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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돈만 밝히는 프로야구 선수협? 적극 해명에도 여전히 싸늘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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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돈만 밝히는 프로야구 선수협? 적극 해명에도 여전히 싸늘한 시선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3.31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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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결국 지들 밥그릇은 스스로 지키겠다는 소리네.”

“선수협은 1군 밥그릇에만 관심 있다.”

충격적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탈락, 이로 인해 재조명 된 선수들의 몸 값 거품 논란. 프로야구 선수들을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선수협은 30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호준(41·NC 다이노스)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 회장은 ‘팬서비스 거부’ 논란과 연봉 외 수당 제도, 메리트 부활 요구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 [스포츠Q 안호근 기자] 이호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오른쪽)이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협의 입장을 전하고 있다.

최근 언론에는 선수협이 지난해부터 금지된 메리트의 부활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 주장 관철을 위해 팬 사인회 등 팬서비스를 거부하겠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선수협은 즉각 관련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밝혔고 기자회견까지 여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이호준 회장의 주장에 따르면 메리트에 대해 선수협은 단 한 번도 반대 의사를 내비친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팬 서비스를 볼모로 무엇을 주장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팬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돈만 밝힌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31일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에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이호준 회장은 선수들이 돈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팬들로서는 충분히 오해할만한 여지가 있는 발언들을 남겼다. 이 회장은 선수들이 구단을 향한 복지 요구 움직임이 시작된 이유에 대해 구단의 행동이 지나치게 일적으로만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호준은 “전지훈련 때 구단에서 보너스 형태의 금액을 지급한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40~50일 동안 가족과 떨어져야 하는 선수들이 부모님, 와이프, 아이들 선물이라도 사가도록 배려하는 목적이었다”며 “이에 선수들은 구단과 관계에서도 정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느끼고 고마워 했다. 금액이 중요한 건 아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올해 단장 회의에서 그 보너스마저 삭감시키고 구단별로 금액을 통일시켜 선수들에게 통보를 했다”며 “안 받아도 그만이지만 구단에서 이런 행동을 보면서 정이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일부 구단에서는 올해 이 금액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 발언은 아니었지만 이것마저도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포탈사이트에서는 “결국 보너스 안 챙겨준 게 원인이라는 거잖아”, “연봉이 얼만데 보너스 안 준다고 정이 사라진대” 등 비판적인 반응이 많은 공감을 샀다.

고액 연봉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들이 그 이상의 것을 바란다는 것이다. 게다가 WBC 참사를 통해 ‘실력은 없고 돈만 많이 받는 선수들’이라는 비관적 의식이 퍼져있는 것도 한몫했다.

FA(자유계약선수) 제도로 인해 연봉 대박을 터뜨리는 것에 대한 의식도 야구팬들의 분노를 키울만 했다. 이호준은 “FA 선수들을 향해 거품이라고 이야기 하는 건 조금 안타깝다. 하지만 그 친구들도 많은 것을 포기하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며 “나같은 경우만 해도 아이들이 어떻게 컸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선수생활 동안 가족들을 보는 것조차 힘들었다. 거품 논란에 대한 이유는 알고 있지만 우리에게도 고충이 있다는 것이다. (FA로 인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몸 값 거품논란이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일반인들 중 억대 연봉을 받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선수생활이 길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도 팬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국제대회에서 성적은 따라주지 않고 팬서비스를 소홀이 한다는 인식까지 뒷받침되니 선수들을 곱게 바라볼 수 없는 것.

선수협은 좀처럼 변화할 줄 모르는 불공정한 야구 규약에 대해 개선안을 들고 나와 발표했다. 그 중에는 육성선수 보류제도 폐지, 부상제제도 도입, 1군 수당 조정, 최저연봉 주기적 조정 등 저연봉 선수 및 2군 선수들의 복지 개선을 위한 것도 있었다.

또 선수협은 팬들을 위해 자발적인 팬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며 구단에서 마련하는 행사들보다 오히려 더욱 큰 팬 만족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선수협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을 바꿀 수 있는 건 선수들 자신이다. 앞으로 얼마나 전향적인 자세로 팬들에게 다가올지, 정말로 복지 확대가 필요한 선수들을 위해서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따라 팬들의 반응은 변화할 것이다. 선수협이 어느 때보다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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