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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서울대 샤컵 V1 견인 '하버드 메시' 배혜지, "한국 선후배 문화 걱정됐지만…"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8.09.17 12:56 | 최종수정 2018.09.17 13: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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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스포츠Q(큐) 글 이세영·사진 주현희 기자] “완전 메시인데?”

16일 2018 제6회 전국 대학여자축구대회 샤컵이 열린 서울대학교 대운동장을 찾은 취재진은 한 선수의 현란한 발놀림에 혀를 내둘렀다.

주인공은 서울대 여자 축구부 SNUWFC의 미드필더 배혜지(21). 한 박자 빠른 턴과 세밀하고 과감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다. 한 번에 여러 명의 수비가 붙어도 빼어난 탈압박 능력으로 수비수들을 제쳤다. 흡사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를 보는 듯했다.

 

▲ 배혜지가 16일 샤컵 득점왕에 오른 후 축구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15일 한양대와 개막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예사롭지 않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배혜지는 대회 6연패에 도전한 한국체대의 기세를 꺾는 결승 헤더골까지 터뜨려 서울대에 대회 첫 우승을 안겼다. 안방에서 팀원들과 함께 개최한 대회를 우승해 그 의미가 컸다.

샤컵에서 총 5골을 터뜨린 배혜지는 대회 득점왕에 오르는 기쁨까지 맛봤다. 경기 후 만난 배혜지는 “팀 동료들과 함께 준비한 대회인 만큼, 마지막까지 있는 힘을 다해 뛰었다. 내 골로 팀이 1-0으로 이겨 정말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 배혜지(10번)가 16일 강남대와 샤컵 준결승전에서 그림 같은 개인기를 펼치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어난 배혜지는 올해 3월 한국 생활을 시작한 서울대 3학년 교환학생이다.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한국에 1년간 머무르며 잠시 놓았던 축구화를 다시 집어 들었다.

“3살 때부터 축구를 시작했어요. 그냥 공을 발로 다루는 게 재미있더라고요. 중·고등학교 때까지 축구부를 했었는데, 하버드대에 진학하면서 그만뒀어요.”

스스로 축구와 인연을 끊었던 배혜지가 다시 유니폼을 입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는 “한국에 온 건 처음이라 일단 인맥을 넓히는 게 필요했다. 그런데 여자 축구부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 배혜지(10번)가 16일 한국체대와 결승전에서 후반 17분 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그렇게 SNUWFC의 일원이 된 배혜지. 미국에서와 똑같은 단체생활이지만 그의 마음에 하나 걸리는 게 있었다. 한국 특유의 선·후배 문화가 배혜지에게는 낯설게 다가왔다. 존댓말을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그는 혹여 말실수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이 컸다고 한다.

하지만 SNUWFC만의 밝은 팀 분위기가 배혜지가 스스로 마음을 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선수들은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팀워크를 키워나갔다.

“제가 3학년인데, 1~2학년 동생들이 언니라고 할 때도 있고 하지 않을 때도 있어요. 경기 중에는 호칭보다는 서로 이름을 불러요. 동생들이 그라운드에서 반말해도 전 괜찮아요(웃음).”

배혜지는 “훈련하지 않을 때도 다 같이 밥을 먹는 등 개인적으로도 다 친하다. 팀 분위기가 워낙 좋다보니 이것이 경기력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 배혜지(맨 아래줄 가운데)가 한국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서울대 여자 축구부 선수들. 16일 우승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의 지도도 만족스럽단다. “코치님은 우리가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게 놔두는 편”이라며 “다만 우리가 잘 못 보는 것들을 하나씩 지적해주신다”고 말했다.

앞으로 2~3개 대회를 더 뛰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배혜지는 자기가 축구에 대한 열정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도와준 팀 동료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축구를 계속 해왔기 때문에 지겹기도 했는데, SNUWFC 친구들은 그저 순수하게 축구를 좋아하는 게 눈에 보였어요. 그게 정말 뿌듯했죠. 저는 곧 집으로 돌아가지만 서울대 여자 축구부는 계속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해요. 올해 남은 2~3개 대회를 우승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돕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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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 기자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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