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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를 난감케 했던, 윤덕여를 고민케 할 악명높은 원정의 역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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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를 난감케 했던, 윤덕여를 고민케 할 악명높은 원정의 역사는?
  • 이희찬 기자
  • 승인 2017.03.13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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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 감독, 아자디 스타디움서 2연패…여자 대표팀은 낯선 북한 원정 부담

[스포츠Q(큐) 이희찬 기자] 원정 경기는 어렵다. 낯선 환경, 안방과는 다른 분위기가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압박한다. 때로는 선수들의 실력보다도 경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세계를 누비는 축구 국가대표팀에도 예외는 아니다. 낯설고 두려운 원정경기를 피할 수는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나설 남자 축구대표팀의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지난해 10월 펼쳤던 이란과 최종예선 원정경기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 원정의 분위기는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원정 경기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슈틸리케는 “이란 원정은 가장 부담이 됐던 경기였다.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종교 행사의 진행 등이 선수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하며 쉽지 않은 경기였다고 털어놨다.

이란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아자디 스타디움은 ‘원정팀의 무덤’으로 불린다. 총 8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자디 스타디움은 남성 관중의 입장만 가능하다. 외국인 여성의 경우에만 히잡을 착용 후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다. 남성들로만 들어찬 경기장 분위기는 상상 이상의 위압감을 준다는 평이다.

특히 한국과 이란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가 펼쳐졌던 지난해 10월 11일은 이란의 최대 종교적 추모일이어서 부담이 더 심했다. 축구 국가대표팀은 이란의 관중들이 내뿜는 위압감에 무너지며 0-1로 패배했다. 국가대표팀은 1974년 이래로 아자디 원정에서 승리 없이 3무 4패를 기록 중이다.

우리에게 가깝고도 먼 북한의 평양 역시 원정경기를 치르기 쉽지 않은 곳이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다음달 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윤덕여 감독은 13일 여자 축구대표팀의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선수 시절 평양 원정을 떠났을 때 섬뜩한 기분까지 들었다”며 평양 원정의 압박감을 전했다. 이어 “능라도 경기장에 들어찬 15만 관중을 마주하는 것은 선수로서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비록 이번에 여자 축구대표팀이 경기를 치르는 김일성 경기장은 능라도경기장에 비하면 적은 인원을 수용하는 곳이지만 낯선 분위기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데엔 변함이 없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최근 10년여 동안 북한을 이기지 못했다. 역대 전적도 1승 2무 14패로 크게 뒤져 있다. 경색된 남북관계가 경기장 분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선수들의 부담감 역시 심화될 전망이다.

원정에서 승리는 쉽지 않다. 그러나 부담과 압박을 이겨내고 승리했을 때의 기쁨은 두 배가 된다. 대표팀 선수들에게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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