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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슈틸리케 미션 100% 이행, '1대 황태자' 이정협의 화려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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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슈틸리케 미션 100% 이행, '1대 황태자' 이정협의 화려한 복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24 2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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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25분 교체투입돼 추가시간 결승골…"내려오지 말고 전방에서 플레이하라는 지시가 먹혔다"

[안산=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대표팀에만 들어오면 잘하니 저도 신기해요. 그저 감사할 뿐이죠."

'슈틸리케의 첫 황태자' 이정협(울산 현대)의 소감은 감사하다는 것이었다. 이정협은 경기가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꽃보다 청춘'에 출연하는 박보검이 말하는 것처럼 '그저 감사하다, 감사하다'만을 되뇌였다.

이정협은 24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레바논과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7차전에서 후반 25분 황의조(성남FC)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들어간 뒤 후반 추가시간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패스를 받아 미끄러지듯 오른발로 갖다대는 슛으로 골문을 열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 [안산=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이정협이 24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넣은 뒤 환한 표정으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정협의 결승골에 한국 축구대표팀은 1978년 함흥철 감독 시절과 1989년 이회택 감독 시절에 이어 통산 세 번째 무실점 7연승을 기록했다. 대표팀이 오는 27일 태국과 원정 평가전에서도 무실점 승리를 따낸다면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대표팀 무실점 8연승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무실점 7연승의 주인공은 역시 '돌아온 황태자' 이정협이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초반부터 안정적인 수비와 기성용의 중원 장악과 리딩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레바논의 탄탄한 밀집 수비에 막혀 좀처럼 위력적인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에 슛이 단 4개에 그쳤고 그나마도 유효슛은 단 하나였다. 물론 장현수(광저우 푸리)의 패스에 이은 황의조의 오른발 발리슛이 위력적이긴 했지만 레바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머리를 감싸쥐었다.

후반에도 일방적인 공격을 펼치면서도 좀처럼 골이 나오지 않자 슈틸리케 감독은 이정협을 불러 황의조와 교체시켰다. 이정협은 지난해 8월 북한과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경기 이후 부상으로 대표팀에 들어오지 못하다가 7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이정협은 "교체로 들어갈 때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내려와서 공을 받지 말고 전방 깊숙하게 올라가 플레이를 펼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너무 밑으로 내려와서 공을 받다보니 골대와 멀어져서 슛 기회가 줄어들었는데 골문 깊숙하게 전진하라는 지시를 받고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이정협에게 내린 지시를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미 중원에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기성용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정협에게 전방 깊숙하게 올라가서 플레이하라고 조언했다. 이정협이 지시를 잘 이해하고 이행해 좋은 결과가 났다"고 흐뭇해했다.

이정협은 공교롭게 대표팀만 들어오면 좋은 활약을 펼친다. 자신의 A매치 13번째 출전에서 4번째 골을 넣었다. 지난해 6월 11일 아랍에미리트(UAE)전 이후 9개월 만에 터진 A매치 득점이기도 하다. 중간에 부상 때문에 대표팀에서 멀어져있었던 이정협이었지만 이번을 계기로 다시 날아오를 기회를 잡았다.

▲ [안산=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이정협(왼쪽)이 24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결승골을 넣은 뒤 울리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격려를 받고 있다.

이정협은 "대표팀만 오면 잘하니 나도 신기하다. 오래간만에 대표팀에 와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주변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고 감독님도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셔서 긴장이 풀려 운좋게 골까지 넣은 것 같다"며 "다시 대표팀에 돌아온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공격수로서 내 역할에 충실하려고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정협이 부활의 나래를 폄으로써 대표팀 원톱 경쟁은 석현준(FC 포르투), 황의조의 3파전이 더욱 뜨겁게 됐다. 황의조는 이날 멋진 발리슛을 기록하긴 했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위력을 보여주지 못해 슈틸리케 감독의 신뢰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금대로라면 '1대 황태자' 이정협과 '2대 황태자' 석현준의 2파전으로 좁혀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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