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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WBC 이스라엘-네덜란드 통해 드러난 한국야구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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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WBC 이스라엘-네덜란드 통해 드러난 한국야구 민낯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3.0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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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3할 타자가 그렇게 많은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본선 2경기에서 단 1점을 내는 게 한국야구의 현주소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6,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WBC 1라운드에서 19이닝 동안 13안타 10사사구로 겨우 한점만 뽑고 2연패를 당했다.

상대는 일본, 미국, 푸에르토리코, 도미니카 공화국, 베네수엘라 등 메이저리거가 대거 포진한 나라가 아니라 야구 변방으로 여겨지는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였다.

한국이 자랑하는 강타자 이대호(롯데)와 김태균(한화)은 도합 15타수 1안타에 머물렀다. 둘의 몸값(4년 기준)을 합치면 234억원(이대호 150억, 김태균 84억)이다. 최형우(KIA, 4년 100억)를 비난할 게 아니다.

이틀간 병살타 5개가 나왔다. 이용규(한화), 허경민(두산), 서건창(넥센), 김태균, 손아섭(롯데)까지 ‘한 야구’한다는 이들이 절체절명의 상황서 맥 끊는 타구를 양산하고 말았다.

이스라엘을 상대로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두산), 심창민(삼성), 이현승(두산), 임창민(NC), 임창용(KIA) 등 KBO리그 수준급 투수들은 무려 9사사구를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김인식 감독은 7일 네덜란드전을 마치고 “실력 차가 분명히 난다”며 “상대 투수가 우리보다 훨씬 좋아 치기가 힘들었다. 수준급”이라고 패배를 깨끗이 시인했다.

추신수(텍사스) 강정호(피츠버그) 류현진(LA 다저스)에 이어 김현수(볼티모어) 박병호(미네소타) 황재균(샌프란시스코)에 이르기까지 자꾸 메이저리거를 배출하니 눈높이는 높아졌다.

2016 KBO리그 타격 순위표에 3할 타자가 40명에 이르렀고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더스틴 니퍼트(두산) 한명이다보니 교타자가 많다는 큰 착각 속에 리그가 진행됐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124승에 빛나는 제이슨 마르키스, 일본프로야구(NPB) 정상급인 네덜란드 선발 릭 밴덴헐크를 제외하면 그렇게 대단한 투수도 아니었는데 한국은 못 쳤다.

우규민을 상대로 초대형 투런 홈런을 작렬한 쥬릭슨 프로파(텍사스)는 “인상적인 한국 선수를 꼽아달라”는 한 기자의 요청에 “모두 다, 사실 우리 팀에 집중하느라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이가 얼마나 될까. 앞서 언급한 코리안 메이저리거 말고는 KBO리그 선수들의 경쟁력이 여실히 드러난 2017 WBC다.

8회초 김태균의 병살타가 나오자 고척 스카이돔을 메운 야구팬들은 하나 둘 자리를 떴다. 겨우내 계약 총액 100억 소식이 자꾸 나와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갑절이다.

‘고척 굴욕’을 새기고 투수 육성, 세대교체에 힘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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