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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충호-강승현-김범수, 한화이글스 '새얼굴 활약'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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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이충호-강승현-김범수, 한화이글스 '새얼굴 활약' 의미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6.3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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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한화 이글스는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지출하고, 평균 연령도 제일 높다. 성적 향상을 위해 30대 FA(자유계약선수)를 많이 사들였지만 이것이 실패로 연결되고 말았다. 김성근 감독 재임시절 한화 그룹은 통 큰 투자로 세간의 이목을 끌었지만 이것이 성적으로 직결되지는 않았다.

김 감독이 2017시즌 도중에 하차한 상황에서 한화는 새 얼굴들에게 눈길을 돌리고 있다. 조인성, 송신영, 이종환, 이재우, 이양기를 웨이버 공시하고 2군 자원들을 1군에 올려 테스트하고 있다.

▲ 29일 kt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김범수.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최근 이것이 쏠쏠한 효과를 일으켰다. 이양기 자리에 올라온 김태연이 지난 21일 1군 데뷔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치는 기염을 토한 것. 이후 4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로 침묵을 지켰지만 프로 2년차 신인의 데뷔 타석 홈런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여기에 육성선수 출신인 이충호와 강승현의 활약도 돋보였다.

27일 정식선수로 등록되며 곧바로 1군 엔트리에 포함된 이충호는 당시 kt 위즈전에서 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그리고 29일 kt전에서는 ⅓이닝 무실점을 기록, 팀 역전승에 발판을 놓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프로 5시즌 만에 일군 쾌거였다.

이날 이대형과 승부가 백미였다. 팀이 1-5로 뒤진 7회초 2사 3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이충호는 이대형의 2구째 1루 파울 라인을 타고 굴러가는 땅볼 타구를 잡지 않는 재치를 발휘했다. 만약 잡았다면 발이 빠른 이대형이 충분히 세이프가 될 수 있는 상황. 이대형을 투수 땅볼로 잡은 이충호는 kt의 흐름을 끊었다. 한화 타선이 곧바로 맞이한 7회말 대거 6점을 뽑으면서 이충호는 행운의 승리를 따냈다.

이달 8일 정식선수로 등록된 강승현의 행보도 눈여겨볼만 하다.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불펜 추격조로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1군 9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3.27. 마운드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강승현에게 이상군 감독대행은 프로 데뷔 9년 만에 첫 선발 등판의 기회를 줬다. 강승현은 30일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여기에 김범수는 29일 데뷔 첫 선발로 나와 최고 시속 150㎞의 속구를 던지며 5⅓이닝 3실점으로 잘 던졌다. 한화 토종 좌완투수가 150㎞ 강속구를 던진 건 2012년 류현진 이후 처음이다. 김범수의 존재감은 여기서 더 부각됐다.

▲ 한화 좌완투수 이충호. 27일 구원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고액 연봉자들이 많은 한화에서 새 얼굴들의 활약은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일단 기존 전력을 메울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현재 한화는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져 있다. 사실상 전반기 복귀는 힘든 상황. 이런 상황에서 긴급 수혈된 자원들의 활약은 적어도 남은 전반기까지는 버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백업이 탄탄한 NC 다이노스, 넥센 히어로즈처럼 ‘잇몸 야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리빌딩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한화는 최근 3~4년간 몸값이 높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수많은 유망주들을 떠나보내야 했다. KIA 타이거즈에서 맹활약 중인 임기영, 한승택이 대표적인 예다.

유망주의 이탈로 팜이 황폐해진 한화는 김성근 감독 시절 부상 선수가 조금만 나와도 팀이 와르르 무너졌다. 이런 상황에서 새 얼굴들이 하나 둘 경험을 쌓는다면 한화 팬들이 고통을 겪는 시간도 그만큼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승패 마진 –10(32승 42패 1무)으로 8위에 머물러 있는 한화.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이 가시권에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을야구를 포기할 단계도 아니다. 팀이 조금씩 힘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구원병들이 지금 활약을 이어간다면 가을야구의 꿈이 현실에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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