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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손흥민-기성용-권창훈 빠진 대표팀, 터키 전지훈련의 3가지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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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손흥민-기성용-권창훈 빠진 대표팀, 터키 전지훈련의 3가지 의미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1.1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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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까지 남은 시간 5개월. 신태용호가 본격 담금질에 돌입한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기성용(스완지 시티), 권창훈(디종) 등 유럽파가 빠진 가운데 K리그와 J리그,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이 꾸려졌다.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대표팀이 얻을 것은 무엇일까.

신태용 감독은 1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2일 터키 전지훈련을 떠날 23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신 감독이 최종 엔트리에 대해 70% 구상을 마쳤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전지훈련은 3가지 측면에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22일 터키 전지훈련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상대는 중요치 않다, 신태용 색깔을 입힌다

신태용호는 오는 22일 터키 안탈리아로 떠나 27일 몰도바, 30일 혹은 31일에 자메이카, 다음달 3일 라트비아와 세 차례 친선경기를 치른다. 모두 한국시간으로 오후 10시에 치러지고 경기장은 추후 결정될 예정.

월드컵을 앞두고 만나길 바라는 상대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준비한 전력과 전술 등을 테스트 해볼 수 있는 강팀 혹은 본선 무대에서 상대하게 될 팀들과 유사한 스타일을 가진 팀들이다.

그러나 이번 에 만날 세 팀 모두 그런 상대는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4위 자메이카도 본선에서 만날 상위포트 팀들과는 차이가 있고 몰도바(167위), 라트비아(132위)도 한국(60위)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그럼에도 신 감독은 “우리도 베스트 전력이 아니고 점검하는 차원”이라며 “굳이 좋은 팀을 찾으려고 스트레스 받을 것 없이 3경기를 치를 수 있게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피치 못할 이유도 있다. 우선 이번 전지훈련 스케줄이 생각보다 늦은 것이다. 스웨덴을 가상한 북유럽 국가들과 붙기엔 무리가 있었다. 게다가 FIFA가 정한 A매치 기간 중으로 일정을 잡은 것도 아니어서 상대 팀 섭외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신 감독은 “(결과과) 큰 의미는 없다. 어떤 색을 입힐 건지 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해 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투지와 ‘팀 스피릿’을 강조한 신 감독이다. 월드컵에선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상대들을 만나기 때문에 팀을 위해 한발 더 뛰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신 감독은 “새로 합류한 선수들도 팀에 빠르게 녹아들며 팀이 추구하는 게 무엇인지 적응하며 경기에 나섰을 때 좋은 영향을 미치도록 해야 한다”며 “그런 색깔을 입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실언 논란에 휘말렸던 김영권(왼쪽)과 지난 시즌 K리그 도움왕 손준호는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월드컵 출전 희망을 키운다. [사진=스포츠Q DB]

 

◆ 경쟁 극대화와 예비전력 구축 사이, 어쩌면 마지막 오디션

이번에 소집된 명단은 지난해 말 동아시안컵 때와 비교해 8명이 교체됐다. 그러나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대부분이 기량 문제가 아닌 군 문제와 이적, 팀 상황 등으로 인해 교체된 경우였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부상을 당할지 모른다”며 “많은 (선수) 풀을 갖고 있어야 월드컵에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대체 선수들 발탁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는 23명으로 구성된다. 이 중 신태용 감독이 구상을 마쳤다는 70%는 16명. 매 경기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18명엔 단 2명만 남은 셈이다. 새로운 선수들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매우 희박한 확률이다.

그러나 빈자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신 감독은 취약 포지션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어떤 면에선 다른 선수들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다. 조심해야한다”면서도 “모든 포지션에서 다 경쟁이 필요하다”며 월드컵 직전까지는 최종 엔트리 발탁의 문이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전히 불안한 수비와 혼전 중인 중앙 미드필더 부분은 상대적으로 빈틈이 큰 편이다. 재승선한 센터백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미드필더 손준호(포항 스틸러스), 이찬동(제주 유나이티드), 이승기(전북 현대) 등이 주목을 끈다.

김영권은 어린 나이부터 대표팀 수비에서 중심을 잡아왔고 과거 마르셀로 리피 감독은 그에게 ‘월드 클래스’ 수비수가 될 재목이라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부진과 ‘관중 발언’ 실언으로 평가가 좋지 않지만 이번에야 말로 재평가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권창훈(디종), 이재성(전북 현대), 염기훈(수원 삼성) 등 확실한 자원들이 있는 측면과 달리 중앙은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제외하고는 확실한 주전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즉 기성용의 파트너 혹은 백업 역할을 할 선수가 필요한 상황. 지난 시즌 K리그 도움왕을 차지한 손준호는 날카로운 킥과 왕성한 활동량이 강점이다. 이찬동은 몸싸움을 불사치 않는 터프한 유형의 수비형 미드필더, 이승기는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기술적인 선수다. 최정예 전력을 꾸려야 하는 3월 전지훈련에선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를 계획이다. 이들에겐 이번 전지훈련이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 토니 그란데 코치(오른쪽)은 앞으로 전력분석이 아닌 신태용 감독의 보좌역할에 집중한다. 이번 전지훈련에선 전력분석관이 합류한다. 2주간 평가를 통해 정식 코치 선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새 전력분석 코치 테스트 무대

지피지기 백전불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로움이 없다는 뜻이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감독선임위원장은 지난 8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토니 그란데 코치는 감독 지원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며 전력분석 코치를 추가로 보강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대표팀에 합류한 그란데 코치는 경기 때마다 신태용 감독의 곁이 아닌 한발 물러서 관전하며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를 넓혔고 상대를 분석하는데 더 집중했다. 어떻게 보면 전력분석 코치의 역할에 가까워 보이기도 했다. 11월 콜롬비아와 세르비아전에선 상대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했고 이는 대표팀이 한층 발전한 경기력을 보이는 데 도움을 줬다.

그러나 더욱 많은 역할을 해야 하는 그란데 코치다. 신 감독은 부임 이후부터 전력분석관 영입을 협회에 강력히 요청해왔다. 지난해 10월 유럽 전지훈련과 이후 유럽파 선수들을 점검하기 위해 출국했을 때도 새 코치 면접을 병행하는 등 애를 썼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김판곤 위원장의 부임 이후 신 감독은 이 부분을 더욱 힘줘 말했고 김 위원장도 적극 수용했다. 이번 터키 전지훈련부터 새 코치 후보가 합류한다. 신 감독은 “토니(그란데) 코치 등과 이야기해 사전에 스페인 마드리드에 가서 면접을 봤다”며 “그러나 결정된 건 없다. 터키에 가서 2주 동안 함께 해보고 만족스러우면 월드컵까지 같이 가고 그렇지 않으면 다시 찾을 것이다. 토니 코치도 가장 괜찮은 사람이라고 추천했다”고 전했다.

월드컵에서 상대할 독일, 멕시코, 스웨덴은 모두 한국보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만 보더라도 독일은 1위, 멕시코는 16위, 스웨덴은 18위로 60위에 처진 한국보다 모두 한참 앞선다.

힘이 약할수록 상대에 대해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를 꽁꽁 묶으며 콜롬비아(13위)를 꺾었던 것도 분석의 힘이 컸다.

새로운 전력과 전력분석 코치에 대한 평가의 장이 될 이번 전지훈련. 다수의 핵심 선수들이 빠진 채 진행되지만 월드컵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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