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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보다 재밌는 시사]① '그것이 알고 싶다' '뉴스룸' '썰전'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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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보다 재밌는 시사]① '그것이 알고 싶다' '뉴스룸' '썰전'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12.03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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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언론인의 역할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가능한 한 재밌게 만드는 겁니다. 물론 어려운 일입니다. 예술가와 같은 일이지요. (중략) 하지만 저는 북극의 빙산이 녹는 것을 어떻게 하면 톱스타의 각선미만큼이나 흥미롭게 만들 수 있을지를 언론사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1월,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언론인의 역할에 대해 이처럼 강조했다. 언론의 역할은 그저 뉴스를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넘어 '재밌게' 만드는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가십뉴스가 판치는 요즘 귀기울일만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그 뒤 얼추 2년 후, 한국 언론의 현실은 어떨까? '최순실 게이트'라는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관련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시청자들의 관심 역시도 드라마, 예능 등 연예 콘텐츠보다는 뉴스, 시사프로그램에 맞춰져 있다.

그중에서도 요즘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특히 선전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 종합편성채널 JTBC의 '썰전'·'뉴스룸' 등이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JTBC '뉴스룸' '썰전']

온라인 뉴스, 블로그, 커뮤니티, 트위터, 동영상 등을 토대로 누리꾼 반응을 분석하는 굿데이터 코퍼레이션에 따르면, 11월 4주차 비드라마 부문 TV출연자/이슈 화제성 순위에서는 '그것이 알고 싶다'가 1위를, '썰전'이 3위를 차지했다. MBC의 '무한도전' '복면가왕' 등 인기 예능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선전이 아닐 수 없다.  

시청자들은 왜 예능보다 이들 시사프로그램이 재밌다고 입을 모아 말할까? 물론 매일매일 의혹이 쏟아지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혼돈의 정국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외에도 제작진의 깊은 취재력과 개성 있는 콘텐츠가 한 몫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콘텐츠 뿐 아니라 이들 프로그램의 포맷과 전달방식에는 고유의 힘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저기서 같은 정보가 쏟아져도, 시청자들은 이들 프로그램에 유독 열광하기 때문이다. 알랭 드 보통의 말처럼 이들 제작진들은 '예술가가 되어' 뉴스를 전달한 것은 아닐까?

◆ 중년탐정 김상중, 코난 부럽지 않은 '그것이 알고싶다' 

매주 토요일 밤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 싶다'는 SBS 간판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다. 지난 1992년 시작돼 오랜 시간 시청자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사라진 약혼자', '엽기토끼 살인', '문경 십자가 죽음의 미스터리' 등 다양한 사건이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재조명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간단히 말하면 '추리영화'같은 구성이다. 제작진이 주제와 관련된 근거와 질문을 하나씩 던지면, 시청자들은 제작진의 추적에 동참한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화면 캡처]

박진홍 CP(책임 프로듀서)는 "방송 초기, 1대 진행자인 문성근이 진행했을 때에도 '그것이 알고 싶다'는 '탐정 사무소' 콘셉트였다"고 밝혔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세트장은 탐정의 서재처럼 구성돼 있다. 2008년 3월 진행을 시작해, 올해로 9년째 진행을 맡고 있는 김상중은 만화 '소년탐정 김전일'을 패러디한 '중년탐정'이란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김상중은 자리에 앉기보다, 서서 시청자들에게 말을 건넨다. 세미 정장 차림으로, 어느 정도 예의를 지키면서도 금방이라도 출동할 수 있을 듯한 형사, 탐정과 같은 모습이다. 

박진홍 CP는 "추리소설이 단서를 던지듯, '그것이 알고 싶다' 역시 사건의 단서를 차례차례 제공한다. 시청자가 함께 사건을 추적하고 의문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등장하는 단서는 다양하다. 사진·영상·음성부터, 관계자 증언, 이해를 돕기 위한 재연 드라마까지. 일목요연한 기록들과 새로운 취재내용이 촘촘하게 엮인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김상중은 핵심을 언급하거나 질문을 던지며, 시청자가 보다 능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로써 시청자는 '그것이 알고 싶다'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제작진과 함께 적극적으로 추리하게 된다. 시청자를 추리극의 한복판으로 끌어오는 방식이다. 

박진홍 CP는 "어떤 단서가 등장하는지, 또 그 단서들이 서로 얼마나 잘 맞물리는지에 따라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시청자들의 평이 좋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들 때문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는 최근 하나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달 19일 방송된 '대통령의 시크릿' 편이 시청률 19%(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평소 8%대 시청률을 보였던 '그것이 알고 싶다'로서 놀라운 수치였다.

이어 보기- [예능보다 재밌는 시사]②  ‘뉴스룸’과 ‘썰전’의 인기 비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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