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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과 시대](머릿글) 런웨이의 보석들, 패션모델에 대해 얼마나 아시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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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과 시대](머릿글) 런웨이의 보석들, 패션모델에 대해 얼마나 아시고 계신가요?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7.2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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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흔히들 키가 크고 옷맵시가 좋은 사람에게 '모델 같다'라는 말을 쓴다. 우리가 아는 패션모델들은 큰 키에 런웨이 위의 무표정, 당당한 워킹 등의 이미지로 표현되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많은 모델들의 방송 진출로 예전에 비해 모델에 대한 정보가 많이 공개됐지만 같은 '보여 지는 직업'인 방송인들에 비해 모델에 대해 사람들이 아는 부분은 매우 적다.

특히 서구에 비해 '모델'이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늦었던 한국의 경우 모델들이 테크닉을 연마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모델의 미(美)는 역사에 따라 어떻게 달라져 왔는지 알려지지 않았을 뿐더러 관련 서적이나 자료도 접하기 힘들다.

스포츠Q는 '모델과 시대' 기획 인터뷰를 통해 한국 모델계의 역사의 흐름 속에 있었던 모델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고 나아가 아시아 모델계의 종주국인 한국 모델 콘텐츠의 전망을 살펴본다.

'모델과 시대' 첫 기획기사에서는 모델들과의 본격적인 인터뷰를 전개하기 전, 한국 모델사를 간략하게 짚어 이후의 기획 인터뷰의 이해도를 높이고자 한다.

◆ 해방·전후의 시기에도 모델은 있다

▲ 70년대의 국내 패션화보 [사진= 김동수 연구소 제공]

한국에서 '모델'의 개념이 탄생한 것은 해방·전후 시기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한국으로 파견된 미군은 우리나라 대중들에게 해외문물을 전달하는 주요 창구의 역할을 했다. 해외 문화의 전파로 전후 한국에서는 '패션'에 대한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956년에는 한국 최초로 패션쇼가 열리게 된다. 서라벌 양재 전문학원의 커스츔 쇼와 디자이너 노라노의 제 1회 의상발표회는 영화배우, 무용가 등이 모델로 참여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전후 고위층들은 패션쇼의 의상을 구매했으며 고려모직, 방림방적 등 10여 개의 원단 회사들은 패션쇼를 후원하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당시 영화배우 엄앵란, 문예봉, 최지희 등은 노라노의 패션쇼를 통해 배우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노라노는 쇼를 위한 모델들의 워킹과 포즈를 직접 모델들에게 교육하고 진행까지 도맡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 한국 모델계의 재편, 패션모델의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

1980년대 한국 모델계는 일대 변혁을 맞이하게 된다. 경제 부흥기와 함께 패션 산업 역시 부흥기를 맞이하며 본격적인 '패션모델'의 시대가 열린다. 그중 김동수는 '최초의 해외파' 모델로 불리며 국내 모델계에도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 김동수가 국내에 도입한 컴포지트 카드 [사진= 김동수 연구소 제공]

해외 패션쇼 경험이 있는 김동수의 등장으로 한국 모델계 또한 세계 모델계에 걸맞는 기준을 가지게 됐다. 김동수는 한국 최초로 해외에서 사용하던 컴포지트 카드(모델의 키·스리 사이즈 등 신체정보를 영어와 이태리어로 기술한 카드)를 국내에 도입하는 등 국내 모델계의 세계화, 일명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의 시작점을 마련했다.

이러한 한국 모델계의 변화는 1990년대에 다양한 개성을 가진 모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모델들 평균 키의 상승에도 크게 이바지해 한국 모델들의 경쟁력 향상에 일조했다.

◆ '슈퍼모델 선발대회'와 '보그'(VOGUE), '엘르'(ELLE) 등 패션잡지 한국 창간

세계여행 자율화 시대에 맞춰 국내의 패션과 모델계는 한층 더 진보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해외 패션 매거진 라이선스인 '엘르'와 '보그'가 국내에 창간되는 등 패션 매거진 역시 활기를 더했다.

1992년에는 국내 최초의 '슈퍼모델 선발대회'가 SBS에서 열리며 패션모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당시 1위를 차지한 이소라는 대표적 슈퍼모델로 언급되며 런웨이뿐만 아니라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문화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후 2000년대에는 세계적 패션쇼에서 활약하는 국내 모델들이 늘어났다. 한혜진은 뉴욕, 파리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모델로 발돋움했으며 강승현은 '슈퍼모델 오브 더 월드' 대회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해 해외무대에 진출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 2010년대, 이 시대 미(美)의 기준이 된 모델

▲ 국내 대표 패션쇼 중 하나인 김영세 디자이너의 패션쇼. [사진= 김동수 연구소 제공]

2010년대에 이르러 모델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부쩍 늘어났다. 과거 미(美)의 대표로 여겨지던 미스 코리아가 미의 획일성, 여성의 성 상품화 논란으로 미디어 노출이 차츰 줄어들고 개성과 전문성을 가진 패션모델들이 새로운 미의 상징으로 발돋움 하게 된다.

또한 2000년대까지 모델에게 요구되어 왔던 큰 키와 마른 몸에 대한 경각심이 불거져 현재의 모델들은 건강한 몸을 위해 다양한 테크닉과 섭생을 숙지하는 등 '건강한 아름다움'을 위한 연구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과거 모델의 평균 신장은 177cm였다. 2010년대에는 그 기준이 완화되어 키가 작더라도 좋은 신체 비율과 개성, 감성 표현을 지닌 모델들이 선호되고 있다. 이처럼 모델계의 변화는 시대의 '미'(美) 기준의 변화와 연관되며 개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현대에는 다양한 매력의 모델들을 런웨이에서 만날 수 있다.

한국 모델계의 역사는 서구에 비해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급속도의 경제 발전과 함께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빠르게 성장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한국 모델계는 아시아 모델 시장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지닌 만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최근에는 '한국 모델학회' 주최로 '아시아 모델 어워드'가 수원에서 개최돼 국내외 패션피플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스포츠Q는 '모델과 시대' 기획을 통해 시대의 미(美)를 상징하는 모델들과 뜻 깊은 인터뷰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모델과 시대'를 통해 현재 한국의 모델계를 만들어 온 수십 명의 모델들의 생생한 역사를 되짚어 볼 뿐만 아니라 독자들이 패션과 모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자료= '모델, 시대를 말하다' 김동수 저>

☞ 다음 기사로 이어집니다.

[모델과 시대](1) 모델 김동수, 런웨이에서 대학 강단까지…그녀가 '모델계의 대모'라 불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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