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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Q] 수애·김영광, 고현정·조인성, 김희애·곽시양 세 커플의 공통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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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Q] 수애·김영광, 고현정·조인성, 김희애·곽시양 세 커플의 공통점은?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6.11.2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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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남녀상열지사 세태변화 실감..어떻게 봐야 할까?

[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우리 집에 사는 남자’의 수애와 김영광, ‘디어 마이 프렌즈’의 고현정과 조인성, ‘끝에서 두 번째 사랑’의 김희애와 곽시양 등 극 중 세 커플의 공통점은, 모두 여자가 연상, 남자가 연하인 ‘연상연하’ 로맨스를 그리거나 그렸다는 점이다.

요즘 드라마 속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커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같은 연상연하 커플 외에도 유부녀와 미혼남, 이혼녀 또는 미혼모와 총각 등 과거에는 쉽게 상상할 수 없는, 그래서 조금 비현실적으로 비쳐졌던 커플들이 극 중 자연스러운 ‘케미’를 뽐내고 있다.  

과거와 달리 최근엔 드라마 속에서 연상녀, 연하남 커플의 등장을 쉽게 볼 수 있다. 수애와 김영광은 현재 KBS 2TV 월화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에서 3살의 나이차를 가진 연상연하 로맨스를 그리고 있다. [사진 = ‘스포츠Q’ DB]

◆ ‘연상연하’ 커플의 변천사… 2005년 ‘김삼순’·‘올미다’ 3살, 2014년 ‘밀회’ 20살

드라마 속 ‘연상연하’ 커플이 큰 히트를 친 것은 약 10년 전쯤이다. 당시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한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은 2005년, 지현우를 ‘연하남’의 이미지로 각인시킨 KBS 2TV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2004년 말~2005년 방영됐다. 

같은 맥락으로 ‘누난 내 여자니까’란 가사로 전국의 ‘누나’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승기의 노래 ‘내 여자라니까’ 발표 시기 또한 2004년이었다. 두 드라마 이전에 김하늘과 김재원이 출연했던 MBC ‘로망스’가 2002년에 방영됐지만, 해당 드라마는 ‘연상연하’보다는 ‘선생과 학생’의 풋풋하면서도 설레는 로맨스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지금까지도 ‘내 이름은 김삼순’과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연상연하를 대표하는 드라마로 기억된다. 특히 주목할 만 한 점은, 드라마가 큰 화제를 모았던 것에 비해 극중 남녀주인공의 나이차는 그리 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의 김선아는 극중 30살, 현빈은 27살,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예지원은 31살, 지현우는 28살로 설정됐다. 요즘 드라마 속 파격설정에 비하면 3살의 나이차는 다소 ‘얌전’하게 느껴진다.

지난 2014년 방송된 JTBC 드라마 ‘밀회’에서는 실제로 20살의 나이차가 나는 김희애와 유아인이 연상연하, 유부녀와 총각의 파격적인 로맨스를 그려 많은 화제를 모았다. [사진 = JTBC 종영드라마 ‘밀회’ 화면 캡처]

현재는 10살의 나이차를 훌쩍 뛰어넘는 드라마 속 연상연하 커플도 종종 나타난다. 지난 2014년 jtbc에서 방영한 ‘밀회’에서는 극중 40세의 김희애와 20세의 유아인이 파격 로맨스를 그렸다. 20살의 나이차는 지금도 쉽게 볼 수 있는 설정은 아니지만, 이들은 나이차를 뛰어넘는 아찔하고 긴장감 있는 ‘연상연하 케미’를 통해 시청자들을 납득시켰다. 

◆ 유부녀·총각, 이혼녀·총각 커플 등 ‘금기’ 깬 로맨스도 봇물 

연상연하 설정 외에 이를 뛰어넘는 또 다른 형태의 커플들도 눈에 띈다. 유부녀와 미혼 남성, 이혼녀 또는 미혼모와 총각 등 ’현실의 벽‘을 넘어선 설정의 커플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이런 커플들은 다소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는 아침드라마에서 이따금 목도된다. 

현재 방영 중인 SBS 아침드라마 ‘사랑이 오네요’에서는 결혼은 하지 못한 채 아이만 있는 미혼모 김지영이 총각인 고세원과 러브라인을 이루고 있다.  

지난 8월 말 종영한 tvN ‘굿와이프’에서도 전도연과 윤계상이 유부녀와 싱글남의 로맨스를 깊이 있게 그려 호평을 받았다. 지난달 말 종영한 MBC ‘좋은 사람’과  jtbc ‘판타스틱’에서는 이혼녀 우희진과 싱글인 현우성의 로맨스를, 극 중 36살의 유부녀 박시연과 29살로 설정된 미혼 변호사 지수의 애틋한 사랑이 연출되기도 했다.  

올해 방송된 ‘굿와이프’에서의 전도연과 윤계상은 유부녀와 총각의 로맨스를 그렸다. [사진 = tvN 종영드라마 ‘굿와이프’ 화면 캡처]

연상연하 커플과는 달리 아직 사회적으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유부녀와 미혼 남성 커플의 경우에도 드라마에서는 이를 부정적인 이미지 혹은 불륜과는 다르게 묘사했다. 

‘밀회’의 안판석 PD가 당시 “우리들은 두 사람의 사랑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인가'란 질문을 하며 스스로를 반성하고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시청자들은 ‘금기’를 깬 드라마 속 커플들을 보며 색다른 재미와 흥분, 새로운 시각과 위안을 동시에 얻기도 한다. 

◆ 드라마 속 커플형태가 점점 진화하는 이유?

그렇다면 우리네 현실은 어떨까? 연상연하 커플은 실제 연예계에서도 적지 않다. 9살 차의 백지영과 정석원, 8살차를 극복한 한혜진과 기성용, 김가연과 임요환 등을 보면 2살 연하의 도경완과 결혼한 장윤정은 별 일도 아니다. 수차례 결혼설이 불거진 비와 김태희, 얼마 전 3살 연상의 한보름과 열애를 인정한 FT아일랜드의 이홍기 등도 연상연하커플이다.  

대중에게도 주변에서 연상연하 커플을 보는 것이 낯선 일이 아니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초혼인 부부 가운데 여성이 연상인 커플은 2009년 3만 3800명에서 2013년 4만 1300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시 통계는 초혼부부 중 여성이 연상인 커플이 1993~2013년 8.9%에서 15.5%로 6.6%p 증가했다고 말해 준다. 

드라마 속 ‘연상연하’ 등 다양한 형태의 커플이 등장하는 것을 우리 사회의 반영으로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2월 간통죄가 62년 만에 폐지되면서 그동안 금기시 됐던 유부녀 또는 유부남과의 불륜도 주요 소재로 떠올랐고 다른 시선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또 드라마의 주시청자인 구매력 높은 여성들의 입맛을 고려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드라마는 단순 오락적 기능도 하지만 현실을 도피할 수 있는 판타지를 선사하고, 그 판타지가 주시청자들의 대리만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연예계에서도 연상연하 커플을 많이 볼 수 있다. 연상연하 커플이 증가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드라마에도 반영되고 있다. 사진 속 인물은 8살의 나이 차이를 가진 김가연과 임요환. [사진= ‘스포츠Q’ DB]

드라마 관계자는 “요즘 사랑을 하는데 있어 나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실에서도 예전과 달리 연상연하커플이 증가하고 있고, 이제 대중에게 그 설정이 낯설지 않기 때문에 드라마에서도 많이 등장하게 됐다. 연상연하 등 다양한 형태의 커플이 주는 색다른 케미스트리 때문에 극중 파격적인 설정이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그 밖에,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로 인한 영향력 증대, 케이블과 종편채널의 가세로 인한 드라마시장의 경쟁 격화로 점점 자극적이고 파격적인 소재 채택 등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 향후 드라마 속 커플유형, 더 트렌디하고 더 파격적으로! 

올해는 유독 다른 장르에 비해 MBC ‘쇼핑왕 루이’, SBS ‘질투의 화신’, KBS 2TV ‘태양의 후예’, ‘구르미 그린 달빛’, tvN ‘또 오해영’ 등과 같은 로맨스와 로맨틱코미디 장르 드라마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그러나 모든 로맨스물이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극 중 남녀상열지사가 뻔한 그림으로 흘러가지 않을 때 시청자들이 주목한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평범하지 않은 커플의 등장은 로맨스 물 성공의 잣대이기도 하다.  

올해는 유독 로맨스, 로맨틱코미디장르를 가진 드라마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사진 속 인물은 KBS 2TV 종영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남녀주인공 박보검과 김유정. [사진 = ‘스포츠Q’ DB]

드라마 업계 관계자는 “드라마 속 커플들은 어떤 캐릭터들끼리 만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다. 연상연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여성스런 연상녀와 박력 넘치는 상남자 연하남이 만나 설렘을 자극하기도 하고, 포스 넘치는 연상녀와 ‘펫남’ 같은 연하남의 만남도 색다르다. 이처럼 커플들의 나이 설정은 캐릭터간의 관계에 매력을 증폭시키는 조미료 역할을 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나이 설정을 가진 다양한 형태의 커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양한 유형의 커플은 드라마를 비롯해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많은 분야에서 나타날 전망이다. 시대의 흐름에 소비자 입맛이 변하듯 드라마를 찾는 시청자들의 니즈(needs)도 변하기 때문이다. 향후 더 트렌디하고 더 파격적으로 변할 극 중 남녀상열지사의 미래가 궁금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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