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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위기의 슈틸리케호, '소통 브릿지' 차두리가 든든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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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위기의 슈틸리케호, '소통 브릿지' 차두리가 든든한 이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0.2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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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적인 면에서도 도움 되겠다고 선언…내부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면모도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국가대표팀은 선수 때부터 나에게 특별한 것이었다. 러시아 월드컵 진출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든 걸 쏟아 붓겠다.”

10년 이상 태극마크를 달며 두 번의 월드컵에 나선, 아버지의 대표팀 감독직 중도 하차를 보며 리더란 무엇인지 깨달았던, 형님 리더십으로 자신감을 잃은 후배들을 잘 다독여줄 이가 차두리(36)라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27일 차두리의 대표팀 전력분석관 선임은 그저 하향세를 타고 있는 슈틸리케호의 분위기 전환용 인사가 아니었다. 전력분석관 본연의 임무도 충실히 함으로써 대표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겠다고 외친 차두리다.

1급 지도자 라이선스가 없어 아직은 정식 코칭스태프로는 합류하지 못하지만 지도자로서 첫 발을 내딛은 차두리가 든든해 보이는 이유다.

이날 차두리는 선수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대화를 통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금 선수들이 능력이 있지만 자신감이 떨어지면 목표를 이루기가 힘들다”며 “선수 본인이 얼마나 큰일을 하는지 인식시킬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것이 결코 쉽게 이룰 수 있는 게 아님을 강조할 참이다.

독일에서 자라온 차두리는 독일어에 매우 능통하다. 슈틸리케 감독과 대화가 원활한 장점이 있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도 “차두리 분석관의 장점은 독일어가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을 정도다. 이는 선수와 감독의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차두리는 “선수들과 슈틸리케 감독 사이에서 안 좋았던 부분이 있다면, 내가 가운데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마음 편히 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바람을 표현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직언을 할 것인가’, ‘슈틸리케 감독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등 취재진의 민감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란전 패배 후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던 슈틸리케 감독의 인터뷰를 두고 한 질문들이었다.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에 진땀을 뺀 차두리는 “평가받는 건 운동장 안이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대표팀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많다. 안 좋은 걸 끌어내려 하는데, 내가 뭐라고 할 수는 없다”며 “팀이 어려운 상황인 건 맞다. 엇박자가 나기에 경기력과 발언, 받아들이는 선수들의 자세에서 균형이 맞지 않다. 그런 점에서 선수들도 프로가 돼야 한다. 감독님의 발언으로 기량이 안 나온다면 태극마크를 단 선수로서 마음가짐에 문제가 있다. 더 이를 악물고 노력해야 한다. 몸만 왔다갔다 하는 곳이 아닌,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하는 마음으로 뛰는 게 대표팀이다.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중간에서 역할은 분명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슈틸리케 감독도 지도자이기 전에 사람이다. 이 한 사람에게 쏟아지는 비난 여론은 뭐라 말 할 수 없다. 틀이 안 맞는 건 사실이고, 경기장에서 나타났다. 지금 정확히 뭐라 말할 수는 없다. 알고 있더라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서로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 평가받는 건 운동장 안이다. 그걸 위해 최선을 다할 거다. 선수들도 스스로 마음가짐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게 대표팀 전체로 봤을 때 불필요한 소모전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차두리의 진중한 마인드를 엿볼 수 있다.

전술적인 면에서도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보이지 않는 부분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는 전력에도 도움이 되고 싶다는 것.

차두리는 “내가 할 수 있는 위치에서 내 역할을 하며 전술적인 의견을 이야기 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국가대표를 경험했기에 의견을 낼 수 있고, 코칭스태프가 내 의견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면 좀 더 단단한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이란전 패배를 본 뒤 국가대표 은퇴를 너무 빨리 한 것 같다고 후회한 차두리. 그만큼 차두리에게 국가대표란 어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특별한 것이기에, 그 안에서 어떤 일을 맡든 성실하게 해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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