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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이정수, 반복된 실패로 더욱 단단해진 '맏형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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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이정수, 반복된 실패로 더욱 단단해진 '맏형의 품격'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2.08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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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벌 논란 중심-소치 올림픽 출전 좌절, 제2의 전성기 맞아 평창 금 정조준

[태릉=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꿈의 무대’에 꼭 서고 싶습니다.”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맏형' 이정수(28)의 마음가짐이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2관왕에 올랐지만 이정수에게 여전히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이정수는 8일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열린 쇼트트랙 미디어데이에서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부상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준비를 많이 했다. 조그만 실수도 나와서는 안 된다. 과거의 경험들이 지금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7년 전 캐나다 밴쿠버 올림픽 남자 쇼트트랙의 주인공은 단연 이정수였다. ‘이정수 시대’가 열리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곽윤기와 함께 파벌 문제에 휘말려 6개월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후에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는 대표팀 선발전에서도 탈락했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가던 이정수가 부활했다. 지난해 11월 솔트레이크 시티 월드컵 1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이정수는 12월 잇따라 열린 상하이, 강릉 대회에서는 1500m에서 모두 정상에 올랐다.

시련을 딛고 일어선 이정수는 자만하지 않았다. 이정수는 “아직 세계선수권과 대표 선발전도 치르지 않았다.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며 “국내에서 최초로 열려 더욱 뜻깊은 평창 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남자 대표팀 최고참으로 태극마크를 단 이정수는 주장 역할도 함께 소화해야 한다. 올림픽 2관왕 출신 베테랑이지만 몸을 한껏 낮췄다. 이정수는 “후배들에게 따로 조언할 게 없다. 선수들 모두 잘 준비하고 있다. 올림픽을 위해 가진 것을 전부 쏟아 붓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곱상한 외모로 인기몰이를 하던 앳된 얼굴은 여전했지만 표정에서는 사뭇 결의가 느껴지기도 했고 듬직함이 묻어나왔다. 소치 올림픽에서 남자 대표팀이 ‘노골드’의 수모를 겪었기에 이정수의 각오는 더욱 남달랐다.

이정수는 “평창 대회는 홈에서 열린다. 나를 비롯한 선수들이 메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 함께 연구하고 훈련하고 있다.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서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던 신다운과 박세영은 당시 실패 원인을 ‘방심’과 ‘경험 부족’으로 꼽았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자존심 회복에 나서는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에 ‘산전수전’을 겪은 이정수의 경험은 큰 자산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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