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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무한도전'의 '다큐화'? '청룡'의 김혜수로 추측하는 '국민예능'의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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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무한도전'의 '다큐화'? '청룡'의 김혜수로 추측하는 '국민예능'의 '최선'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6.11.27 0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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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지난 25일 열린 제37회 청룡영화상에 등장한 김혜수의 모습은 의외였다. 그동안 늘 큰 시상식에선 세련되면서도 파격적인 의상을 선택했던 그였기에, 온몸을 감싸는 ‘블랙정장’은 대중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김혜수의 ‘블랙정장’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 것으로 해석되며 대중의 반응을 뒤집었다. 온몸을 싸맨 검정색 의상이 최순실 씨 국정농단 사태 등과 관련한 어지러운 시국을 반영한 것으로 추측된 것이다.

다음날인 26일 ‘토요일’에는 5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무한도전’이 방송되는 오후 6시20분에도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같은 시각 SBS와 KBS 1TV에서는 촛불집회와 관련한 뉴스를 보도했다.

‘무한도전’  [사진 = MBC 예능 ‘무한도전’ 화면 캡처]

MBC에서는 촛불집회와 무관한 ‘무한도전’(기획 전진수·연출 김태호 조욱형 제영재 오미경)이 제시간에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정준하와 박명수가 북극곰을 만나는 모습을 통해, 지구온난화의 실태와 북극곰의 멸종위기를 알렸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룬 만큼 이날의 ‘북극곰의 눈물’ 특집은 ‘다큐’의 분위기를 풍겼다. 일부의 누리꾼들은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무한도전’이 504회 ‘그래비티’부터 506회 ‘역사X힙합 프로젝트 위대한 유산’을 각각 2회씩 진행하는 등 약 5주에 걸쳐 ‘교양’의 성격을 띠는 것을 반겨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이날 내용과는 별개로 현재의 시국을 반영하지 않은 채 ‘예능’이 그대로 방송되는 것이 불편하다고 지적하는 일부의 누리꾼들도 있었다. 매주 토요일마다 집회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웃음과 재미를 중심으로 하는 ‘예능’ 방송이 시국과 어울리지 않다는 의견이었다. 

누리꾼들의 반응처럼 몇 주간 ‘무한도전’에서는 ‘큰 재미’를 찾아보긴 어려웠다. 이 상황에서 방송을 이어가는 것 또한, 불만을 토로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무한도전’이 ‘예능’이 아닌 ‘다큐’의 분위기를 낼 수밖에 없던 이유가, 김혜수의 ‘블랙정장’과 비슷할 거란 추측이 나오며 시청자들의 반응은 조금씩 달라졌다.

‘국민예능’인 ‘무한도전’은 쉽게 결방을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마냥 ‘가벼운 웃음’만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즉 시국의 분위기상, ‘무한도전’은 낮은 채도의 웃음을 선사할 수밖에 없는 ‘다큐화’를 최선의 선택지로 정한 것이다.

다음 주에도 ‘무한도전’에서는 ‘북극곰의 눈물’ 두 번째 얘기가 전파를 타며 이날의 방송과 비슷한 분위기를 낼 것으로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무한도전’의 ‘진짜 재미’는 언제쯤 다시 만나볼 수 있을까? 어쩌면 시국이 좋은 방향으로 변하는 날이, ‘무한도전’에서의 ‘빅재미’가 다시 찾아오는 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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