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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최민식 봉준호 심은경 천우희...시상식으로 돌아본 올해 스크린 ★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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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최민식 봉준호 심은경 천우희...시상식으로 돌아본 올해 스크린 ★들은?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1.30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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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한해 가장 빛났던 영화인을 가리는 영화 시상식이 오는 12월17일 열리는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만을 남겨놓고 있다. 항상 수상 결과를 두고 뒷말이 무성했던 시상식은 올해 합리적인 후보 선정과 공정한 심사로 수긍을 얻으며 진정한 영화인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했을까. 영화제 수상작(자)을 정리하며 올해 한국영화의 경향 및 주목받은 인물들을 점검해본다.

국내 영화제 주최사는 언론매체, 평론가·기자 집단, 영화인·영화감독 그룹으로 나뉜다. 그러다보니 영화제의 성격과 취향이 조금씩 달라진다. 미국 내 직업 영화인으로 구성된 영화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후보·수상작 결정이 이뤄지는 아카데미 시상식과 미국 외신기자협회가 주관하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의 컬러가 다소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이와 함께 지난해 12월 개봉된 ‘변호인’과 올해 7월 개봉된 ‘명량’의 시간차, 시상식이 상반기에 열렸느냐 하반기에 열렸느냐 등이 수상작을 평가하는 데 있어 고려 요인이다.

제51회 대종상영화제(11월) ▲최우수 작품상=명량 ▲감독상=‘끝까지 간다’ 김성훈 ▲남우주연상=‘명량’ 최민식 ▲여우주연상=‘해적: 바다로 간 산적’ 손예진 ▲남우조연상=‘해적’ 유해진 ▲여우조연상=‘변호인’ 김영애 ▲신인남우상=‘해무’ 박유천 ▲신인여우상=‘인간중독’ 임지연(인간중독) ▲신인감독상=‘변호인’ 양우석 ▲시나리오상=‘변호인’ 양우석 윤현호. 대종상영화제는 (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가 주최하고, 대종상영화제 조직위가 주관한다.

제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11월) ▲최우수 작품상=‘자유의 언덕’ 홍상수 ▲감독상=‘경주’ 장률 ▲남자 연기자상=‘명량’ 최민식 ▲여자 연기자상='한공주' 천우희 ▲남우조연상='변호인' 곽도원 ▲여우조연상='인간중독' 조여정 ▲남자신인상='해무' 박유천 ▲여자신인상='인간중독' 임지연 ▲신인감독상=‘변호인’ 양우석 ▲각본상='한공주' 이수진 ▲독립영화지원상=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김경묵

제15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11월) ▲대상=‘경주’ ‘풍경’ 장률 감독 ▲심사위원특별상=‘스톤’ 조세래 감독 ▲남자 연기자상=‘군도’ ‘해적’ ‘관능의 법칙’ ‘제보자’ 이경영 ▲여자 연기자상=해당자 없음 ▲신인감독상='해무' 심성보, '레바논감정' 정영헌

▲ 올해 대종상영화제 레드카펫에 선'인간중독' 조여정(왼쪽)과 핸드프린팅 행사에 참가한 김수현 송강호[사진=스포츠Q 노민규기자]

제23회 부일영화상(10월) ▲최우수 작품상='명량' ▲최우수 감독상=‘우리 선희’ 홍상수 ▲남우주연상=‘변호인’ 송강호 ▲여우주연상=‘수상한 그녀’ 심은경 ▲남우조연상=‘변호인’ 곽도원 ▲여우 조연상=‘변호인’ 김영애 ▲신인 감독상=‘도희야’ 정주리 ▲신인 남자연기상=‘셔틀콕’ 이주승 ▲신인 여자연기상=‘인간중독’ 임지연 ▲각본상=‘러시안 소설’ 신연식. 부일영화상은 부산일보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개최한다.

제14회 디렉터스 컷 어워즈(8월) ▲올해의 감독상=‘설국열차’ 봉준호 ▲올해의 제작자상=최재원(위더스 필름) ▲올해의 신인감독상=‘변호인’ 양우석 ▲올해의 독립영화감독상=‘한공주’ 이수진 ▲남자 연기자상=‘변호인’ 송강호 ▲여자 연기자상=‘수상한 그녀’ 심은경 ▲남자 신인연기자상=‘화이’ 여진구 ▲여자 신인연기자상=‘한공주’ 천우희. 디렉터스 컷 어워즈는 한국영화감독네트워크 300여 명의 영화감독들이 주최하는 시상식이다.

제50회 백상예술대상(5월) ▲대상=‘변호인’ 송강호 ▲작품상=‘변호인’ ▲감독상=‘설국열차’ 봉준호 ▲남자 최우수연기상=‘소원’ 설경구 ▲여자 최우수연기상=‘수상한 그녀’ 심은경 ▲남자조연상=‘관상’ 이정재 ▲여자조연상=‘감시자들’ 진경 ▲남자 신인연기상=‘은밀하게 위대하게’ 김수현 ▲여자 신인연기상=‘우아한 거짓말’ 김향기 ▲신인감독상=‘변호인’ 양우석 ▲시나리오상=‘소원’ 김지혜 조중훈. 백상예술대상은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는 영화·TV부문 종합예술상이다.

한국영화기자협회 ‘올해의 영화상’(1월) ▲작품상='설국열차' ▲감독상=‘설국열차’ 봉준호 ▲남우주연상=‘변호인’ 송강호 ▲여우주연상=‘집으로 가는 길’ 전도연 ▲남우조연상=‘화이’ 여진구 ▲여우조연상=‘소원’ 라미란 ▲올해의 영화인상= 김우택(NEW 대표)

 

◆ 영화적 완성도 ‘변호인’ vs 이순신 신드롬 ‘명량’ 최고 작품 경쟁

영화제 ‘빅4’는 ‘작품상·감독상·남녀주연상’이다. 이 가운데 최고 영예는 작품상이다. 영화의 기획·제작자에게 돌아가는 상이다. 올해 작품상은 부산의 평범한 속물 세무변호사가 인권변호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다뤄 1136만 관객을 모은 ‘변호인’과 성웅 이순신의 명량대첩을 드라마틱하게 그려 역대 최고 흥행 기록(1724만명)을 쓴 ‘명량’으로 팽팽하게 양분되고 있다. 반면 영평상은 홍상수 감독의 다양성영화 ‘자유의 언덕’을 선정했다.

‘변호인’과 ‘명량’ 모두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올해 영화계의 경향이기도 하다. 재미와 감동, 진한 여운을 안겨주며 흥행에 성공했다. ‘변호인’이 치밀한 스토리, 밀도 높은 구성,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돋보였다면 ‘명량’은 이순신에 대한 대중적 열광과 최민식의 열연, 스펙터클한 볼거리에 기댄 블록버스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 일생일대의 명연기를 펼친 '변호인' 송강호의 마지막 법정 장면(사진 위). 왜적에 맞서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이는 '명량'의 최민식(아래)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오고 있는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은 사랑하는 여인 권을 찾기 위해 서울의 북촌에 머무르는 한 일본남자의 며칠을 다뤘다. 시간의 흐름을 재구성한 독특한 내용과 기존 홍 감독 영화들과 달리 밝고 희망적 분위기로 인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초청 등 국내외에서 호평을 이끌어냈다.

◆ 글로벌 SF영화 ‘설국열차’ 봉준호 이어 장률 홍상수 김성훈 감독 각축

감독상은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를 연출한 봉준호 감독이 압도적이다. 빙하기를 배경으로 인류 최후의 생존자들을 싣고 17년 동안 달리는 설국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계급충돌과 희망을 다뤘다. 원작 만화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탁월한 솜씨와 SF 장르영화로서의 완성도, 만만치 않은 주제의식, 크리스 에반스·틸다 스윈튼·존 허트·송강호·고아성 등 국내외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 조율을 흠잡을 데 없이 해냈다. 올해 미 전역에서 개봉돼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 촬영현장에서 할리우드 배우 존 허트에게 연기 디렉션을 하고 있다

미국 연예매체 왓컬처는 최근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등을 제치고 ‘설국열차’를 ‘2014년 최고의 SF영화 10선’ 6위에 올리며 “한국의 마스터 봉준호 감독은 조금은 허황된 이야기를 화려한 블록버스터로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세계가 주목하는 ‘경주’의 장률 감독과 ‘우리 선희’의 홍상수 감독,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 감독주간에 초청받았으며 쫄깃한 긴장과 재미·신선함·개연성을 장착해 돌풍을 일으킨 웰메이드 범죄액션영화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이 영예를 안았다.

◆ 남주연 송강호 최민식 ‘양강구도’여주연 심은경 천우희 손예진 ‘3파전’

남우주연상은 ‘변호인’의 송강호(4회)가 수상 횟수에서 ‘명량’의 최민식(2회)보다 다소 앞선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남자배우는 각각의 작품에서 우열을 가리는 게 무의미할 만큼 일생일대의 명연기를 펼쳤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의 서민적 풍모를 송강호 특유의 코믹감각과 페이소스 짙은 따뜻한 연기로 곱씹어낸 것과 위대한 역사 영웅을 불같은 카리스마의 메소드 연기로 표출한 것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부산영평상은 화제의 한국영화에 주조연으로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는 이경영의 투혼에 손을 들어줬다.

후보에 오르진 못했으나 '나의 독재자' 설경구의 사자후를 듣는 듯한 역연과 '나의 독재자' '제보자' '경주'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 박해일의 연기도 고평가받을 만하다.

▲ '해적' 손예진, '수상한 그녀' 심은경, '한공주' 천우희(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여우주연상은 휴먼 코미디영화 ‘수상한 그녀’에서 스무살 오두리부터 칠순의 오말순 할머니까지 세대를 가로지르는 캐릭터를 사랑스러움과 세월의 깊이가 느껴지는 눈빛으로 천연덕스레 소화한 심은경이 독주를 벌이다가 독립영화 ‘한공주’의 천우희(영평상), 해양 어드벤처 블록버스터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손예진(대종상)에게 역습을 허용했다.

연기경력 10년의 천우희는 열일곱 평범한 소녀가 끔찍한 사건을 당한 뒤 도망 다니며 살아가야 하는 부조리한 현실의 희생자 캐릭터를 깊은 눈빛과 표정으로 어필, 관계자들 사이에서 ‘올해 최고의 여배우’ ‘천우희의 재발견’ 평가를 들었다. 연기력 탄탄한 여배우 손예진은 액션 여전사 캐릭터에 첫 도전해 화제를 자아냈지만 ‘여우주연상 감’ 연기였는지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후보로는 천우희, 손예진, 김희애, 심은경, 전도연이 올라있다.

이외 올해 밀라노 국제영화제, 마드리드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각각 수상한 신인 이유영과 개성파 여배우 김서형은 삶과 예술을 통찰한 영화 ‘봄’에서의 열연이 눈부시다는 평가를 얻고 있으나 개봉일(11월20일)이 늦게 잡혀짐으로써 후보로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남조연 ‘악당 투캅스’ 곽도원 조진웅에 ‘코믹 해적’ 유해진 가세

남우조연상은 ‘투캅스(곽도원 조진웅)’의 대결에 산적(유해진)이 끼어든 모양새다. ‘변호인’에서 시국사범을 잡아들이는 경찰 차동영 역을 맡은 곽도원이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전율이 이는 악역 연기를 보여줬다면 ‘끝까지 간다’에서 부패경찰을 협박하는 경찰 박창민 역의 조진웅은 압도적인 악역 연기 중간중간 허당스러운 매력까지 보태 입체적인 연기결을 과시한다.

▲ '변호인'의 곽도원, '해적'의 유해진, '끝까지 간다'의 조진웅(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해적’에서 해적과 산적을 오가는 철봉 역 유해진은 코믹연기의 대향연을 보여줘 영화가 흥행하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여우조연상은 ‘변호인’의 인심 넉넉한 국밥집 아줌마 김영애가 관록의 연기로 우위를 점하는 가운데 격정멜로 ‘인간중독’에서 허위의식 가득한 군 장교 아내를 인상적으로 연기한 조여정, 로맨틱 코미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감칠맛 나는 코믹연기를 과시한 라미란이 호평을 끌어냈다.

◆ 남녀신인 박유천 임지연 우위…이주승 안재홍 류혜영 김새론 주목

남자신인상은 ‘해무’를 통해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아이돌 스타 박유천이 선두에 섰다. 하지만 ‘변호인’에서 부림사건에 연루되며 모진 고문을 당하는 대학생 역 임시완, 독립영화 ‘셔틀콕’에서 청춘의 성장통을 묵직하게 그려낸 이주승, ‘족구왕’에서 판타지와 코미디를 아우르며 발군의 연기를 보여준 안재홍 역시 주목할 만하다.

올해 청춘의 성장담을 다룬 독립영화가 유독 많았는데 최고 화제작인 ‘거인’의 최우식은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으나 개봉 시점 탓에 후보에 오르진 못했다.

 

여자신인상은 ‘인간중독’에서 파격 노출연기를 감행하며 불륜에 빠져드는 주부 역할을 소화한 임지연이 3회 수상하며 선두에 섰다. 연기력 면에서는 ‘나의 독재자’에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연기를 해낸 독립영화계 스타 류혜영과 '해무'에서 밀항길에 오른 조선족 처녀 홍매의 내면을 밀도 있게 연기한 한예리가 더 낫지 않느냐는 의견도 많다. 이외 ‘도희야’의 김새론, ‘우아한 거짓말’의 김향기 김유정 등 아역 스타들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배우 부문은 예년과 달리 저예산 예술영화, 독립영화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들 영화가 대중성을 확장하고 있는 것과 아울러 능력 있는 독립영화계 신인들과 인지도 높은 기성 배우들의 참여가 이뤄낸 값진 결과다.

유일하게 남아 있는 청룡영화상에는 ‘변호인’이 최다인 10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며 ‘명량’ ‘끝까지 간다’는 7개, ‘해무’는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군도: 민란의 시대’와 ‘수상한 그녀’는 각각 5개 부문 후보에 선정됐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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