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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드라마 속 '난방열사'와 '땅콩회항', '고구마' 혹은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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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드라마 속 '난방열사'와 '땅콩회항', '고구마' 혹은 '사이다'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1.14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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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13일 종영한 M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의 결말에 시청자들은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 극중 강수(이태환 분)는 '한별이 사건'의 증인으로 나섰으나 이는 결정적 증언이 되지 못했고, 주요 증인 송아름(곽지민 분)이 법정에 섰지만 그는 피고인을 두려워해 거짓 증언을 했다. 중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은 20년형을 받았다.

아이디 almp**** 사용자는 네이버 기사에 "('오편'의 결말은)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여준다. 판사는 확실한 증거를 기각하고, 증인은 보복이 두려워 증언을 거부하고, 중범죄에도 20년형을 내린다(후략)"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 KBS 2TV 금요드라마 '스파이'에서 '난방열사'로 등장한 박혜림(배종옥 분). [사진=아이엠티브이, 디엔콘텐츠, 스튜디오세븐 제공]

9일 첫 방송을 한 KBS 2TV 드라마 '스파이'에서 박혜림(배종옥 분)은 아파트 주민회의에 참석해 '난방비 비리'를 주장하며 증거 자료를 가져와 조목조목 주장했다. 지난해 9월 아파트 난방비 비리를 폭로한 배우 김부선을 연상케하는 모습이었다.

SBS '펀치'의 제작사 HB엔터테인먼트는 13일 방송에 앞서 "'펀치'에서 '땅콩회항' 사건을 연상케하는 에피소드가 나온다"고 홍보했다.

이날 방송에는 윤지숙(최명길 분)이 병역비리 브로커를 도주시키느라 비행기에 태워보낸 장면이 담겼다. 신하경(김아중 분)은 비행기 회항을 요구했으나 윤지숙은 "출항을 막으면 법적 처분을 받는다"며 이를 거부했다. 직접적으로 관련 사건을 다루지는 않았으나 '비행기 회항' 공방의 등장으로 어느정도 '땅콩 회항' 사건과 연결지을 수 있었다.

▲ SBS 월화드라마 '펀치'에서는 '비행기 회항' 사건을 연상시키는 장면이 담겼다.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사회적 이슈가 된 사건들이 극 속에 등장하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주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풍자됐던 소재를 드라마에서도 다루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이들 프로그램에 '극에서 다뤄주니 재밌고 시원하다' 또는 '우리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고 답답하다'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웃지 못할 현실에 씁쓸해 하면서도, 극 안에서만큼은 권선징악을 바라는 욕구가 어렴풋이 읽힌다.

최근 인터넷 신조어로 등장한 단어 중 '고구마'와 '사이다'가 있다. 고구마는 답답함을, 사이다는 시원함을 뜻한다. 극중 답답한 전개나, 뻔뻔한 악행에 시청자들은 '고구마'를 먹은 듯 가슴속이 답답하고 텁텁하다고 하고, 이를 뚫어주는 시원한 인물이나 해결사를 '사이다', '탄산'이라 부른다.

'스파이'의 '난방열사'와 '펀치'의 '땅콩회항' 연상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답답한 현실을 보여주는 '고구마'가 됐을까, 혹은 시원한 '사이다'로 기능했을까.

시청자 문수영(25·서울 금천구)씨는 "모두가 아는 소재가 예능이나 드라마에 등장하면 공감할 수 있어 재밌다. 그러나 해당 이슈 이외에도 주목해야 할 사건사고, 이슈들이 많은데 언론이 여론을 한쪽으로 모는데 더 부추기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김감영(25·경기 성남시)씨는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경우는 괜찮지만, 극의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쓸 데 없는 패러디나 언급에는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소감을 말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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