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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크루이프 폐암 별세, 슈틸리케도 눈물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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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크루이프 폐암 별세, 슈틸리케도 눈물 훔쳤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25 0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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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고 충격적…레알 1년차 때 크루이프 상대해 1골 1도움 올렸던 기억 생생"

[안산=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토털 축구의 창시자' 요한 크루이프의 타계 소식에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도 침통해하며 애도했다. 축구계의 큰 별을 잃었다는 소식에 '축구 대선배'의 명복을 빌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24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7차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크루이프의 타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지금 처음 들었다. 너무 놀랍고 충격적"이라며 "폐암 투병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는데 돌아가셨다니 너무 슬프고 아쉽다"고 말했다.

크루이프 재단은 2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크루이프가 바르셀로나에서 폐암으로 별세했다. 가족과 친구들이 임종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 [안산=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을 앞두고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요한 크루이프의 타계 소식을 듣고 슬퍼하며 애도했다.

1970년대 '토털사커'의 마에스트로로 네덜란드 축구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크루이프는 아약스 암스테르담과 FC 바르셀로나 등에서 현역 생활을 했고 은퇴 뒤에는 아약스와 바르셀로나 감독을 역임했다.

크루이프는 지난해 10월 폐암 진단을 받은 뒤 투병에 들어갔다. 불과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과 나의 긍정적인 자세로 점점 나아지고 있다. 축구에 비유하면 현재 2-0으로 전반을 마친 상태"라며 상태가 호전되고 있음을 알렸다.

크루이프는 최근 리오넬 메시가 페널티킥을 차는 척 하면서 루이스 수아레스에게 공을 밀어주는 장면을 보면서 자신이 1982년에 페널티킥을 패스로 전달한 기억을 되살리면서 즐거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크루이프는 끝내 병마를 이겨내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스타급 미드필더로 활약했기 때문에 크루이프와 그라운드에서 뛴 적이 있다. 당시 크루이프는 FC 바르셀로나의 주축 선수였고 슈틸리케 감독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건너온 '새내기'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가 레알 마드리드 1년차였을 때 크루이프와 직접 맞붙은 경험이 있다. 맞대결 기억을 되살리자면 3-2로 이겼던 경기"라며 "당시 '위대한 바르셀로나'를 맞아 크루이프와 대결을 펼쳤다. 그 때 내가 1골 1도움을 올려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이 기억을 떠올린 경기는 1977년 4월 13일 누 캄프에서 열렸던 원정경기였다. 레알 마드리드가 3-2로 이긴 경기에서 슈틸리케는 후반 9분 득점을 기록했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나온 레알 마드리드의 3번째 득점이었기에 슈틸리케의 골은 결승골로 기록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더이상 크루이프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 슬프다"며 "크루이프를 아약스 때부터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크루이프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아직도 갖고 있다"고 눈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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