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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세계최강' 확인한 태극궁사 최미선, 올림피아드 첫 리허설로 얻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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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세계최강' 확인한 태극궁사 최미선, 올림피아드 첫 리허설로 얻은 것?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5.16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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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현대 양궁월드컵 2차대회서 3관왕…"첫 대회가 잘 풀려서 좋다"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첫 대회가 잘 풀려서 좋다. 이 기세가 올림픽까지 갈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과연 압도적이었다. 여자양궁 세계랭킹 1위 최미선(20·광주여대)은 쉽게 흔들리지 않았다. “내가 할 것만 집중해서 하자”는 그의 ‘작전명’처럼 거침없이 활을 당겼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16일(한국시간) 콜롬비아 메데진에서 끝난 2016 현대 양궁월드컵 2차 대회 마지막 날 리커브 여자 개인전 결승서 우자신(중국)을 6-0으로 꺾고 금메달을 거머쥔 것. 8강전에서 대표팀 선배이자 2012년 런던 올림픽 2관왕 기보배(광주시청)를 슛오프 접전 끝에 이기고 올라온 우자신에게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 최미선이 16일 콜롬비아 메데진에서 끝난 2016 현대 양궁월드컵 2차 대회에서 3관왕에 올랐다. [사진=세계양궁연맹 페이스북 캡처]

이뿐만이 아니었다. 최미선은 기보배(광주시청), 장혜진(LH)과 함께 출전한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도 중국을 6-0으로 완파, 한국의 올림픽 여자 단체전 8연패를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올림픽 종목은 아니지만 혼성팀전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김우진(청주시청)과 짝을 이뤄 혼성 경기에 나선 최미선은 일본을 5-1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 3관왕을 이뤘다. 자신이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남자 대표팀(김우진, 구본찬, 이승윤)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땄고 구본찬이 남자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총 금메달 4개와 동메달 1개를 쓸어 담은 한국은 컴파운드 종목에 출전하지 않고도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 '성공적인 현지적응', 실전장소와 다름없는 곳에서 승전고

최미선의 이번 대회 금메달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성과가 있다.

첫 번째로 리우 현지나 다름없는 곳에서 최상의 성적을 낸 점이다. 이번에 경기를 치른 콜롬비아 메데진은 올림픽이 열리는 브라질 리우와 시차가 2시간밖에 나지 않는다. 리우와 환경이 크게 다르지 않은 곳에서 전관왕을 차지한 건 적잖은 의미가 있다.

문형철 양궁 대표팀 총감독은 대한양궁협회를 통해 “이번 월드컵 대회가 남미에서 열린 만큼, 시차 적응이나 분위기 적응에 많은 도움이 됐다. 이번에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리우 현지 적응에도 적용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달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3차 월드컵과 리우 올림픽을 대비해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문제와 약점을 최대한 보완하고 적용하겠다. 최종 무대인 리우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왼쪽부터 장혜진, 최미선, 기보배. 양궁월드컵 2차 대회 여자 단체전 우승의 주역들이다. [사진=세계양궁연맹 홈페이지 캡처]

소음이나 바람 등 여러 변수에 맞춰 훈련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문형철 총감독은 “결승전 때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바람에 강한 한국들에게 유리한 측면도 결과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미선을 비롯한 양궁 대표팀은 올림픽이 막을 올리기 직전에 한국에서 브라질 리우로 바로 날아간다. 베이스캠프가 열악하고 현지 적응 훈련기간이 짧기 때문에 리우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경기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남미인 콜롬비아 환경에 잘 적응한 건 호재다.

◆ '압도적인 경기력', 지금 기세만 유지하면 된다

두 번째로는 세계 최강답게 압도적인 경기력을 유지한 점이다. 만약 올림픽이 3개월도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면 재정비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최미선은 이렇게 허비하는 시간을 아낌으로써 올림픽에만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대회를 마친 뒤 최미선은 세계양궁연맹(WA) 홈페이지에 올라온 인터뷰에서 “단체전 결승에서 처음에 너무 긴장돼 제대로 조준하기 힘들었다”고 털어놨지만 활을 당길 때만큼은 흔들리지 않았다.

수많은 연습과 현지 적응 리허설을 거쳤기에 긴장감 속에서도 자신 있게 화살을 쏠 수 있었다. 최미선이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경기를 치르며 내준 세트는 단 1개에 불과하다. WA에 따르면 최미선의 승률은 87%(27승 4패), 화살 한발의 평균점수는 9.37점에 달한다. 스스로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최미선이 지금과 같은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올림픽 2관왕도 꿈은 아니다.

최미선은 대한양궁협회를 통해 “첫 대회가 잘 풀려서 좋다. 이 기세가 올림픽까지 갈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문형철 총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오랜만의 국제대회 출전으로 예선전과 본선전 초반에 긴장한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점점 자신감과 자기 페이스를 찾아갔다”고 만족해했다.

▲ 최미선이 양궁월드컵 2차 대회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세계양궁연맹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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