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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빛가람 환상골-석현준 벼락골' 체코에 설욕한 한국, 15년전-4일전 참패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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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빛가람 환상골-석현준 벼락골' 체코에 설욕한 한국, 15년전-4일전 참패 '힐링'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6.06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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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빛가람-석현준 전반 연속골, 퇴장으로 10명이 싸운 체코에 2-1 승리…체코에 당했던 5-0 대패 15년만에 설욕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한국 축구가 15년 전 체코에 당했던 5-0 참패를 되갚았다. 이와 함께 한국 축구대표팀은 체코와 A매치에서 첫 승을 거뒀다. 지난 1일(한국시간) 스페인전 6-1 참패에 대한 정신적 충격도 만회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체코 프라하 에덴 아레나에서 벌어진 체코와 평가전에서 전반 27분 윤빛가람(옌벤 푸더), 전반 40분 석현준(FC 포르투)의 연속골로 2-1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2001년 8월 15일 체코 브르노에서 열렸던 맞대결에서 5-0으로 대패한 이후 15년 만에 맞대결에서 기분좋은 승리를 거뒀다. 역대 체코와 A매치 5차례 맞대결에서도 1승 3무 1패로 균형을 맞췄다.

무엇보다도 스페인전에서 무기력하게 완패했던 아픔을 체코전에서 풀었다는 점이 뜻깊다. 다른 곳도 아니고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열린 원정경기였던데다 체코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6을 앞두고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는 상황이었다. 유로 2016 예선에서 네덜란드, 터키와 죽음의 조에 들고도 조 1위로 본선에 오른 만만치 않은 팀이다.

이날 경기의 수훈갑은 단연 윤빛가람이었다. 윤빛가람은 전반에 자신의 존재가치를 보여주며 2012년 9월 11일 우즈베키스탄과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이후 45개월 만에 A매치 출전에서 인상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스페인전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던 남태희(레퀴야)보다 훨씬 좋은 활약을 보여주며 석현준,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공격력을 극대화시켰다.

윤빛가람의 활약은 전반 27분 선제골로 이어졌다. 석현준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 들어가려고 할 때 상대 수비수 시오도르 게브레 셀라시에(베르더 브레멘)에게 걸려 넘어졌다. 페널티지역 라인 바깥에서 얻어낸 프리킥 상황에서 윤빛가람은 오른발로 골문 오른쪽 구석을 정확하게 노려찼고 페트르 체흐(아스날)의 수비를 뚫고 골망을 흔들었다. 마치 나흘 전 한국을 상대로 프리킥 골을 넣은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의 득점을 보는 듯 했다.

윤빛가람은 이날 골로 2011년 1월 22일 이란과 아시안컵 8강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은 이후 65개월 만에 A매치 3번째 골을 넣었다.

윤빛가람의 활약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전반 40분 석현준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윤빛가람은 센추리클럽에 들어간 백전노장 토마스 로시츠키(아스날)로부터 공을 뺏은 뒤 석현준에게 정확한 패스를 전달했다. 석현준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체흐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 대포알 슛을 때려 골망을 찢을 듯한 골을 만들어냈다. 체흐가 석현준을 막기 위해 몸을 던졌지만 워낙 강력한 슛에 움찔할 정도로 강력했다.

수비에서 실수가 있긴 했지만 체코의 공격력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상대팀의 안방에서 거의 완벽한 경기를 펼친 전반과 달리 후반 내용은 불만족스러웠다. 후반 1분 만에 마렉 수히(FC 바젤)의 40m 중거리 슛이 곽태휘(알 힐랄) 무릎을 맞고 굴절되면서 골키퍼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이 미처 막을 새도 없이 골을 허용했다. 2-1로 쫓기자 한국 수비는 당황하기 시작했고 체코는 상승세를 탔다.

후반 15분 윤빛가람의 선제골 장면에서 석현준에게 파울을 걸어 경고를 받았던 셀라시에가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면서 한국은 1명의 우세 속에서 경기를 치렀지만 후반 내용은 전반만 못했다. 오히려 체코가 파상공세로 한국의 골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한국은 수적인 우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해 전반에 2실점했던 체흐도 후반에는 편안하게 경기를 치렀을 정도였다.

한국은 경기 막판이 되면서 손흥민 등을 빼고 임창우(알 와흐다)와 무릎 건염 부상으로 선발 출전이 불가능했던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차례로 투입하며 걸어잠그기에 나서며 유럽 원정에서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후반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스페인전 6-1 참패를 '힐링'하며 9월부터 벌어지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대비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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