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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영의 그곳에 가고 싶다] 유해진 주연 영화 '럭키' 누적관객수 400만을 넘은 건 부천 원미상가아파트 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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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영의 그곳에 가고 싶다] 유해진 주연 영화 '럭키' 누적관객수 400만을 넘은 건 부천 원미상가아파트 덕분?
  • 이두영 편집위원
  • 승인 2016.10.2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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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엔 고강동 선사유적 공원, 단풍 든 중앙공원, 부천만화박물관 등 공원과 전시관이 즐비...사진찍으며 데이트 하기 좋아

[스포츠Q 글 사진 이두영 편집위원] ‘행운의 열쇠’라는 뜻을 가진 영화 '럭키(LUCK KEY)'가 흥행 대박 징조를 보이면서, 럭키 촬영 장소 중의 하나인 경기도 부천시 원미상가아파트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현재 상영 중인 작품 중 관객수에서 460명을 훌쩍 넘으며 1위를 달리고 있네요. 본디 인생이란 새옹지마처럼 길흉화복이 변하게 마련입니다. 또 사는 것은 알록달록한 단풍 색깔처럼 화려했다가 땅에 떨어진 낙엽처럼 심플하기도 합니다.

영화 럭키 촬영 장소인 부천 '원미상가 아파트'

화려했다면 화려했던 킬러 형욱(유해진 연기)은 목욕탕에서 미끄러지는 불상사를 당해 기억을 잃습니다. 그 사이에 서민 아파트의 옥탑방에서 절망 속에 살던 사내 재성(이준)은 옷장 키를 바꿔가 버립니다.

럭키 영화 스토리의 본래 출처는 일본 작품 ‘열쇠도둑의 방법’이지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를 코믹과 진지를 자유자재로 연기하는 배우 유해진이 흥미진진한 감동영화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그 덕분에 흥행대박도 이어지고 있네요.

요즘 최순실 국정농단, 비선실세, 최순실 파일 등의 말이 서민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박근혜 탄핵이라는 말까지 포털사이트에 오르내리는 판국입니다. 국민들의 삶이 녹록지 않기에 권력을 가진 자들에 대한 원망은 더 크겠지요.

이렇게 심란한 때에 럭키라는 영화가 나와서 한편으로는 위로가 되는 듯합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영화 속 재성의 처지와 비슷하게 현실을 힘겹게 견디고 있기 때문입니다. 권력의 단맛을 만끽하며 국정농단으로 무리를 빚는 최순실 같은 사람은 서민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 못하겠지요?

 

영화 속 원미 상가아파트

 

영화의 한  장면
영화의 한 장면
영화의 한 장면

소설가 양귀자 씨는 ‘원미동 사람들’이라는 연작소설을 썼습니다. 각박해져 가는 인심과 증폭되는 계층 간 갈등과 폭력, 이에 굴하지 않고 역경 속에서도 착한 심성을 간직하며 희망을 이어가는 서민들의 애환을 그렸습니다.

화장실도 마음대로 쓰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연립주택 지하 셋방살이 서민, 직장을 잃고 영업맨으로 전락한 사람, 인건비를 떼이고 힘겹게 살아가는 수리공 등이 각 단편에 등장했습니다.

최근 럭키의 배경으로 등장한 원미동 상가아파트를 가보았습니다. 소설 분위기가 생각났기 때문이지요.

영화에 등장한 건물은 연립주택, 빌라, 아파트 등이 정갈하게 자른 두부모처럼 꽉 들어차 있는 골목에 있었습니다. 골목은 대체로 깔끔했고 사람 사는 맛이 났습니다.

그런데 건물 입구에 다다른 순간 적이 놀랐습니다. 여느 아파트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기 때문이지요. 미음자 형으로 된 건물 마당으로 들어서니 키 작은 나무와 자전거들이 있고 분위기는 조용했습니다.

일반 도시 공동주택과는 다른, 서민주택의 분위기가 역력히 나는 공간이었습니다. 생활이 넉넉지는 않지만 깨끗하고 부지런한 주민들의 심성을 그 좁은 마당에서 보았습니다.

원미상가아파트 입구
옥상의 화분들이 깔끔하고 정겹지요?
아파트 옥상. 깔끔한 공간은 주민들의 정갈한 일상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허름한 아파트와 노을

 

행여 주민 사생활을 방해할까봐 미안해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건물 계단을 따라 옥상까지 올라가 봤습니다.

그러자 시야가 확 트이고 정겨운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영화에서 유해진이 운동기구를 들고 몸을 가다듬던 널따란 공간이 있고, 그 옆에 꽃과 나무, 고추나무 등을 기르는 화분도 보였습니다.

소설 ‘원미동 사람들’의 분위기에 딱 어울리는 지붕이었습니다. 장독대와 빨랫줄, 널어놓은 고추 등도 정겹기 그지없었습니다.

영화 럭키 촬영 장소인 서민 아파트의 꼭대기에 올라서서 도시 빌딩숲 너머로 넘어가는 태양을 보니 마치 제가 작품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느꼈습니다.

고강선사유적공원 입구
고강선사유적

부천은 문화의 도시입니다. 공연장과 전시관이 즐비합니다. 국제영화제와 애니메이션축제 등이 유명하지만 올해는 이미 끝났습니다.

하지만 부천로보파크, 한국만화박물관, 부천활박물관, 부천수석박물관, 유럽자기 박물관, 부천 물박물관, 자연생태 박물관, 부천 옹기박물관, 부천 식물원, 펄벅기념관 등 평상시에 들를 수 있는 곳이 즐비합니다.

또 숲과 분수대가 어우러진 중앙공원, 단풍잎을 감상하며 산책할 수 있는 길주공원과 구지공원, 시내 전망과 봄꽃으로 유명한 도당공원, 진달래 군락지가 있는 원미공원 등 공원도 많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각 공원이 썰렁할지 모르지만 내년 봄이 되면 부천 곳곳에 산재한 공원은 그야말로 꽃동산을 이룹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언제든지 가도 만족감을 주는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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