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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운동 vs 공부’ 이분법적 학교체육은 그만, 학습하는 스포츠인의 길을 묻다2016 학교체육진흥 포럼...스포츠클럽의 발전, 선수들 학습관리기구 등 방안 모색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2.07 21:05 | 최종수정 2016.12.07 22: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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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사진 안호근 기자] 한국 스포츠는 철저히 엘리트 인재 양성 중심의 학교 운동부 체육 위주로 성장해왔다. 능력 있는 선수에게 투자를 집중해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목표로 하는 것에만 관심을 뒀다.

그 결과 국제무대에서 스포츠 강국으로 올라섰지만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을 제외한 학생들을 위한 체육정책은 상대적으로 등한시됐다. 그에 대한 자성으로 학교 스포츠클럽 등을 통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 하다.

▲ 7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6 학교체육진흥 포럼에서 참가자들이 지정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대한체육회 제공]

지난 3월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통합하는 대한체육회가 새로 출범했다. 스포츠 통합 시대에 학교체육의 나아갈 길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가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렸다. 300여 명 안팎의 많은 청중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개최된 2016 학교체육진흥 포럼에는 체육학을 가르치는 대학 교수들과 학교체육의 일선 지도자들, 시도교육청의 장학사, 언론 등이 머리를 맞댔다.

◆ 스포츠클럽 수준별 리그 운영-선수 학사관리 기구 설립 필요성 절실

주제발표를 맡은 손천택 인천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통합 대한체육회와 학교체육의 나아갈 길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했다. 정과체육을 밑바탕에 두되, 학교 스포츠클럽을 경기능력에 따라 1, 2, 3부 리그로 나눠 운영하며 최우수 스포츠 클럽은 학교 운동부와 경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렇게 되면 학교 운동부 선수들과 경쟁을 통해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효과를 얻기 위한 과제도 제시했다. 손천택 교수는 “정부의 특별 교부금을 활용해 체육시설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종합 체육시설을 학교 내에 건립토록 해야 한다”며 “전문성 있는 체육지도자 선발과 교육, 배치 등이 필요하며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에서도 나서서 예산 확보에 힘써야 한다. 대한체육회에서만 나서서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발제자로 나선 황교선 경기도교육청 장학관은 “학교체육이 위기라고 하지만 오히려 물을 만났다고 생각한다”며 “2007년 도입 초창기만 하더라도 지도교사들의 이해도 부족했고 학교 공동체의 참여의지도 따라주지 못했지만 현재는 380만 명이 참여할 정도로 거대한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발전도 미래 비전이 없다면 도태되기 쉬운 것이 현실. 황 장학관은 기본 시스템 변화, 인프라 구축, 학생 중심으로 인식 변화, 안정적 예산 지원을 두루 강조하면서도 종합 운영 기구를 창설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황교선 장학관은 “가칭 학교체육연맹을 설립해야 한다.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를 운영하고 있다”며 “스포츠클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이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상설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 손천택 인천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학교 스포츠클럽을 실력에 따라 1, 2, 3부로 나눠 학교 운동부와 경쟁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정토론의 패널로 나선 정재용 KBS 스포츠기자는 “초등학교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농구팀이 한 스포츠클럽과 연습 경기에서 진 사례가 있었다”며 “아직 둘 사이의 격차는 크지만 스포츠클럽을 중심으로 한 하부 구조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성장하고 있는 스포츠클럽을 통해 엘리트 체육 선수들을 발굴하면서 학교 체육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되 주말리그 등을 통해 공부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학교체육연맹 같은 기구의 필요성에도 동감했다.

◆ 해외 우수 사례-여학생 체육 발전 방안에서 길을 찾다

전용관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는 스포츠클럽의 활성화와는 달리 운동부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일본은 학생대비 37%가 운동선수로 등록돼 있지만 한국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만큼 선수층이 얇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말했다.

중,고교 진학과정에서 학업에 대한 욕구를 채워줄 수 없고, 성공 또한 보장할 수 없는 운동선수의 길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 전 교수는 문제점 보완을 위해 해외 사례를 들었다.

전용관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 당국이 협력해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해 중학생의 63.4%, 고등학생의 43.2%가 부카츠(학교체육클럽)에 참여토록 해 폭넓은 선수 풀을 갖췄다. 미국은 철저하고 투명한 학사관리를 통해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육성하고 있다.

전 교수는 “한국은 엘리트 선수들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특장점이 있다”며 “영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은 캐나다의 사례를,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는 일본과 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한다면 한국의 학교체육에 놀랄만한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전용관 연세대 스포츠응용산업학과 교수는 일본, 미국, 캐나다, 독일 등의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학교체육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윤선 상명대 체육학과 교수는 여학생체육 활성화를 강조했다. 한국의 체육 시스템이 아직 여학생들이 활발히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구조화된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진단이다. 오 교수는 “조사 결과 교사들은 여학생들이 체육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여학생들은 적극성과 관심도 면에서 남학생들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다만 현행 체육교과에 대한 만족도가 남학생에 비해 낮은 이유는 여학생들의 수준을 고려하지 않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오윤선 교수는 제도와 학교체육 운영의 개선을 통해 여학생들의 체육활동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도 개선을 위해 학교체육의 정책 운영을 위한 체계적인 기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촉구했고, 교사들의 양성평등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운영 개선을 위해서는 여학생 체육전담교사의 배치, 스포츠클럽 체험기간 증대 등을 제시했다.

참가자들이 대체적으로 뜻을 함께한 가운데 성문정 한국스포츠개발원 수석연구원은 색다른 시각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스포츠클럽 만능주의 분위기가 있다”며 “또 학습권 보장에 대한 위반 시 처벌 규정 등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특기생 선발 방식도 개선돼야 한다. 한국프로야구의 스타 황재균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기 위해 쇼케이스를 열었다. 차라리 공개선발 방식으로 진행하면 좋을 것”이라며 “감독 1인 중심으로 선수를 선발하는 현행체제로는 입시비리를 근절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성문정 연구원은 새로운 제도 등의 도입만큼 눈앞에 산적한 작은 문제부터 보완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는 접근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취재 후기] 한국 체육은 ‘성과 만능주의’의 길을 걸어왔다. 많은 학생들이 운동을 즐기는 것보다는 우수 선수들을 육성하는 것에 집중해왔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뭣이 중헌디’라는 말이 유행어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올림픽 금메달 하나 더 따는 게 국민의 삶에 무슨 큰 이득을이 되는가”라는 말이 체육계에 밀려들고 있다. 이날 포럼은 체육이 다수의 보편적인 삶에 안겨줄 긍정적인 면을 그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체육계 종사자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하루 빨리 하나하나 실현되길 기다린다.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안호근 기자  oranc317@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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