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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깔끔·진솔·개념·이색·의리…다섯 키워드로 보는 수상 소감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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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깔끔·진솔·개념·이색·의리…다섯 키워드로 보는 수상 소감의 진화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1.02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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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2014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연기, 예능, 가요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시상식이 열렸다. 수상자 선정만큼이나 화제가 되는 것이 스타들의 수상소감이다. 화면 너머로 진심이 전해지는 애틋한 소감, 센스가 빛나는 이색적인 멘트, 시청자들까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배려가 묻어난 소감 등 이번 시상식에서는 다방면으로 '진화'한 스타들의 멘트가 돋보였다. 그중 다섯 가지 키워드로 스타들의 소감을 정리했다.

◆ [KEY1] 나열식 No, 신인들의 '깔끔' 소감

수상 소감도 경력이 쌓여야 자연스러워지는 법이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들은 긴장해 수상 소감을 제대로 말하지 못하거나 지인들의 이름을 일일히 나열하는 등 약간은 어색한 모습을 보이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은 임시완, 박서준, 강하늘은 신인임에도 깔끔한 수상소감을 남겼다.

▲ MBC, S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은 임시완, 박서준, 강하늘. [사진=방송 캡처]

"상은 받으면 언제나 좋은 것이지만 특별한 의미를 두지는 않겠다. 연기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임시완이 되겠다. 감사한 분들께는 따로 연락드리겠다. 다만 팬들은 연락처가 없어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임시완)

"개인적으로 배우라는 수식어가 저에게는 상징적이다. 어디에 가서 절 소개할 때 배우라는 수식어를 직접 붙인 적이 없는데 배우라는 말에 어울릴 수 있게 열심히 하라는 상으로 알고 열심히 노력하겠다."(박서준)

"'엔젤아이즈'를 함께 했던 배우 분들과 스태프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지금은 연극 '해롤드 앤 모드' 연습을 하고 있다. 좋은 연기자가 되기 전에 좋은 사람부터 되겠다."(강하늘)

◆ [KEY2] 사과, 진심, 반성…'진솔' 소감

'감사하다'와 어쩌면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는 말인 '미안하다'는 말이 수상자의 입에서 나왔다. 유동근, 이유리, 송윤아는 수상소감에서 각 작품에서 함께 연기한 조재현, 오연서, 문정희를 언급하며 미안함과 함께 고마움을 전했다.

더불어 자기반성적인 메시지로 진솔한 속내를 내보이기도 했다. 또한 유동근과 이유리의 경우는 시청자, 제작진, 출연진뿐 아니라 기자들까지 언급하며 감사를 표했다.

▲ KBS, MBC 연기대상에서 수상한 유동근, 이유리, 송윤아. [사진=방송 캡처]

"(조)재현아, 미안하다. 동료 연기자, 후배들, 한 해 동안 고생 많이 하셨다. 시청자 여러분, 기자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여러분들이 대하드라마를 지켜주셨다. '가족끼리 왜 이래'는 나의 뒤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차강재와 차달봉이 젊은 날의 내 모습이다. 뭘 잘못했는지 모르고 살아왔는데 이제야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겠다. 아버지, 어머니, 죄송하다. 그렇지만 이렇게 대상을 받았다. 지난날의 나를 용서해 달라."(유동근)

"캐스팅이 돼야 드라마에 출연할 수 있고 선택해주셔야 연기할 수 있는데,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하다. 배우들은 인기가 있다가도 없어지기도 하고, 캐스팅이 될지 안 될지 두려움 속에 산다. 악역임에도 많은 사랑받게 해 주신 것에 감사하다. 기자분들에게도 감사하다. 드라마에 대해 좋게 써주셔서 대중분들이 더 많이 보도록 해주신 것 같다. 또 오연서 씨가 함께하지 않았다면 저도 연민정 역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을 것이다."(이유리)

"너무 감사드리는데 속상하다. 우리 (문)정희가 상 받았어야 하는데. '마마'는 큰 선물이고 기적 같은 작품이다. 6년만에 현장에 서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우리 주변엔 많구나 생각하며 지낸 2014년이었다. 문정희 씨가 없었다면 '마마'에서 한승희가 그렇게까지 잘 보일 수 없었을 거다. 문정희 씨가 이 상 못 받아서 너무 속상하다."(송윤아)

◆ [KEY3] 프로그램 필요성 역설, 수상거부… '개념' 소감

모두의 관심을 받는 시상식에서 '개념'있는 메시지를 던진 스타들도 있었다. '내 인생의 혹'으로 MBC에서 단막연기상을 수상한 변희봉은 단막극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근들어 지상파 방송사에서 단막극 폐지를 단행했던 것에 대한 언급이었다.

더불어 유재석은 코미디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대해, 최민수는 수상소감이 아닌 '수상 거부소감'으로 화제가 됐다.

▲ 'MBC 연기대상'과 'MBC 연예대상'에 참석한 변희봉, 유재석, 최민수.[사진=방송 캡처, MBC 제공]

"단막극은 연기를 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깜짝 놀랄 만한, 기라성 같은 배우가 나와 30회 50회 길게 나와 하는 연기와 60~70분 한 회로 끝나는 것은 견주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감독에게는 처음으로 해보는 프로그램이, 연기자에게는 다양하게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작가에게는 등용문이 되는 아주 훌륭한 것이 단막극이다. 캐스팅하기도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연기자들은 단막극을 통해 여러 캐릭터를 소화한다면 다양한 역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다. 2015년에도 MBC가 주도해 단막극을 계속할 수 있었으면 한다."(변희봉)

"예능의 뿌리는 코미디라고 생각하는데, 아쉽게도 동료들이 함께 하지 못했다. 오지랖 넓은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무대가 필요한 많은 후배들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유재석)

"상을 주신 것에 감사하다. 허나 다른 때도 아니고 요즘은 내가 법을 집행하는 검사로 살고 있는데, 뭐 잘한 게 있어야 상을 받지 않나. 죄송스럽지만 이 수상을 정중히 거부하려 한다. 아직도 차가운 바다 깊숙이 갇혀 있는 양심과 희망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나 할까. 상식이 무너지고 진실과 양심이 박제된 이 시대에 말이다."(최민수)

◆ [KEY4] 회사 홍보, 맨발 소감, KBS사장 포부 … '이색' 소감

수상소감 중 이색적인 발언으로 화제가 된 스타들도 있다. '왔다!장보리'에서 연기한 배우 김지훈은 같은 회사 소속 그룹 '헤일로'를 언급해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이들의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또한 박슬기는 "낮은 곳에서 리포팅하겠다"며 하이힐을 벗은 채 수상소감을 말했다. 조우종 아나운서는 시상자 이영표가 "2년 안에 프리랜서 선언할 조우종 아나운서"라고 하자 발끈한 소감을 남겨 웃음을 자아냈다.

▲ 'MBC 연기대상', 'MBC 연예대상', 'KBS 연예대상'의 김지훈, 박슬기, 조우종. [사진=방송 캡처]

"회사에 이훈 형님과 내가 있는데 사정이 좋지 않다. 늘 아버지처럼 많이 챙겨줘서 열심히 하고 있다. 얼마 전에 '헤일로'라는 아이돌 그룹을 제작했다. 이들이 얼른 잘 됐으면 좋겠다. 모르면 인터넷 검색창에 '헤일로' 검색 부탁드린다."(김지훈)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남한테 피해주고 살지 말라 하셨는데, 인터뷰를 다니면서 스타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 죄송했던 적이 많았다. 인터뷰에 성실히 응해주신 스타분들에게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허세 멘트를 하자면 내 키가 150이다. 이렇게 늘 낮은 자세에서 열심히 리포팅하는 섹션TV의 박슬기, 리포터계의 송해가 되겠다."(박슬기)

"이영표 아나운서는 내가 2년 안에 프리를 선언할 거라고 했다. 하지만 오기로라도 회사에 남아있을 거다. 끝까지 남아서 KBS의 사장이 돼서 지금 이 앞에 있는 연예인 여러분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가겠다."(조우종)

◆ [KEY5] 김준호 향한 단단한 응원 …'의리' 소감

개그맨 김준호가 공동대표로 있는 개그맨 소속사 코코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로 있던 김모씨가 공금과 함께 잠적했기 때문이다. 소속 개그맨들과 직원들은 현재 출연료를 받지 못했고, 많은 이들의 비난이 김준호에게로 향했다. 그러나 '연예대상'에서 수상한 소속 개그맨들은 김준호에 대한 변함없는 응원을 보냈다.

▲ KBS, SBS 연예대상에 참석한 김지민, 조윤호, 이국주. [사진=방송 캡처]

"오늘 김준호 선배님 얘기가 많은데 전 하겠다. 항상 돈을 남기는 것보다 사람을 남기라는 말씀을 하셨다. 선배님은 사람을 너무 많이 남기셨다. 주변에서 '어느 한 사람 때문에 네가 많이 힘들지'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저희는 선배님 한 사람때문에 흩어지지 않고 이렇게 있을 수 있다. 상의 영광을 선배님께 돌린다."(김지민)

"김준호 선배가 '강물은 바람에 물결을 쳐도 바다로 가는 방향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김준호 형님이 가는 방향에 우리가 함께 하니 힘내고 걱정하지 말라."(조윤호)

"다른 분들도 아시겠지만 가장 힘드신 분은 김준호 선배님이 아닐까 생각한다. 배신하지 않고 코코엔터테인먼트에서 기다리고 있다. 코코엔터 사랑한다."(이국주)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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