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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배드민턴 남자복식, '이-유' 있어도 '절대'는 없는 리우행 내부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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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배드민턴 남자복식, '이-유' 있어도 '절대'는 없는 리우행 내부경쟁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4.10 2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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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 이내 2개조 출전…이용대-유연성 확정 속 김사랑-김기정과 고성현-신백철 치열한 경합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4개월여 앞두고 배드민턴 한국 남자복식에 치열한 경쟁이 붙었다.

일찌감치 이용대(삼성전기)-유연성(수원시청)이 세계랭킹 1위 자격으로 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가운데 김사랑-김기정(이상 삼성전기)과 고성현-신백철(이상 김천시청)이 남은 올림픽 티켓 1장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김사랑-김기정은 10일 말레이시아에서 벌어진 셀콤 아시아타 말레이시아 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차이비아오-홍웨이(중국)를 36분만에 2-0(21-19 21-15)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 김사랑(왼쪽)-김기정이 10일 말레이시아에서 벌어진 셀콤 아시아타 말레이시아 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지난 9일 열린 준결승에서도 이용대-유연성을 상대로 35분만에 2-0(21-16 21-12) 완승을 거둔 김사랑-김기정은 그 여세를 몰아 결승서도 무실세트 완승을 거둠으로써 세계랭킹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 여자골프 못지 않은 치열한 경쟁, 리우 올림픽 향한 기량발전 도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배드민턴 남자복식에서는 세계랭킹 8위 이내에서 2개조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이는 마치 여자골프에서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선수라도 한 국가에서 4명까지 출전할 수 있어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는 것과 같다.

현재 한국에는 세계랭킹 1위 이용대-유연성과 함께 고성현-신백철이 5위, 김기정-김사랑이 8위에 올라 있다. 이용대-유연성이 일찌감치 올림픽 티켓을 거머쥔 가운데 고성현-신백철, 김사랑-김기정이 남은 올림픽 본선티켓 1장을 놓고 치열한 내부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1월 7일 발표된 올해 첫 세계랭킹에서는 김기정-김사랑이 7위, 고성현-신백철이 9위에 랭크됐다. 또 지난달 3일 랭킹에서도 고성현-신백철은 9위에서 제자리걸음한데 비해 김기정-김사랑은 6위를 마크했다.

▲ 지난달 독일오픈 결승서 만나 금,은메달을 나눠가진 신백철(왼쪽부터)-고셩현, 유연성-이용대.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그러나 지난달 31일 랭킹에서 두 팀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지난달 24일까지만 해도 7, 8위로 김사랑-김기정이 한발 앞섰지만 김사랑이 목 디스크 부상으로 다소 주춤, 8위로 내려간 사이 고성현-신백철이 독일오픈 그랑프리 골드에서 이용대-유연성을 꺾고 우승하면서 7위로 올라선 것.

하지만 김사랑-김기정이 그랑프리 골드 대회보다 더 높은 랭킹 포인트가 걸린 슈퍼시리즈 프리미어에서 정상에 올라 다음주 발표되는 세계랭킹에서 또 다시 순위가 뒤바뀌게 됐다. 이 때문에 김사랑-김기정은 결승전에서 중국팀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자 코트 바닥을 손으로 팡팡 때리며 승리의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에 따르면 김사랑은 경기가 끝난 뒤 "훈련할 때마다 이용대-유연성으로부터 늘 많은 가르침을 받게 된다. 우리들보다 한 단계 높은 실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플레이가 살아난 것 같아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기쁨을 표시했다. 이어 “아직 리우 올림픽에 참가팀이 정해지지 않았다. 올림픽 포인트를 많이 따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출전 기준이 되는 세계랭킹은 다음달 2일 나온다. 남은 3주 동안 김기정-김사랑과 고성현-신백철이 벌이는 내부 경쟁은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

▲ 김기정(왼쪽)-김사랑이 10일 말레이시아에서 벌어진 셀콤 아시아타 말레이시아 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승리, 정상에 오른 뒤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 내부 경쟁으로 경기력 급상승, 이용대-유연성도 금 도전 만만찮다

남자복식 두 팀이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팬의 입장으로서는 누가 이겨도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제 아무리 같은 국가의 선수라도 양보할 수 없는 법이다. 김기정-김사랑과 고성현-신백철의 성장으로 긴장하는 쪽은 이용대-유연성이다.

공교롭게도 이용대-유연성은 독일오픈 그랑프리 골드에서 고성현-신백철에게 패한데 이어 이번에는 준결승에서 김기정-김사랑에게 승리를 내주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같은 한국 팀에 졌기 때문에 충격은 덜할 수 있지만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김기정-김사랑과 고성현-신백철의 경기력 성장에 긴장하는 것도 당연하다. 세계랭킹 1위인 이용대-유연성의 이번 목표는 당연히 올림픽 금메달이다. 그러나 김기정-김사랑, 고성현-신백철 가운데 한올림픽에 출전하는 팀은 동료인 동시에 올림픽 현장에서는 우승을 놓고 다투는 경쟁자가 된다.

유연성은 "두 팀의 성장으로 우리까지 긴장된다. 어느 한 팀에는 이기고 다른 한 팀에 지면 이상해지니까 우리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며 "빨리 두 팀 가운데 한 팀이 올림픽 출전을 확정지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동료지만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놓고 다투는 경쟁자가 될 수밖에 없다"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를 바라보는 감독의 입장은 흐뭇하다. 내부 경쟁을 통해 배드민턴 남자복식의 경쟁력이 올라간다면 그만큼 금메달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득춘 감독은 "김사랑은 네트 앞 처리할 때 네트에 붙이는 것이 많아 수비보다 공격을 많이 했고 김기정은 다 죽은 셔틀콕을 살려내 역습의 기회를 만들고 결정적인 스매시를 때려주는 등 콤비 플레이가 잘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이용대-유연성을 이겨 자신감을 많이 끌어올린 것이 큰 소득"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고성현-신백철을 올림픽 레이스에서 역전하게 됐다"며 "앞으로 싱가포르 슈퍼시리즈와 중국 마스터스, 아시아선수권까지 세 대회가 남았다. 이 세 대회에서 한 팀은 올림픽에 가고 다른 한 팀은 떨어진다. 올림픽 출전하는 팀에는 축하를 해주고 나가지 못하는 팀에는 위로해줘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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