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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보다 재밌는 시사]② '뉴스룸'과 '썰전'의 인기 비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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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보다 재밌는 시사]② '뉴스룸'과 '썰전'의 인기 비결 분석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12.0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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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매일 방송되는 뉴스, 그것도 종합편성채널 뉴스 프로그램이 이렇게나 화제가 될 줄이야. 'JTBC 뉴스룸'은 어느새 지상파 부럽지 않은 영향력을 갖춘 뉴스가 됐다.

'뉴스룸'은 지난달 29일 방송 시청률 9.621%로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했고, 지난 9월, 잡지 '시사IN'이 실시한 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방송 프로그램' 항목에서 지상파 뉴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시청률에 이어 신뢰도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다.

◆ 프레젠테이션의 힘, "한 걸음 더 들어가는" 'JTBC 뉴스룸' 

'JTBC 뉴스룸'은 2014년 9월 'JTBC 뉴스9'가 개편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간대를 오후 8시로 옮기고 100분 확대 편성해 보다 심층적이고 다면적인 보도를 가능케 했다. 

대부분 뉴스는 '8시 뉴스', '9시 뉴스'처럼 방송 시간대를 간판에 세우고 그날의 새 소식을 전하는 데 그쳐 프로그램만의 개성을 찾기 힘들다. 그러나 '뉴스룸'은 앵커브리핑, 문화초대석, 팩트체크 등 '뉴스룸' 속 다양한 코너를 운영하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위), '팩트체크'(아래) [사진=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이밖에 해당 일자의 뉴스를 함축한 듯한 엔딩곡 선곡, 기자와 앵커가 대화하듯 주요 정치이슈를 요약 정리해주는 '비하인드 뉴스' 코너도 '뉴스룸'만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뉴스룸'은 마치 뉴스를 '프레젠테이션' 감상하듯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이 과정에서 넓은 스튜디오가 제대로 활용된다. 커다란 화면 위에 띄우는 그래픽으로 긴 설명을 대신하고, 앵커브리핑에서도 관련 화면을 띄워 시선을 사로잡는다.

수년간 지상파 뉴스 및 프로그램들의 흐름을 지켜봐 온 방송 관계자 A씨는 '뉴스룸'의 또다른 인기 요인으로 '앵커'를 꼽기도 했다. 수년간 '신뢰도 1위 언론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손석희 앵커를 비롯해, 그 분위기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A씨는 "'뉴스룸' 앵커들은 절대 튀는 의상을 입지 않는다. 옷에 시선을 가는 것을 막고, 내용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 같다"며 "말투 역시 절대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유지한다.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으로 비판받는 다른 종편 출연자들과 비교되는 부분이다"고 짚었다.

A씨는 "손석희, 안나경 등 '뉴스룸' 앵커들의 외모는 수려하면서도 믿음이 간다. 외모는 매일 뉴스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중요하다는 점에서 이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JTBC 보도국은 뉴스 내용 이외에 대해선 대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라 별다른 취재를 할 수 없었지만, 방송보도 변화에 바람을 몰고 온 '뉴스룸'의 힘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 원탁만 있으면 돼, 입으로 하는 '썰전'

매주 목요일 방송되는 JTBC '썰전'은 '이슈 리뷰 토크쇼'를 지향한다. 보수와 진보 대표 논객들인 전원책, 유시민이 출연해 현재 이슈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출연자들의 이야기와 자료화면이 교차 편집되며 진행돼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썰전'의 최근 성적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지난달 3일 자체최고시청률 9.287%를 찍은 것에 이어, 지난 1일 방송이 8.87%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갤럽이 조사한 '2016년 11월 한국인이 좋아하는 TV프로그램'에서는 '무한도전'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시사·교양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르는 저력을 뽐냈다.  

'썰전'에는 이준석, 이철희에 이어 전원책, 유시민이 출연 중이다. [사진=JTBC '썰전' 방송화면 캡처]

'썰전'은 여러모로 독특하다. 시사·교양 카테고리에 들어가지만, 예능 제작진이 만든다. 유명 논객들이 출연하지만, 살벌한 토론보단 격의 없이 친근하게 의견을 주고받는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프로그램 제목이 말해주듯, 논객의 '썰'(設)이다. 그렇기에 '썰전'에는 화려한 세트보다는 세 사람이 둘러앉을 원탁만 있다면 충분하다.  

'썰전'의 애청자 50대 시민 남동규 씨는 "원탁 세트 때문일까, 하루를 마치고 친구와 선술집에서 세상사는 얘기를 주고받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표현했다.

이 의견에 '썰전'의 이동희 CP는 "세 사람(김구라, 유시민, 전원책)이 굉장히 가깝게 앉아있지 않나. 술 한 잔하며 세상살이의 답답한 심경을 토로한다고 봐도 될 것 같다"며 수긍했다. 

그는 "조금은 사적인 공간에서 벌어지는 편한 토크를 지향했다"며 "보통 시사 프로그램은 다소 경직된 세트에서 웃음기나 감정 노출 없이 진행된다. 그러나 '썰전'의 경우 예능의 성격도 있기 때문에 지금의 방식으로 촬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MBC '라디오스타' 등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돌직구 공격 본능'을 발휘하던 김구라는 '썰전'에서만큼은 중심을 지키는 MC가 된다. 김구라는 두 논객의 가운데 앉아 질문을 던지고, 내용을 정리해가며 프로그램을 이끈다.

이동희 CP는 "논객(전원책, 유시민)의 답변에는 제작진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고 밝힌 뒤 "제작진은 대본에 관련 질문을 적어두는 정도이고, 답변 내용은 논객들이 따로 공부·취재를 해 채운다"며 토론 과정에 대한 팁을 귀띔했다.  

'썰전' 녹화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월요일 저녁에 3시간 이내로 녹화를 진행하고, 본 방송이 되는 목요일까지 편집에 집중한다. 이렇게 간단하게 보이지만, '썰전'은 '최신 소식'을 전하기 위해 최근 수차례 추가녹화를 진행했다. 지난 10월27일 방송에는 '최순실 게이트'가 갑작스럽게 터져 유시민, 전원책이 추가촬영해 보내온 동영상이 등장했고, 지난 1일에는 지난달 29일 청와대 담화문 발표 내용을 담기 위해 새벽에 긴급 녹화했다.

이동희 CP는 "가급적이면 가장 최신의 뉴스를 다뤄야 한다고 생각해서, 녹화 직전까지 아이템을 선정하고 대본을 작업한다"며 "주제 선정을 할 때도 논객들의 의견을 계속 참고한다"고 밝혔다. 이런 노력 덕분에 시청자들은 더 따끈따끈한 방송을 볼 수 있기도 하다. 

요즘 예능보다 더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그것이 알고 싶다’와 ‘뉴스룸’ 그리고 ‘썰전’, 세 프로그램이 앞으로도 계속 그 명성을 이어갈지 궁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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