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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불굴의 양학선 올림픽 재활 스타트, '80일의 기적'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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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불굴의 양학선 올림픽 재활 스타트, '80일의 기적' 믿는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5.20 1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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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 거의 다 붙어 보조기없이 보행 가능…대표선발전 신청, 남은 2개월이 관건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부상을 입으며 올림픽 출전이 힘들 것으로 보였던 양학선(24·수원시청)에게 '80일의 기적'이 일어날까. 아직 '도마의 신' 양학선은 올림픽 출전 꿈을 꺾지 않았다.

양학선은 지난 3월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던 도중 오른쪽 아킬레스건이 파열돼 전치 6개월 판정을 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도마 종목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 체조에 금메달을 안겼던 양학선의 올림픽 2연패 꿈은 시도해보기도 전에 무산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양학선은 희망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았다. 끊어졌던 아킬레스건도 거의 다 붙어 보조기를 떼고 보행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부상을 당하기 이전처럼 훈련하는 것은 아직 어렵지만 재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정도는 됐다.

▲ 아킬레스건 파열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어야만 할 것처럼 보였던 양학선(오른쪽)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향한 희망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아킬레스건이 붙었다는 진단을 받은 양학선은 앞으로 80일 동안 기적을 준비한다. 사진은 지난 3일 땡큐맘 행사에서 어머니를 포옹하고 있는 양학선. [사진=스포츠Q(큐) DB]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체조 예선전은 한국시간으로 8월 7일부터 시작된다. 양학선은 올림픽 체조 2연패라는 대기록을 쓰기 위해 양학선은 '80일의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 대표 선발전 참가 신청, 아직 건재함을 알리는 과정

일부에서는 양학선이 21, 22일 올림픽 대표 2차 선발전에 참가신청을 한 것에 대해 생각보다 재활치료가 빨리 끝난 것 아니냐는 예상을 내놨다. 아킬레스건이 붙었으니 경기에 출전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확인되지 않은 추측도 나왔다. 양학선의 출전 의지가 워낙 강하다는 수원시청 관계자의 얘기도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김창석 수원시청 감독은 이런 반응에 대해 황당해 하는 눈치다.

김창석 감독은 "이제 막 아킬레스건이 붙었다는 진단을 받은 선수에게 당장 출전을 하느니 마느니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안타깝다"며 "이제 막 발목보조기를 뗐다. 정상 훈련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에 어떻게 출전하느냐"고 말했다.

정상 훈련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현재 양학선은 발목을 쓰지 않는 상체 위주의 훈련으로 몸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다. 김창석 감독은 "훈련을 하지 못했지만 하체를 제외한 훈련을 하면서 꾸준히 준비를 해왔다"며 "오히려 체중이 줄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양학선이 왜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는 2차 선발전에 참가신청을 했을까. 이는 대한체조협회의 입장과 관계가 있다.

협회는 1차 선발전에 참가하지 못한 양학선이 2차 선발전에 출전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충식 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도 "양학선이 2차 선발전에서 몸 상태를 보여주면 이를 토대로 올림픽 대표 추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올림픽 대표는 선발전을 통해 뽑기도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추천제도도 있다. 양학선이 남은 80일 동안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몸상태라는 것이 확인된다면 추천으로라도 대표팀에 넣겠다는 것이 협회의 입장이다. 양학선의 2차 선발전 참가 신청은 아직 자신이 건재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다.

▲ 양학선은 체조 대표 2차 선발전에 참가신청서를 냈지만 아직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이제 막 아킬레스건이 붙었기 때문에 정상 훈련을 소화하기는커녕 할 단계도 아니다. 그러나 본격 재활 훈련을 하면서 정상 훈련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컨디션을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사진은 2014년 코리아컵 국제체조대회에서 착지하고 있는 양학선. [사진=스포츠Q(큐) DB]

◆ 재활속도는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상황, 그래도 기적을 기다린다

김창석 감독은 "일부에서는 양학선의 재활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고 얘기하는데 병원 소견은 빠르지도 늦지도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의사는 "보통 아킬레스건이 붙으려면 3~4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일반인 시각으로 보면 빠른 것은 맞다. 그러나 양학선은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어 그만큼 기간을 단축시킬 수는 있다. 선수의 시각으로 보면 정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희망보다 기적을 더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붙었다고는 하지만 완치까지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부상이 거의 아물어가는 기간이 더 조심스럽기 때문에 재활은 해도 정상 훈련은 어렵다.

김창석 감독도 "이제 본격적으로 재활 훈련에 들어가긴 하지만 정상적인 훈련을 시작하려면 더 기다려야 한다. 의사도 지금이 더 조심해야 할 시기라고 말한다"며 "섣불리 훈련을 시작했다가 다시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는 부상을 입는다면 사실상 은퇴해야 한다. 절대 서둘러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양학선은 한줄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양학선은 지난 3일 땡큐맘 캠페인 출범식 기자회견에서 "부상을 입어 감독님과 코치님께 죄송하다. 그동안 열심히 도와주셨기 때문에 희망을 버릴 수 없다"며 "선수는 아픈 상태에서도 해야 한다. 계속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에 대한 희망은 현재의 자신을 떠받치는 힘이다. 그렇기에 올림픽 출전 가능성이 단 1%만 있더라도 절대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 양학선의 뜻이다. 아킬레스건이 다 붙은 것을 시작으로 이제 양학선은 80일의 기적을 만들어내려고 한다. 쉽지 않은 길이고 시간은 촉박하지만 끝까지 꿈을 버리지 않는다면 기적은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 '도마의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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