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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사퇴 선언' 염경엽, 넥센히어로즈 4년은 찬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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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사퇴 선언' 염경엽, 넥센히어로즈 4년은 찬란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0.17 2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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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탈락 후 기자회견서 물러날 뜻 밝혀 "우승하고 싶었지만 역량 부족"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염경엽의 지휘 아래 넥센 히어로즈는 강팀으로 거듭났다. 프로야구 변방 구단이던 '영웅군단'은 4년 새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염경엽 감독은 17일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 트윈스에 4-5로 져 탈락이 확정된 후 “넥센 감독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2012년 10월 넥센의 3대 사령탑이 됐다. 이장석 사장은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김시진 감독을 전격 경질했고 인터뷰를 거쳐 젊은 리더를 택했다.

▲ 넥센은 강팀 반열에 올려 놓은 염경엽 감독(오른쪽). 그는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패배한 직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스포츠Q DB]

부임 당시만 해도 그는 오롯이 지지를 받지 못했다. 팬들은 “전임 김시진 감독이 보유한 전력 치고는 꽤 괜찮은 성적을 냈다”며 새 감독을 그리 반기지 않았다.

뚜껑을 열어보니 모든 것이 달라졌다. 지휘봉을 잡는 날을 손꼽아 기다렸던 염경엽 감독은 자신이 그렸던 지략을 마음껏 펼쳤다. 넥센은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좁은 홈구장(목동)을 활용한 홈런 야구가 빛을 발했다. 선장의 무한 신뢰 속에 강정호, 박병호가 기량을 마음껏 펼쳤고 모두가 아는대로 메이저리그(MLB)로 진출했다.

박병호, 손승락, 유한준(이상 이적) ,조상우, 한현희(이상 부상)를 한꺼번에 잃은 올해에도 기적을 썼다. 모두가 꼴찌라 전망했지만 넥센은 3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야수 쪽에선 김민성, 고종욱, 김하성, 윤석민 등이 마운드에선 조상우, 한현희, 김세현, 이보근, 김상수, 신재영, 박주현 등이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염 감독은 “선수가 없다”는 소리를 절대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는 프런트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았다. 현대 유니콘스 운영팀, LG 트윈스 스카우트와 운영팀장을 역임한 경험은 구단 수뇌부와 현장간 마찰을 최소화하는 자산이 됐다.

2007년 현대선 수비코치를, 2012년부터 넥센서는 주루, 작전 코치를 지내 각론에도 강했다. 

행정업무부터 야구 현장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염 감독은 야구단의 업무 전부를 알았다. 

그는 사퇴의 변으로 “최선을 다해 우승하고 싶었지만 역량이 부족했다”며 “개인적으로는 2014년 좋은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고 말했다.

2013년 준플레이오프, 2014년 한국시리즈, 2015년 준플레이오프, 2016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모두 고배를 든 것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다.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프로스포츠에서 우승이 아닌 성적은 의미가 없다. 그렇다 해도 염경엽이 없는 넥센은 상상하기 힘들다.

가을야구 탈락에다 리더의 사퇴 선언까지. 히어로즈의 2016년 10월 17일은 우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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