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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마다 토트넘 알리 멀티골 트리플, 이런 '박싱데이의 지배자'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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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마다 토트넘 알리 멀티골 트리플, 이런 '박싱데이의 지배자' 또 있을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1.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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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손흥민 토트넘 전술 변화 이후 주춤, 알리-에릭센은 놀라운 반등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델레 알리(21) 멀티골과 크리스티안 에릭센(25)의 멀티 어시스트에 토트넘 핫스퍼가 웃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절대 강자 첼시를 무너뜨렸다.

알리는 5일(한국시간) 첼시와 EPL 안방 경기에서 3경기 연속 멀티포를 쏘아 올렸다. 알리가 멀티골로 주연을 맡을 수 있었던 것은 특급 조연 에릭센의 공이 컸다. 에릭센은 2도움을 올렸다.

알리와 에릭센이 해리 케인과 함께 토트넘의 극강 트리오로 완벽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듀오 알리와 에릭손의 활약에 손흥민(25)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손흥민이 4경기 연속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오르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던 지난해 9월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손흥민은 당시 중앙 미드필더로 나선 알리, 에릭센과 공존하며 맹활약했다. 특급 지원은 에릭센과 알리가 맡고, 손흥민이 멀티골로 화답하는 식이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이후 4-3-3, 4-1-4-1 포맷 등을 들고 나오기도 했으나 손흥민과 알리, 에릭센의 포지션 중복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주로 손흥민이 왼쪽 공격측면, 알리와 에릭센이 중앙 공격 포지션에 자리잡았다. 손흥민이 최전방 공격수, 에릭센이 측면으로 옮기기도 했지만 무리 없이 공격의 공유를 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초부터 포체티노 감독이 커다란 전술 변화를 보였다. 수비 라인에서 스리백을 사용하기도 했고 포백을 사용하더라도 기존에 측면을 적극 활용해 공격을 풀어가던 것과 달리 허리에 숫자를 늘려 중앙을 탄탄히 하는데 주력했다. 자연히 측면 자원인 손흥민의 입지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이후 손흥민은 골을 넣은 스완지 시티, 사우샘프턴전을 제외하고는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평점도 자연히 낮게 나타났다. 골을 넣은 경기는 모두 익숙한 위치에서 뛴 경우였다.

반면 첼시전에서 보여주듯이 멀티골의 알리와 특급 도우미로 거듭나고 있는 에릭센은 날아오르고 있다. 특히 알리의 최근 기세가 무섭다. 알리는 최근 한 달 7경기에서 7골을 넣었다. 몰아치기를 통해 지난 시즌 33경기에서 기록한 10골을 19경기 출전만에 수확했다. 지난 시즌 득점왕 케인과 팀내 득점 공동 1위, EPL 득점랭킹에서 7위다.

알리는 지난해 12월 18일 번리전에서 2개월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하더니 이후 12월 28일 사우샘프턴전, 지난 1일 왓포드전, 이날 첼시전까지 모두 2골씩 멀티골 퍼레이드를 펼치며 상종가를 쳤다. 알리는 올 시즌 멀티골을 모두 최근 3경기, 박싱데이에서만 나흘마다 수확해낸 것이다. 

알리는 멀티골 경기수로만 놓고 볼 때도 케인과 같은 3회로 멀티골 2회를 기록한 손흥민을 제쳤다.  

멀티골을 포함해 12월 3골을 따낸 알리는 PFA(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가 선정한 '12월의 선수' 후보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아담 랄라나 등과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에릭센도 지난해 11월 초 이후 12경기에서 5골 5도움을 기록했다. 알리는 올 시즌 리그에서 10골 1도움, 에릭센은 5골 7도움을 올리고 있다. EPL 어시스트랭킹 3위. 

이들 모두 전술 변화 이후 더욱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반면 손흥민은 6골 3도움 중 이 기간 12경기에서 2골 1도움에 그쳤다.

이날 첼시전에도 토트넘은 3-4-2-1 포메이션을 사용했고 손흥민은 알리와 에릭센에 밀려 후반 막판 교체 투입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좌절할 때는 아니다. 포체티노 감독은 약팀과 경기에는 손흥민에게 익숙한 4-2-3-1 혹은 스리백을 사용하더라도 투톱 전략을 사용하곤 한다. 

올 시즌 팀내 득점 3위(6골)인 손흥민이 원정경기에서는 무려 5골을 수확했고 이중 2경기에서 멀티골을 보여준 것도 포체티노의 선택과 집중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손흥민으로선 당장 알리의 멀티골과 특급 조력자 에릭센의 도움 배달 상승세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지만 '포체티노 시프트' 속에서 기회가 찾아올 때 확실한 존재감을 보인다면 다시 출전 기회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교체로 투입돼 원더골을 터뜨렸던 사우샘프턴전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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