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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리우 D-30, 황혼의 올림피언 가슴들도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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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리우 D-30, 황혼의 올림피언 가슴들도 뜨겁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7.05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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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올림픽 앞둔 오영란-유원철-주세혁-한혜령의 각오…"모든 걸 쏟아 붓겠다"

[태릉=스포츠Q(큐) 글 이세영‧사진 이상민 기자]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서 금메달을 따겠다. 그게 내 목표이자 희망이다.” (여자핸드볼 오영란)

“마지막 올림픽이다. 잘 되건 안 되건 후회 없이 모든 걸 쏟아 붓겠다.” (기계체조 유원철)

간절하다. 4년이란 시간을 인고하며 기다려 왔기에 더 절실하다. 선수생활 마지막 올림픽이기에 금메달이 아니면 안 된다는 각오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30일 앞두고 5일 서울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는 김정행-강영중 대한체육회장, 정몽규 한국 선수단장 등 임원 5명과 양궁, 배드민턴, 펜싱 등 9개 주요 종목 지도자와 대표선수 18명 등 총 23명이 참석했다.

▲ 주세혁이 5일 미디어데이에서 선수생활 마지막 올림픽에 나서는 소감과 각오를 밝히고 있다.

아직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지 않은 종목들이 있기에 참가인원이 확정되진 않은 상황이다. 한국 선수단은 이날 현재 28개 종목 중 21개 종목에서 194명이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골프와 수영은 출전이 확정됐으나 선수 명단이 확정되지 않았다. 복싱은 신종훈과 함상명이 리우행 관문을 남기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24종목에서 208명(임원 110명)이 리우로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8명의 선수단 규모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이후 하계 대회로는 최소 규모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0개 이상을 따며 하계 올림픽 4개 대회 연속 ‘톱1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대표로 참가한 선수들 대부분이 현역생활 황혼기를 맞은 베테랑이다. 종목은 다르지만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결의만큼은 같았다.

▲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과 지도자들, 임원진이 5일 미디어데이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마지막 올림픽, 모든 것 쏟아내 '유종의 미' 거둔다

역대 올림픽 여자 대표선수 중 최고령인 오영란(44‧인천시청)에게 리우 올림픽은 매우 특별한 무대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0년 시드니,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대회까지 출전한 오영란에겐 아직 금메달이 없다. 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딴 그는 자신의 5번째 올림피아드인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금메달의 한을 풀겠다고 다짐했다.

오영란은 “예전 같았으면 소중하다기 보다는 힘들게만 느껴졌을 텐데, 지금은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정말 중요한 건 후배들이다. 뒤에서 열심히 보조하겠다”며 “두 딸의 엄마다. 자식들에게 미안하지만 아직은 ‘오영란 선수’라고 불리는 게 좋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서 금메달을 따겠다. 그게 내 목표이자 희망이다”라고 선수생활 첫 올림픽 우승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 여자하키 대표팀 베테랑 한혜령은 "앞서 출전한 두 번의 올림픽에서 경험을 최대한 살리겠다"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평행봉 은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마크를 반납했다가 8년 만에 올림피아드 무대에 나서는 유원철(32‧경남체육회)은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인 만큼, 잘 되건 안 되건 후회 없이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주장으로서 해야 할 일은 후배들을 이끌고 모든 선수가 부상 없이 좋은 성적을 가지고 돌아오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베테랑으로서 책임감을 보였다.

남자탁구 베테랑 주세혁(36‧삼성생명)에게도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다.

한국탁구의 미래를 위해 리우 대회 단식 출전권을 이상수에게 양보한 주세혁은 “후배들에게 양보한 게 자꾸 이슈가 되는데, 개인적으로 몸이 처지다 보니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앞으로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 올림픽도 있어 그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대표팀 전력이 예전에 비해 조금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4강권에 가면 결승 진출이나 메달 획득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여자하키 대표팀 한혜령(30‧kt)의 각오도 대단하다.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 2008년 베이징 대회 때부터 올림피아드 무대에 나선 한혜령은 “앞선 두 번의 경험을 살려서 한국팀의 세계랭킹을 올리고 싶다”며 “2014년 아시안게임 때 체육연구원 등의 도움을 받아 좋은 결과를 냈다. 계속 도움을 받고 있다”고 대표팀의 과학훈련에 신뢰를 보였다.

▲ 5번째 올림픽에 나서는 오영란은 "금메달은 내 목표이자 희망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 지카바이러스 등 불안한 현지 환경, 결코 만만치 않은 변수

이처럼 선수로서 마지막 올림픽을 앞둔 베테랑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하지만 리우 현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남미 전역에 퍼져 있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이라도 된다면 그동안 기울인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 나이가 많은 만큼 면역력이 약하기에 각종 질병이나 부상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특히 숲모기에 의해 전염되는 지카 바이러스는 약이나 백신으로 예방할 수 없다.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게 최선책이다.

이에 대해 최종삼 대한체육회 선수촌장은 “현재로서는 각종 트레이닝복부터 모기 기피제, 모기장 등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모든 장비를 준비해 가지고 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질병도 문제지만 최근엔 최악의 치안 상태를 보이고 있다. 리우 해변에서 신원 미상의 토막 시신이 발견됐다. 브라질 경찰들은 파업 시위를 하기도 했다.

선수들에게는 최상의 경호가 붙겠지만 브라질은 합법적으로 총기 휴대가 가능하며 불법 총기도 다양해 괴한으로부터 공격당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이에 대한 특별한 대비책은 없다. 이날 안전에 대한 강의를 한 박경식 외교부 재외국민 안전과 과장은 “총을 들고 있는 강도를 만나면 무조건 다 내줘야 한다. 여러분들의 목숨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이 5일 미디어데이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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