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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과 시대](6) '원석'에서 '보석'으로 거듭난 모델 김양훈, 홍콩·유럽 사로잡은 비결은?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10.07 09:34 | 최종수정 2016.10.14 11: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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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모델들은 각 시대의 미(美)를 대변한다. 유행과 패션의 최첨단에 서 있는 모델들은 시대가 원하는 미의 기준을 제시하는 표준이 되어 왔다. 따라서 모델계 역사의 흐름은 미의 흐름이나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Q는 김동수 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그동안 한국 모델사를 이끌어 온, 혹은 앞으로 이끌어갈 모델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김동수는 대표적인 1세대 해외파 모델로, 현재 동덕여대 모델과 교수이자 모델학회장으로서 한국 모델계의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포츠Q(큐) 글 주한별·사진 최대성 기자] 배우들의 주 무대가 영화와 드라마라면 모델들의 주 무대는 런웨이와 화보다. 하지만 대중들에게 해외 유수의 쇼에서 활약한 국내 모델들의 활동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모델 김양훈은 유럽에서 한국을 넘어 아시아 패션의 중심지 홍콩, 유럽 밀라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모델이다. 그는 어려웠던 무명 시절을 거쳐 해외 무대로 진출, 한국에서보다 괄목할 만한 성취를 이루고 한국에 돌아왔다. 그가 세계 패션 무대를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 고등학교 때까지 평범한 학생… 런웨이 모델들에게 반해 모델 데뷔 결심

김양훈이 모델의 꿈을 꾸게 된 것은 런웨이의 남성 모델들을 본 뒤 부터였다. [사진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양훈의 모델 데뷔 결심은 어린 시절부터 준비해 오던 다른 모델들에 비해 다소 늦은 편이었다. 김양훈은 "고등학교 3학년까지는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회장, 부회장도 했고 친구들이랑 어울리며 학교생활을 하는 타입이었죠. 무엇을 해야 할지 진로 고민을 하다가 패션쇼의 남자 모델들의 멋있는 모습을 보고 모델이 되자고 결심했죠."

하지만 모델의 길은 쉽지 않았다. 김양훈은 당시 모델에 적합한 마른 체격이 아니었다.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도 김양훈의 '모델'이라는 꿈에 큰 시련이 됐다. 그러나 김양훈의 런웨이를 향한 열정은 여러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됐다.

"모델이 되기 위해서 18kg을 갑자기 감량해야 했어요. 부모님은 제 모델 꿈을 반대하셨죠. 특히 아버지는 보수적이신 편이라, 제가 해외 무대 진출하기 전까지 계속 반대하셨어요. 어머니도 반대하시다가 제가 18kg이나 감량하니까 의지를 알아주셨는지 포기하시더라고요."

◆ 모델 김양훈의 강점은? '고집'

김양훈은 자신만의 스타일에 대한 고집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양훈은 흔히 모델하면 떠올리는 마른 체격의 소유자는 아니었다. 운동선수를 연상시키는 근육질 몸매에 김양훈은 "저는 남성적인 스타일을 유지하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저는 고집이 센 편이에요. 원래 특정 브랜드 오디션을 볼 때 모델들은 그 브랜드의 이미지에 맞게 헤어·패션을 맞추고 가죠. 근데 저는 제 스타일, 남성적인 스타일을 고집해요."

이날 인터뷰에서도 김양훈은 깔끔하게 뒤로 넘긴 남성적인 헤어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편한 옷차림과는 상대적인 헤어 스타일에 대해 김양훈은 "옷을 편하게 입는 날도 헤어는 꼭 제가 원하는 스타일로 유지한다"고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저는 평소에도 꼭 머리는 올리는 스타일을 고집해요. 옷도 남성적인 스타일을 즐기죠. 전 아르마니(Armani)·돌체&가바나(Dolce&Gabbana) 등 남성적인 브랜드를 선호하는데, 해당 브랜드들이 제가 해외 진출했을 때 저를 기용한 거예요. 아마 저와 해당 브랜드들의 스타일이 맞아서라고 생각해요."

김양훈은 국내 활동 시절 다수의 오디션에서 떨어지곤 했다. 김양훈은 자신이 국내 브랜드에서 선호하는 마르고 예쁜 남성 모델의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저는 제 스타일을 계속해서 유지했고, 융통성이 없게 비춰질 수도 있었죠. 다행히도 앞서 말한 아르마니나 돌체&가바나에서 저를 기용한 건 제가 평소 유지하는 남성적 스타일이 해당 브랜드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훈련인 '이미지 트레이닝' 이었기 때문 아닐까요?"(웃음)

◆ 국내 모델계와 해외 모델계의 차이, '다양성'

김양훈은 해외 모델계와 한국 모델계의 차이점은 '다양성' 같다고 밝혔다. [사진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양훈은 아시아 패션계의 중심지라는 홍콩과 많은 모델들이 꿈꾸는 꿈의 무대인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활약했다. 김양훈에게 한국과 해외 모델계의 차이에 대해 묻자 그는 "선호하는 스타일이 다르다"며 입을 열었다.

"국내에서는 마른 몸의 미소년 스타일의 모델들을 선호해요. 저는 마른 모델들이 하는 스타일은 어울리지 않아 국내 시장에서는 위축되고 박탈감을 느꼈죠. 해외에는 좀 더 다양한 스타일의 모델들이 있고 자신의 강점을 살릴 기회도 좀 더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다행하게도 해외 시장에서는 제 매력을 알아준 것 같아요."

국내와 해외에서 선호하는 모델 체격의 차이 때문에 곤란한 적도 있었다. 김양훈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겪은 웃지 못 할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제가 국내 패션 위크에 서면 늘 옷이 작더라고요. 저는 현재 80kg 정도인데, 국내 모델들은 제 키에 60·70kg이에요. 당연히 옷의 사이즈도 차이가 나죠. 언젠가 한 패션 위크 무대에 서기 위해 옷을 피팅하는데 옷이 찢어진 적도 있어요."(웃음)

김양훈은 해외 모델계의 또 다른 특징으로 신인 모델부터 베테랑 모델까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국내에서는 아무래도 베테랑 모델들이 더 많이 기용이 되죠. 해외에서는 아무리 베테랑이어도 신인 모델과 똑같이 시작해요. 국내에서는 오디션에 계속해서 떨어지니까 스스로 박탈감을 많이 느꼈어요. 해외에서는 운 좋게도 좀 더 제게 기회가 많이 찾아왔고, 덕분에 자신감도 많이 생겨났죠."

◆ 화려한 커리어에 비해 낮은 인지도 "이제는 아쉽지 않아"

김양훈은 해외에서의 활약에 비해 국내 매스컴에서 잘 다뤄지지 않은 모델이다. [사진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최근 모델들이 매스컴에 노출되는 빈도가 잦아지면서 인기 모델들 역시 등장하고 있다. 최근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등 TV프로그램에 출연한 모델이나 SNS에서 주목 받은 모델의 경우 '팬덤'(Fandom)을 형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양훈은 주로 해외무대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국내에서의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다.

"처음에는 아쉬웠어요. 해외에서 성공하고 돌아오니까, 당연히 금의환향(錦衣還鄕)할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나 봐요. 국내에서 잘 알아주지 않아서 섭섭하기도 했죠. 최근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게 됐어요. 언론에서 알아주거나 국내 대중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제가 한 커리어는 없어지는 게 아니니까요."

김양훈은 주변의 '스타 모델'들의 생활을 보면서 인기가 없는 게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저는 지금 SNS 팔로워가 삼천 명도 채 안되거든요. 현재도 비공개 상태고 아는 분들과 교류하는 목적으로 사용해요. 인기 모델들은 SNS에서도 유명하죠. 인기 있는 모델, 김기범 같은 친구의 경우 쇼가 끝나고 팬들이 몰려오더라고요. 그게 부럽기도 했는데, 어딜 가도 주목 받는 게 힘들 것 같기도 해요. 그런 점에서는 제가 좋은 것 같기도 하고….(웃음)"

◆ 존경·부러운 모델은? "모델 도병욱"

김양훈은 동료 모델인 도병욱에 대한 존경과 부러움을 드러냈다.  [사진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인터뷰에서 김양훈은 롤모델 혹은 존경하는 모델에 대한 질문에 함께 유럽에서 생활했던 모델 도병욱을 꼽았다.

"병욱이 형은 함께 유럽에서 지냈을 때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병욱이 형의 부드러운 리더쉽이 부럽더라고요. 저는 소위 말하는 '나대는 성격'인데 병욱이 형은 주변 사람을 세심하게 챙겨주는 것 같아요. 함께 유럽에서 지낼 때 여행도 함께 많이 했는데, 병욱이 형이 직접 다 스케줄을 짜고 저는 그냥 돈만 냈어요. 모든 걸 병욱이 형이 했죠. 그런 게 믿음직스러웠고, 저도 배우고 싶은 자세예요"

김양훈은 모델 활동을 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냐는 질문에 돌체&가바나 룩북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한국에서의 룩북 촬영은 실제 런웨이에서나 화보처럼 진지한 분위기에서 이뤄졌어요. 그런데 돌체&가바나에서의 룩북 촬영은 조금 달라요. 모델들이 우스꽝스럽거나 유쾌한 표정과 포즈를 취하죠. 처음에 저는 그런 룩북 촬영을 어색해 했는데, 돌체랑 가바나가 제 앞에서 농담을 하고 웃긴 포즈를 취하며 도와주더라고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들이 저에게 웃음을 주려고 친밀하게 대해준다는 게 신기했어요."

◆ 김양훈의 목표는? 모델 후배·지망생에게 꿈 주는 교육자 되고 싶어

모델 김양훈은 현재 교육자를 꿈꾸고 있다. [사진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양훈은 자신이 최근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는 모델 꿈 이후 또 다른 목표를 최근에 설정했다고 밝혔다.

"모델 교육자 과정을 밟으려고 해요. 제가 예전에 제가 나온 아카데미에서 학생들에게 강의를 한 적이 있는데, 그게 적성에 맞더라고요. 학생들을 가르치고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싶어요."

모델 활동을 하다가 다시 시작하는 공부가 어렵지 않냐는 말에 김양훈은 "어렵지는 않다"라고 대답했다.

"주위에 이미 대학원 진학해서 논문 쓰고 석·박사 과정 밟는 모델들을 많이 봤어요. 물론 진짜 공부를 시작하면 다를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어려운 점은 없는 것 같아요. 공부를 함께하는 친구들이 저보다 다 어린데 그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새롭게 배우는 점들도 많고요. 그러다 보니 저도 노력을 하게 돼요."

[취재후기] 이날 김양훈은 편한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타났다. 인터뷰 사진 촬영에 응하는 그의 소탈한 태도는 밀라노 패션계에서 인정받은 모델이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다.

그러나 인터뷰 내내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자부심과 모델이란 직업에 진지한 태도를 보이는 그의 프로다운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됐다. 앞으로 모델 후배들과 지망생들을 위한 교육자가 되고 싶다는 그의 또 다른 목표가 성취될 수 있기를 바란다.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한별 기자  juhanbyeol@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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