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그림자가 있으면 다른 한쪽에는 빛이 있기 마련이다.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미네이랑 충격'을 맛보면서 온두라스 골키퍼 루이스 로페스(레알 에스파냐)는 최고의 수문장으로 떠올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축구 남자 8강전에서 전후반을 통틀어 16개의 슛을 때렸지만 대부분 로페스의 선방에 막히며 1-0으로 졌다.

한국은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원톱으로 두고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문창진(포항), 류승우(바이어 레버쿠젠), 권창훈(수원 삼성)까지 모두 5명의 공격자원을 내보넀다. 후반에는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까지 투입됐다. 그러나 온두라스의 골문을 전혀 열지 못했다.

온두라스는 수비를 밑으로 끌어내리며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나왔다. 한국은 중원을 일찌감치 장악하며 일방적인 기세로 몰아붙였다. 전후반 90분 동안 7개의 유효슛이 나왔다.

하지만 온두라스의 수비벽은 쉽게 뚫리지 않았고 그나마 위력적인 슛은 로페스의 선방에 모두 막혔다.

전반 39분 손흥민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몸을 날려 막아낸 것을 시작으로 전반 45분 류승우의 중거리 슛이 수비를 맞고 굴절되며 골문 쪽으로 향했지만 이 역시도 선방해냈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손흥민의 발리슛이 나왔지만 골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14분 선제골을 내주기 전까지 모두 6개의 유효슛을 때렸지만 모두 루이스의 선방쇼에 고개를 떨궜다.

루이스는 180cm로 골키퍼로는 단신에 속하지만 일찌감치 온두라스 수문장의 미래로 꼽힌다. 성인 무대에서는 A매치 1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지만 2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20세의 나이로 온두라스 대표팀에 포함됐다. 비록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A매치 출전 경험이 전혀 없는 약관의 수문장을 데려간 것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온두라스가 루이스에 관심을 쏟는지 알 수 있다.

한국은 피지전에서 8골을 넣은 것을 비롯해 우승후보로 꼽혔던 독일을 맞아서도 3골을 넣는 파괴력을 보여줬다. 황희찬, 석현준, 손흥민, 권창훈, 류승우, 문창진 등이 버틴 공격진은 역대 최강이라고 자부할 정도였다.

하지만 신들린 상대 골키퍼의 선방쇼에는 무력했다.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온두라스의 수비가 밀집돼 통쾌한 슛이 적었던 것도 이유였지만 결정적인 유효슛이 막히면서 한국의 2회 연속 올림픽 4강과 메달 획득의 꿈은 날아가고 말았다. 전세계 베팅 전문가들도 한국의 공격력에 높은 점수를 매기며 승리를 점쳤지만 루이스의 선방이라는 변수를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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