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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 동상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르다', 호날두-메시에 비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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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 동상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르다', 호날두-메시에 비하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1.22 1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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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올해의 선수상 11회 수상, 호날두-메시-박지성과 마찬가지 영웅 대접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스웨덴 축구스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5·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상이 탄생한다.

“그깟 공놀이가 뭐라고.”

축구, 야구 등 구기 종목 팬들이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할 때 사용하는 자조 섞인 말이다. 하지만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공놀이’에 열광하는 팬들은 세계 도처에 널려있다.

즐라탄은 축구팬들이 그 공놀이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스타플레이어 중 하나다. 즐라탄 동상까지 생길 정도이니 더 설명이 필요할까.

▲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21일 스웨덴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뒤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즐라탄은 올 시즌 맨유로 이적하기 전까지 인테르 밀란, 유벤투스, AC 밀란(이상 이탈리아), 바르셀로나(스페인), 파리생제르맹(프랑스) 등을 거치며 15시즌 동안 13차례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여러 차례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에서 38골을 터뜨리며 38년 만에 리그 최다골 기록(37골)을 경신했다. [사진=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스웨덴축구협회는 2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즐라탄이 개인 통산 11번째 스웨덴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10연속 수상이다. 스웨덴 축구를 지배해온 즐라탄의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괜히 동상까지 건립된 것이 아니다. 즐라탄은 스웨덴 유니폼을 입고 116경기에서 62골을 넣었다.

스웨덴축구협회는 즐라탄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 프렌즈 아레나 주변에 2.7m 크기의 즐라탄 동상을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축구 전문매체 ESPNFC에 따르면 즐라탄은 동상 건립 소식을 전해들은 뒤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클럽과 국가대표로 15년 이상 열심히 뛴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보통 죽어서야 동상을 세워주지만 나는 아직 살아있다. 내가 죽더라도 이 동상은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라고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동상이 건립된 현역 축구 스타들은 즐라탄 말고 또 누가 있을까. 세계축구를 양분해온 최고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도 자신들의 고향에 동상이 세워져 있다.

호날두의 동상은 2014년 12월 포르투갈 마데이라 섬에 건립됐다. 호날두는 세계 최고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3회 수상했다. 올해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 2016에서 모두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메시의 동상은 지난 6월 제작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네라 생태공원에 스포츠 영웅 동상들과 함께 자리잡았다. 메시는 호날두보다 많은 5회 발롱도르를 수상했고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5, 2016 코파 아메리카에서 아르헨티나에 3연속 준우승을 안겼다.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한 징크스는 두고두고 아쉬웠지만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업적. 바르셀로나에서는 리그 우승만 8차례 경험했고 챔피언스리그 정상에도 4차례 올랐다.

한국에도 특급스타의 대접을 받는 축구 스타가 있다. 즐라탄처럼 동상은 아니지만 박지성의 고향인 수원에는 그의 이름을 딴 대로가 있다. ‘박지성길’이다. 박지성의 절친인 파트리스 에브라가 방한했을 때 ‘박지성 로드’를 보고 깜짝 놀랐다는 것은 축구팬 사이에 유명한 일화다. ‘박지성길’에는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도화선이 된 조별리그 포르투갈전 결승골을 기념하기 위한 공원도 조성돼 있다.

누구에게는 공 하나를 가지고 우르르 몰려다니는 이 공놀이가 한 없이 의미 없어 보일 수 있지만 이 매력에 빠진 많은 팬들은 동상까지 세우며 즐라탄, 호날두, 메시같은 스타들을 현역 때부터 영웅 대접한다. 그야말로 리빙 레전드, '우리들의 영웅'이 활약할 때 함께 감동을 나누고 싶은 팬들의 열망이 이 동상들에 찬란하게 비쳐진다.

지난 여름 유로 2016을 통해 스웨덴 대표팀에서 은퇴한 즐라탄이기에 스톡홀름의 새로운 명물이 될 즐라탄 동상 건립은 오히려 늦은 편이다. 아니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던가. 클럽 무대 은퇴 전이라서 즐라탄 동상은 그만큼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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