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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Q] 김건모 박수홍 허지웅의 '미운우리새끼', 관찰예능의 매력과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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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점Q] 김건모 박수홍 허지웅의 '미운우리새끼', 관찰예능의 매력과 진화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12.1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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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1인 가구 관찰예능이 예능계의 대세다?!

'미운우리새끼'가 현재 금요일 심야예능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 중인 것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SBS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미운우리새끼'는 기존의 관찰 예능 방식에 가족예능의 매력을 더해 시청자들에게 큰 지지를 얻고 있다. 김건모 박수홍 허지웅 토니안과 그들의 어머니가 출연해 쏠쏠한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는 '미운우리새끼'는 심야 예능 시청률로는 드문 1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연일 화제를 몰고 있다.

'관찰 예능'은 다른 예능에서 도구에 머물렀던 '관찰'이라는 형식이 예능의 주된 소재로 나온 예능이다.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며 관찰 카메라로 일상을 지켜보는 예능이다.

'관찰예능'의 대세를 이끈 MBC '나혼자산다'와 SBS '미운우리새끼' [사진 = MBC·SBS 제공]

1인 가구 관찰 예능에 포문을 연 것은 MBC '나 혼자 산다'다. 2013년 3월 첫 선을 보인 '나 혼자 산다'는 다양한 연예인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관찰 카메라로 비추며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관찰 예능' 포맷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은 아니다. KBS1TV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관찰카메라를 이용, 아버지의 육아를 관찰하는 형식을 선보였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는 커플 예능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신혼집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두 사람을 '관찰'한다는 점에서는 관찰예능 형식의 원형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시대의 현실에 발맞춰 등장한 예능이다. 그동안 스타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은 스타들의 화려한 라이프 스타일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나 혼자 산다'는 톱스타가 아닌, 무명 연예인들의 일상을 포착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화려한 맨션에 사는 스타가 아닌 옥탑방에 살거나 좁은 원룸에 사는 연예인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현재 1인 가구 세대라고 불리는 2030세대와 닮은 라이프 스타일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현재 서울에서 독거 중인 20대 직장인 여성 김씨는 "'나 혼자 산다'는 소박한 일상의 이야기를 다룬다. 소박한 이야기를 따뜻한 카메라의 시선으로 비추고 이 점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한다"고 '나 혼자 산다'의 흥행 이유를 분석했다.

그러나 '나 혼자 산다'는 최근 시청률 부진을 겪고 있다. 서울 내 산 중턱에 자리 잡은 김반장의 오두막 라이프, 터키에서 활약 중인 배구여제 김연경 등 이색 스타들의 일상을 조명하며 최근 닥친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나 혼자 산다'는 최근 사회적 화두인 1인 가구의 생활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관찰예능'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사진 = MBC '나 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

'미운우리새끼'는 관찰예능의 영역에 가족예능의 영역을 결합,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미운우리새끼’는 '나 혼자 산다'가 개척한 1인 가구 관찰예능을 효과적으로 응용한 사례다. 

'나 혼자 산다'가 젊은이들에게 익숙한 1인 가구를 보여줬다면 '미운우리새끼'는 전 연령대의 지지를 얻기 위해 패널로 김건모 박수홍 허지웅 토이안 등 스타의 어머니를 출연시켰다.

보통 VCR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 패널들은 방송인들이 주가 되기 마련인데 '미운우리새끼'는 이와 같은 형식에 반전을 꾀했다. '나 혼자 산다'와 '미운우리새끼', 두 1인 가구 관찰예능은 아이러니하게도 동시간대인 금요일 심야에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대중문화 평론가는 "'미운우리새끼'는 1인 가구 관찰 예능이라는 점에서 '나 혼자 산다'를, 관찰 카메라로 일상을 공유하고 가족과 가까워진다는 점에서 '동상이몽'을, 어머니들의 입담이 돋보인다는 점에서 '자기야-백년손님'과 닮아 있다"고 평가했다.

'미운우리새끼'는 화제성과 시청률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의 시선 또한 없지 않다. 한마디로 ‘행복한 결혼 이데올로기’의 강요다. 

'미운우리새끼'는 혼자 사는 아들의 삶을 어머니에게 보여주는 방을 이용, '나 혼자 산다'와는 다른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사진 = SBS '미운우리새끼' 방송화면 캡처]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현 시대 속에서 어머니의 시선으로 결혼만을 강조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일부의 지적이다.  또 김건모 박수홍 허지웅 토니안 등 '미운우리새끼'의 출연진은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고, 부모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하고 있을 정도로 여유로운 경제적 여건을 가지고 있는데도 단지 결혼을 안했다는 이유로 '철이 덜 든 어른'으로 포장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김건모는 게임 마니아로 동호회에도 출석하는 등 취미에 열심인 모습을 보이지만 그의 어머니는 "저러니 결혼을 못한다"며 아들의 취미생활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허지웅의 피규어 수집이란 취미 역시 "아이 같은 행동"으로 어머니들의 시선에 의해 쉽게 폄하된다.

시끌벅적한 ‘리얼 버라이어티’에 대한 피로도의 반작용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1인 가구 관찰예능, 대중의 ‘훔쳐보기’ 욕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거나 스타 사생활의 상품화라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대중들에게 얼마나 많은 공감과 위안을 줄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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