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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② 평창 눈밭에도 '태극 메달'은 묻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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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② 평창 눈밭에도 '태극 메달'은 묻혀 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1.02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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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드림' 스타트, 2015 양껏 꿈꾸다] 설상종목 - '영건' 최재우·이광기 프리스타일·스노보드 메달 도전…혼혈선수 김마그너스도 기대주

[편집자주]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이제 3년이 남았다. 결코 길지 않은 3년이라는 시간동안 동계올림픽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려는 도전자들의 질주가 새해 첫 해가 밝으면서 동시에 시작됐다. 금메달 8개 이상을 따내 종합 4위 안에 들고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약세 종목에서도 일정 수준의 이상의 성적을 올린다는 '평창 프로젝트'의 핵심은 역시 3년 뒤 스타로 발돋움할 유망주들이다. 스포츠Q는 썰매 종목과 스키, 컬링, 아이스하키, 쇼트트랙·스피드·피겨스케이팅 등 7회에 걸쳐 '청양의 해'부터 양껏 도약을 꿈꾸는 유망주들의 도전을 조망한다.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동계올림픽 종목을 크게 나눠보면 빙상과 설상으로 나눌 수 있다. 쉽게 말해 빙상은 얼음 위, 설상은 눈 위에서 펼쳐지는 종목이다.

한국 동계스포츠 도약사를 보면 주로 빙상종목 위주다.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2014년 소치 대회까지 따낸 26개의 금메달과 은메달 17개, 동메달 10개를 보면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모두 빙상에서 나왔다. 그나마 2006년 토리노 대회까지는 모든 메달이 쇼트트랙에 나왔을 정도로 특정 종목에 편향됐다.

하지만 동계올림픽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쪽은 스키로 대표되는 설상종목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걸린 98개 금메달 가운데 설상종목이 무려 58개나 차지한다. 크로스컨트리가 12개, 바이애슬론 11개, 알파인 스키와 스노보드가 각 10개로 이 네 종목에 걸린 것만 43개나 된다. 이밖에 프리스타일 스키(8개), 노르딕 복합(3개), 스키점프(4개)가 있다.

동계올림픽 개최국으로서 특정 종목에 메달이 집중되는 것은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가장 많은 메달이 걸려 있는 설상종목에서 단 1개의 메달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개최국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대한스키협회장으로 취임한 후 대폭 투자를 약속한데 이어 CJ도 설상종목에 꾸준한 지원과 유망주 발굴 방침을 밝히고 있어 평창에서 최초로 메달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체육회의 평창 프로젝트에 따르면 동메달 8개 가운데 3개가 바로 설상종목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최재우는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바탕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린다. 사진은 지난 3월 코카콜라 체육대상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는 최재우. [사진=스포츠Q DB]

◆ 프리스타일 첫 올림픽 결선 최재우의 메달 도전

아직 어린 티를 벗지 못한 최재우(21·한국체대)가 최고 기대주다. 한국 프리스타일의 에이스인 그는 2013년 세계선수권에서 5위에 오르며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국제스키연뱅(FIS) 모굴 부문 신인산을 받은 최재우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예선 10위에 오르며 프리스타일 스키 사상 처음으로 상위 12명이 겨루는 2차 결선까지 올랐다. 비록 2차 결선에서는 실격, 최종 결선까지 나가지 못했지만 평창에서 메달권 진입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안겼다.

남자 프리스타일에서 한샤오펑(중국)이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에어리얼 금메달을 딴 적이 있긴 하지만 최재우의 종목인 모굴스키에서는 아시아 선수가 메달을 딴 적이 없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토리노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토비 도슨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는 최재우는 가장 배점이 높은 공중동작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몸 회전축을 옆으로 하고 세바퀴를 도는 '콕 1080' 기술은 점프가 좋은 최재우의 주특기다.

그러나 모굴 사이를 안정적으로 빠져나가는 턴은 최재우의 가장 큰 약점 가운데 하나다. 이를 위해 남은 3년 동안 턴에 대한 보완을 하면서 메달 도전이라는 목표까지 차근차근 다가갈 계획이다.

앞으로 최재우는 월드컵과 세계선수권, 동계유니버시아드까지 가능한 많은 대회에 참가, 경험과 성적을 쌓아간다는 방침이다.

◆ 이광기, 소치 결승 좌절 아쉬움을 평창 메달로 푼다

남자 하프파이프의 이광기(22·단국대) 역시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 유망주로 꼽힌다.

2013년 FIS 주관 스노보드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5위에 오른 이광기는 지난해 1월 캐나다 월드컵에서 7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20위에 그쳐 간발의 차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소중한 경험이라는 자산을 얻었다.

이광기는 갈수록 기량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미국 콜로라도 코퍼 마운틴에서 열렸던 US 레볼루션 투어 1차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

미국스노보드협회가 주최하고 FIS와 국제스노보드연맹(WSF)가 공인하는 대회인 US 레볼루션 투어 결승에서 이광기는 1차 시기 중 스노보드가 눈에 걸려 넘어져 발목을 다치기도 했지만 2차 시기에서 주특기인 '더블콕 1080'을 성공시켜 준우승했다. 더블콕 1080은 뒤로 두 바퀴, 옆으로 한 바퀴 도는 공중기술이다.

이광기는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다. 더블콕만으로는 만족하지 않고 뒤로 세 바퀴, 옆으로 한 바퀴 도는 트리플콕 1080까지 성공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의 현실은 아쉽다. 올림픽 규격을 갖춘 경기장이 아직 없기 때문에 훈련 여건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US 레볼루션 투어에서 은메달을 따내는 등 국제 무대에서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이광기를 지도하고 있는 벤자민 보이드 코치는 "부상이 있었는데도 과감하게 기술을 시도하는 등 용기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많은 만큼 2018년을 목표로 한 훈련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시키겠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광기는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FIS 스노보드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는 등 올 한해도 바쁜 나날을 보낼 예정이다.

▲ 이광기(왼쪽)가 지난해 12월 17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 카퍼 마운틴에서 벌어진 US 레볼루션 투어 1차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에서 기뻐하고 있다. 현재 뒤로 두 바퀴를 도는 더블콕을 주특기로 하고 있는 이광기는 향후 세 바퀴를 도는 트리플콕으로 기술을 발전시켜 평창 메달에 도전한다. [사진=올댓스포츠 제공]

◆ 김마그너스, 노르웨이서도 입증된 메달 유망주

김마그너스(17·부산체고)는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노르웨이-한국 혼혈인 2세다. 부산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노르웨이로 건너가 스키를 배웠다.

이미 그는 노르웨이에서 스키를 배울 때부터 '스키 신동', '스키 천재'라는 별명을 들었을 정도로 뛰어난 소질을 보였다. 설상종목 강국인 노르웨이에서도 김마그너스의 성적은 돋보인다. 지난해 4월 세계 최대 규모의 주니어 바이애슬론대회에서 개인 우승을 차지하는가 하면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대회인 노르게컵에서 1차대회 3위, 2차대회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고향인 부산스키협회 소속으로 동계체전 등 국내대회에 참가해오고 있는 그는 2013년 동계체전 크로스컨트리에서 프리 10km, 복합, 클래식 5km 등 3관왕, 지난해 동계체전에서는 바이애슬론 스프린터 6km까지 더해 4관왕에 등극할 정도로 이미 국내에서는 성인 수준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김마그너스는 운동신경이 뛰어나 크로스컨트리와 바이애슬론 두 종목에 모두 출전하고 있다. 원래 김마그너스는 크로스컨트리에 입문했지만 뒤늦게 시작한 바이애슬론에서도 점차 실력이 향상되고 있다. 바이애슬론에서는 단거리인 스프린트가 주종목이고 크로스컨트리에서는 장거리와 단거리에 모두 출전하고 있다.

최근 김마그너스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은 브리온의 임우택 대표는 "뛰어난 운동신경과 승부욕, 정신력을 두루 갖춘 유망주"라며 "평창 동계올림픽 설상종목에서 메달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노르웨이-한국 혼혈인 2세인 김마그너스(오른쪽)는 지난해 동계체전 4관왕에 오르는 등 어린 나이에도 일찌감치 한국 바이애슬론 에이스로 거듭났다. [사진=브리온컴퍼니 제공]

◆ '톱10' 진입 노리는 알파인 스키와 스키점프

메달까지 노리지는 않지만 알파인 스키와 스키점프에서는 10위권 진입을 노린다. 현재 알파인 스키는 40위권, 스키점프는 60위권에 그치고 있다.

알파인 스키에서는 간판 정동현(27·하이원)과 함께 박제윤(21·단국대)이 눈에 띈다. 정동현은 지난달 스웨덴에서 열린 FIS 월드컵 회전 1차 시기에서 52초18의 기록으로 69명 선수 가운데 28위에 올라 30위까지 나서는 2차 시기에 올랐다. 한국 선수 최초 결승 무대 진출이다.

2011년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슈퍼복합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그의 목표는 10위권 진입이다. 일단 30위 안에 들어 2차 시기까지 진출했다는 것 자체가 청신호다.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가 세운 최고 기록은 허승욱이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남자 회전에서 세운 21위다. 정동현은 이 기록을 넘어서 10위권 진출까지 노린다.

박제윤도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소치 동계올림픽 남자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가운데 막내였던 박제윤은 당시 1차전 레이스 도중 코스를 이탈해 실격됐지만 아직 나이가 어린만큼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 '국가대표'로 잘 알려진 스키점프 역시 10위권 진입을 노린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서 단체전 8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스키점프는 이후 관심 부족으로 선수들을 제대로 발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여전히 남자 스키점프에서는 나가노 올림픽부터 함께 했던 최흥철(34), 최서우(33), 김현기(32), 강칠구(31·이상 하이원) 등이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그대로 출전한다면 통산 6번째 올림픽 출전으로 소치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이규혁과 최다출전기록 타이를 이루게 된다.

평창 올림픽이면 30대 중후반이 되는 선수들이지만 스키점프는 체력보다 기술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점프 완성도를 높일 수 있어 10위권 진입을 넘어 내심 메달권까지 바라본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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