기는 늘 갑자기 사라졌고, 송혜교는 그런 송중기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지 않을까 불안해 한다.

이렇듯 급속도로 진전된 둘의 관계는 '목숨을 바쳐야 하는 군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송중기를 사랑할 자신이 없는 송혜교가 송중기를 억지로 밀어내면서 순식간에 깨지게 된다. 이러한 외적인 상황들 때문에 국내에서 더 이상 접점이 없던 두 사람은 국외에서 극적으로 재회한 후, 재난 상황에 맞서며 관계를 진전시켰다. 급속도로 변화된 두 사람의 관계는 8화 엔딩 말미에서 송중기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송혜교의 마음 속 제약이 '반 강제'로 무너지는 장면이 그려지며 이후 급물살을 탔다.

여기에 직업정신으로 엮인 두 사람의 관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극중 유시진과 강모연은 직업 정신이 몸에 배인 인물들이다. 군인은 평화를 지키는 직업이고, 의사는 생명을 지키는 직업이다. 군인과 의사의 생명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은 서로를 관통하고 있다. 송중기와 송혜교가 계속 어긋나면서도 끊임없이 재회하게 되는 건 그들이 다른 듯 하면서도 실은 아주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둘의 호흡은 아랍 연맹 의장의 수술을 감행했던 장면에서 빛을 발했다. 소위 '빽' 있는 동료에 밀려 번번히 교수 시험에 낙방한 후 수술 실력을 늘리는 것을 포기하고 위로 올라가기 위해 질주하던 송혜교였지만, 의사로서의 송혜교를 믿는 송중기의 진심 어린 마음에 아랍 연맹 의장의 수술을 감행한다. 이 결과 송중기는 소령 진급에서 누락되고 구금까지 당했지만, 송중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 장면에서 실제 연인처럼 주고받는 둘의 눈빛 속에서 사랑의 불씨는 점차 강해졌고, 이를 통해 송중기와 송혜교의 마음은 점점 더 하나로 연결됐다. 결국 송혜교는 송중기로 인해 의사로서의 사명감을 되찾게 된다.

어떠한 사연으로 인해 자신의 직업에 대한 사명감을 잃은 인물이 정체성을 되찾았을 때의 효과는 제법 뜨겁다. 본격적인 재난 상황이 펼쳐지자 두 사람의 사명감은 더욱 빛을 발했고, 서로를 향한 마음 또한 애틋해졌다.

생존과 죽음의 기로에 선 둘 중 한 생명만을 선택해야 하는 위기의 상황도 있었지만 송혜교는 줄곧 흔들림 없이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고, 상황이 수습되자 사망자의 넋을 기리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후 송중기의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만난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하며 점차 속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이렇듯 드라마 속 송중기와 송혜교가 펼치는 감동적인 직업정신은 실제처럼 진한 감동을 전해줬다. 둘은 현지 군부대장과 의료지원단 팀장으로서 목숨을 아끼지 않고 최선을 다해 많은 생명을 구했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송혜교와 송중기를 곳곳에서 마주치게 하며 갈등 속에서 둘의 마음을 더욱 가깝고 굳게 만들었다.

▲ “다시 봐서 반가워요.” 같은 방향을 보는 사랑은 그만큼 강할 수 있다. ‘태양의 후예’ 3회에서, 우르크에서 재회한 두 사람은 태극기를 향해 나란히 섰다. 이들의 경례는 서로를 향한 존중의 상징이자 사랑의 은유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 KBS 2TV ‘태양의 후예’ 방송 화면 캡처]

여기에 '찌릿' 전기가 통한 첫만남의 순간부터 이어져온 사랑만들기의 과정은 실제 연인들을 대리체험하는 듯한 착각을 만들게 한다. 달달하다 못해 손발을 오글거리게 만드는 둘만의 밀어(密語)와 서로 밀고 당기며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가는 밀당의 과정, 그리고 상대에 대한 작지만 소중한 배려와 관심들은 시청자들을 첫사랑의 달콤한 환상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 강모연 : 내가 해도 되는데...
- 유시진 : 원래 연애라는 게 내가 해도 되는 걸 상대방이 해주는 겁니다.
- 강모연 : 나중에 나도 해줄게요. 대위님이 해도 되는 거 굳이 내가.
- 유시진 : 약속지켜요!

'태양의 후예' 10회에서 송중기가 송혜교의 머리를 묶어줄 때 주고받던 대화다. 아낌없이 주고 싶은 연애 남녀의 심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 유시진 : 한국가는 의료팀 명단에 강선생 있습니까?
- 강모연 : 없어요.
- 유시진 : 없어요?
- 강모연 : 네, 저 안 가요.
- 유시진 : 왜요? 나때문은 아닐 거고.
- 강모연 : 대위님 때문이 맞는데... 대위님 때문에 안 간다고요. 대위님이랑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어서.
- 유시진 : ...
- 강모연 : 방금 나 고백한 것 같은데. 사과할까요?
- 유시진 : 내가 사과를 어떻게 받을 줄 알구. (입맞춤)

9회에 동승했던 군용차량이 지뢰 사고를 당한 뒤 지나가는 차를 얻어타고서 짐칸에서 이뤄진 송혜교와 송중기의 대화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두 사람은 완만한 산길의 풍광을 파노라마처럼 질주하는 차 위에서 마침내 강력하고 달달한 입맞춤을 나눈다. 이 순간 거미의 OST인 ‘유 아 마이 에브리씽(You Are My Everything)’이 배경음악으로 애절하게 깔린다.

이같은 시적 대화와 영상은, 사랑에 미숙한 젋은이들에게는 미래의 판타지를 제공하고, 한창 사랑을 만들고 있는 연인들에게는 서로를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을 주고 있으며, 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사람에게는 사랑의 힘을 다시 느끼게 만들고, 중년에게는 옛사랑의 두근거리는 설렘을 추억하게 한다.

'송송 커플' 송중기-송혜교는 이처럼 연인들의 미세한, 그러나 격정적인 감정을 리드미컬한 대화와 눈빛과 표정, 강약의 몸짓으로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다.

'사랑 때문에 난 살 수 있어.' 다비치가 부르는 OST '이 사랑'의 노랫말처럼 '송송 커플' 송혜교와 송중기는 인류가 오랫동안 같은 태양 아래에서 생명을 유지해온 원동력은 '사랑'이었다는 점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

지난주까지 16부작 중 10회가 끝났으니 드라마는 이제 중후반부로 치닫는다. 마지막 편까지는 물론 그 이후에도 '송송 커플'의 모습은 '대체불가' 커플연기의 진수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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