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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논점] 추적60분 승부조작편 엇갈린 시선, 2차폭풍? 마녀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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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논점] 추적60분 승부조작편 엇갈린 시선, 2차폭풍? 마녀사냥?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11.24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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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23일 밤 KBS 2TV 추적60분이 다룬 프로야구 승부조작 편이 논란을 낳고 있다.

추적60분은 브로커 정 씨의 증언, 명단이 적힌 수첩을 통해 지방 A구단의 B투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B의 대학 시절 지도자는 “투구 동작 이후 발 움직임이나 팔 스윙 궤적이 확연하게 달라진다”고 말해 설득력을 더했다.

브로커는 심지어 “브로커들은 모두 다 감성 마케팅을 한다. 술도 사주고 성접대를 하며 긴 시간 동안 친분을 다진 뒤 승부조작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며 “테이블에 돈을 쌓아두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안 흔들릴 선수가 없다”고 폭로했다.

▲ KBS 2TV 추적60분이 프로야구 승부조작 문제를 다뤘다. 대학 시절 자신이 가르쳤던 투수의 고의 볼넷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최재호 씨. [사진=추적60분 방송화면 캡처]

야구 커뮤니티는 달아올랐다. 2016년 유창식, 이태양, 이성민 등이 고의 볼넷을 내주고 돈을 받은 사실이 공개됐고 문우람은 지난주 구속됐다. 승부조작 파문이 한바탕 야구계를 휩쓸고 간 시점에 지상파 방송이 다시 이슈를 다뤘으니 팬들로선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의견은 둘로 극명하게 갈린다. 

언제나 그렇듯 ‘뿌리를 뽑자’라는 주장이다. 그간 거론됐던 선수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투수를 다룬 만큼 추적60분 제작진의 취재력, 브로커 정 씨의 폭로에 귀를 기울여보자는 의견이다.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팽팽히 맞선다. 지난달 18일 MBC PD수첩 내용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이유. 당시 방송을 본 베테랑 스포츠미디어 언론인이 “폭풍 전야에 직면한 게 프로야구인지 MBC PD수첩의 신뢰성인지 모르겠다”라고 비판 수위를 높일 정도였다.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한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측이 “PD수첩에 승부조작을 제보한 브로커의 주장을 전혀 검토하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브로커의 리스트업된 선수들은 승부조작에 가담하기 어려운 스타급들로 증거가 부족해 수사 결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승부조작은 프로스포츠를 망치는 주범이다. 

2011년과 2016년 휘몰아친 파문으로 야구판이 쑥대밭이 됐다. 언론은 사회적 공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체육계에 뻗친 검은 손을 막아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브로커의 말만 믿고 파장을 불러서는 안 된다. 철저한 팩트체크가 없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2차 폭풍인가, 마녀사냥인가. 추적60분의 보도가 야구계를 시끄럽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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