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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미끼라고요? 여자배구 이정철 감독의 '김연경 리우 활용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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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미끼라고요? 여자배구 이정철 감독의 '김연경 리우 활용설명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6.21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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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러시아-아르헨-브라질 4연전…"선수들 고른 활약 기대하지만 결정지을 피니셔는 김연경

[진천=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김연경이 미끼가 된다고요? 그래도 결정적인 순간에서 역시 공격을 해줘야 할 선수는 김연경이죠."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이 '에이스' 김연경을 앞세워 조별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녹다운 토너먼트 진출에 사활을 건다. 일단 조별리그에서 2, 3위 정도만 차지한다면 일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이정철 대표팀 감독의 생각이다.

한국 여자배구는 지난달 14일부터 22일까지 일본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예선 겸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4위를 차지하며 본선 티켓을 따냈다. 이제 남은 것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아깝게 놓친 메달 재도전이다. 당시 한국은 일본과 3~4위전에서 아쉽게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 [진천=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김연경(오른쪽)과 양효진이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훈련 도중 얘기를 나누며 환하게 웃고 있다.

◆ 공격 황금분할만 된다면 'AGAIN 1976' 가능하다

세계 여자배구계에서도 '리오넬 메시'급으로 통하는 김연경은 분명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의 보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김연경 '원맨팀'을 경계한다. 김연경 말고도 다른 선수들의 공격이 터져줘야만 경쟁력이 있다.

김연경 말고도 다른 선수들의 공격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러니하게도 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런던 올림픽에서 잘 드러났다. 당시 한국은 메달을 놓쳤지만 김연경은 대회 최우수선수(MVP)와 최고 득점상까지 석권해 2관왕에 올랐다. 메달 획득에 실패한 국가 선수로는 이례적으로 개인 타이틀을 2개나 차지했다는 점은 그만큼 김연경의 뛰어난 득점력을 대변한다.

한국은 4년 전 올림픽을 통해 김연경 혼자서는 안된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 이 때문에 늘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공격 황금분할'이다. 김연경과 김희진, 박정아(또는 이재영)의 득점이 '2:1:1'로 나뉘어진다면 최고의 분할이 된다. 결국 이들 트리오가 골고루 터져줘야만 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김연경 미끼론'도 나왔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지난달 2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연경이 팀내 득점의 대다수를 올리고 있지만 이정철 감독은 양효진과 박정아. 김희진 등 훌륭한 지원병을 키워냈다"며 "이제 김연경은 한국의 득점원에 그치지 않고 팀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를 주는 '훌륭한 미끼'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이정철 감독은 "김연경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다. 김희진이 옆에서 득점에 지원해주고 있고 김연경 뒤에 있는 박정아 또는 이재영까지 함께 터져준다면 김연경의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다"며 "여기에 양효진 등의 블로킹까지 원활하게 된다면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 [진천=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이정철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이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되고 있는 선수들의 훈련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 김연경이 미끼? 팽팽한 접전에서 해줘야 할 선수는 역시 김연경

FIVB 세계랭킹 9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개최국이자 3위 브라질과 4위 러시아, 5위 일본, 12위 아르헨티나, 21위 카메룬과 A조에 속해 있다. 세계 1, 2위가 몰려 있는 미국, 중국이 있는 B조보다는 분명 토너먼트 통과하기가 유리하다.

달리 말한다면 A조에서 3위 또는 4위에 그친다면 미국과 중국을 8강전에서 만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세르비아(6위), 이탈리아(8위), 네덜란드(14위), 푸에르토리코(16위)까지 어느 하나 만만한 팀은 보이지 않는다. 결국 한국이 조별리그를 안정적으로 통과하려면 일본, 러시아,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순서대로 진행되는 4연전에서 얼마나 최대한 승리를 따내느냐가 관건이다.

이에 대해 이정철 감독은 "초반에 맞붙는 팀들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시작부터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모든 선수들이 고르게 득점을 올려주더라도 결국 세트 막판 결정적인 순간에서 해줘야 할 선수는 김연경이다. 김연경이 미끼라는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연경도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대회 초반 이탈리아, 네덜란드, 일본을 상대로 2승 1패로 잘 풀어간 것이 큰 힘이 됐듯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시작 4연전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메달 획득의 중요한 열쇠"라며 "많은 사람들이 조 3위를 예상하지만 브라질, 러시아가 난공불락은 아니고 일본도 세대교체로 전력이 예전만 못하다. 조별리그를 더 높은 순위로 마무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김연경은 "FIVB 홈페이지에서 동료 선수들의 득점을 지원하는 '미끼'라는 말이 나왔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표팀의 에이스로서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효희 언니가 안정적으로 토스를 올려주면서 다양한 공격 옵션을 구사할 것이다. 그러나 세트를 승리로 이끌 결정적인 공격은 내가 해야 한다. 내가 할 것은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진천=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김연경이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된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훈련에서 스파이크 서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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