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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틸러 탐구](5) 정인기, '다작'(多作) 만큼 '다역'(多役)… 카멜레온 같은 그의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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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스틸러 탐구](5) 정인기, '다작'(多作) 만큼 '다역'(多役)… 카멜레온 같은 그의 연기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7.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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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신스틸러(Scene stealer)는 말 그대로 '장면을 훔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주연 배우만큼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열정적인 연기력으로 장면을 압도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한다. 극에 다채로운 매력을 더하는 그들은 이야기를 원활하게 굴러가게 하는 '윤활제'다. 스포츠Q는 연재 '신스틸러 탐구'를 통해 드라마와 영화에서 활약하고 있는 신스틸러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 세계를 작품 속 장면을 중심으로 조명한다.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주연배우에 비해 비중이 적은 조연배우들은 다작(多作)은 일상이다. 그만큼 좋은 조연배우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연기 스펙트럼이 넓어야하며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 또한 중요하다.

TV를 틀면 한 드라마에서 나왔던 배우가 다른 드라마에 다른 역할로 출연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특히 중년 캐릭터의 경우 신인 배우가 부족하고 연기력을 입증 받은 중년배우들이 많기 때문에 한 작품에서 두각을 드러낸 배우가 다른 작품에 출연하는 경우가 잦다.

▲ 정인기는 최근 종영한 '운빨로맨스'에서 전설의 개발자로 제수호(류준열 분)의 조력자 역할을 맡았다 [사진 = MBC '운빨로맨스' 방송화면 캡처]

배우 정인기 역시 다작하면 빠지지 않는 배우이다. 그는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감초 배우로 등극했다. 그는 보통 여주인공의 아버지 등 선역을 주로 맡지만 최근에는 주인공을 괴롭히는 천적 혹은 악역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최근 정인기가 출연한 드라마는 두 작품이었다. 얼마전 종영한 MBC '운빨 로맨스'가 있었고 현재 인기리에 방영중인 OCN '38사기동대' 역시 정인기가 출연하고 있다. 정인기는 '운빨로맨스'에서 전설의 프로그래머지만 현재는 치킨집 사장인 안영일 역을 맡았다.

정인기가 맡은 안영일은 제제컴퍼니 개발자들에게 코딩 조언을 해주는 등 '은둔 고수'로서 쏠쏠히 활약하며 후반부에는 주인공 제수호(류준열 분)과 함께 대박 소프트에서 함께 힘을 합쳐 게임을 개발하며 류준열의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에서 정인기가 맘 좋은 조력자인 안영일 캐릭터를 맡았다면 금토드라마 '38사기동대'에선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가 된다. 바로 형사 사재성이 그 역할이다.

정인기가 '38사기동대'에서 맡은 사기정은 사기꾼 양정도(서인국 분)을 과거 교도소로 보냈던 실력있는 형사다. 정인기는 드라마 내에서 계속해서 서인국을 의심하고 '38사기동대'의 결성 움직임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사사건건 방해한다.

'38사기동대'에서 정인기의 캐릭터는 소설 '레 미제라블'의 자베르 경감과 닮아있다. '레 미제라블'의 자베르가 장 발장과 대립하고 그를 감옥에 넣으려고 하듯 정인기 역시 서인국이 죄값을 치르고 풀려났음에도 사사건건 서인국을 의심하고 그를 체포하고자 한다. 서인국이 과거와는 달리 자신의 이익을 좇기 위한 사기가 아닌 세금징수를 위한 '착한 사기' 벌이고 있음에도 정인기는 서인국에 대한 수사망을 좁히며 끝내는 고액체납자인 방필규(김홍파 분)과 손을 잡는다.

▲ '38사기동대'에서 정인기는 '운빨로맨스'에서 보여줬던 연기와 180도 다른 악역 연기로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사진 = OCN '38사기동대' 방송화면 캡처]

'38사기동대'에서 정인기가 보여준 악랄함은 조미주(이선빈 분)을 협박할 때 두드러진다. 정인기는 이선빈에게 욕을 하면서 감옥에 들어가고 싶지 않으면 서인국을 배신하라고 종용한다.

'38사기동대'의 정인기가 보여준 악역 연기는 얼마 전 '운빨로맨스'에서 그가 보여준 순박하고 성실한 역할과 대비되며 시청자들을 드라마에 더욱 몰입시킨다. 선역과 악역, 두 가지를 동시에 소화 가능한 배우들은 많지만 동시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에서 선역과 악역을 오가기는 쉽지 않은 법이다.

배우들은 배역을 연기하는 것 뿐이지만 훌륭한 연기를 위해서 진정으로 배역에 몰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동시에 방송되고 있는 두 작품에 출연하면서 전혀 다른 역할을 소화해 내는 것은 베테랑 배우여도 쉬운 일이 아니다. 두 가지 배역을 분리해서 몰입해야하기 때문이다.

정인기는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한 이후 수 많은 드라마 조역과 독립 영화를 통해 인지도를 쌓았다. 어느덧 연기 경력이 20년이 훌쩍 넘은 그는 다작(多作)을 해온 만큼 다역(多役)을 맡아왔다. 특히 독립영화계에서 그는 미장센 영화제 수상 및 심사위원을 역임하며 빼어난 연기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신스틸러는 짧은 순간에 폭발적인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빼앗기도 하지만 정인기처럼 오랜 시간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을 통해 시청자들의 뇌리에 각인되기도 한다. 정인기는 '운빨로맨스'와 '38사기동대'에서 선역과 악역을 동시에 오가며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38사기동대'에서 정인기는 서인국의 큰 약점을 알고 있는 인물로 보여진다. 과연 그가 '38사기동대'에서는 어떤 연기로 장면을 훔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배우 정인기 소개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했다. 아시아나 국제 단편 영화제·미장센 영화제에서 특별 심사위원을 맡았다. '운빨로맨스'·'38사기동대'·'리멤버-아들의 전쟁'등 다수의 드라마에서 활약했다. 조연 뿐만 아니라 '불법주차'·'리코더 시험'·'결정적 순간' 등 다수의 독립-단편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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