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19 11:49 (화)
[인터뷰Q] 'PART.2 RE:FRESH'로 컴백한 소유 “공감 사는 아티스트로 남고 싶어요”
상태바
[인터뷰Q] 'PART.2 RE:FRESH'로 컴백한 소유 “공감 사는 아티스트로 남고 싶어요”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8.10.04 08: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가수 소유가 10개월 만에 첫 솔로 정규 앨범의 두 번째 조각을 들고 돌아왔다. 이날 인터뷰에서 소유는 그간 작업 과정과 수록곡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걸그룹 멤버를 넘어 솔로 여성 아티스트로서 홀로서기까지의 어려움에 대해 털어놨다.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서 진행된 첫 번째 솔로앨범 파트2 '리프레시(RE:FRESH)'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소유는 "확신이 서기 전까지 솔로 앨범을 내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제공]

 

◆ ‘파트2’를 내기까지 10개월…“라틴 음악에 확신 들었죠”

소유는 컬래버레이션에 있어 독보적인 존재다. 당시 신인 가수였던 긱스와 첫 협업에 나선 '오피셜리 미싱 유, 투(Officially missing you, too)'(2012)는 소유의 매력적인 음색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홍대광과 함께 불렀던 '굿바이'(2013)와 매드클라운과 호흡을 맞춘 '착해 빠졌어(Stupid In Love)'(2013)까지의 성공은 시작에 불과했다.

정기고와 합을 맞춘 ‘썸’(2014)이 초대박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어반 자카파의 권순일, 박용인과 함께 호흡한 '틈'(2014), 기리보이 그리고 몬스타엑스의 기현과 부른 '팔베개(Pillow)'(2015), 십센치 권정열과 부른 '어깨'(2015), 브라더수와 호흡을 맞췄던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OST 수록곡 '모르나봐'(2015),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열풍에 일조한 OST이자 유승우와 함께 부른 '잠은 다 잤나봐요'에 지난해 엑소 백현과 부른 '비가와 (Rain)'까지 단 한 곡도 히트하지 않은 노래가 없다.

하지만 소유에게 있어 솔로 앨범은 달랐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데뷔 8년차였던 지난해 마지막 달에 소유는 첫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비로소 진정한 홀로서기에 나섰다. 씨스타 활동과 별개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한 여성 아티스트로서 다소 의외란 반응이 많았다.

“지난해 솔로 앨범을 준비하면서 지금 선보이고 있는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음악에 있어서 확신이 없으면 소화를 못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씨스타 활동 당시엔 뭐든지 다하고 싶었습니다. 특정한 음악에 뚜렷한 확신이 서지 않았죠. 하지만 혼자가 되니까 빠른 결정을 해야했고 그때부터 많은 생각을 했어요. 내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죠”

“눈앞에 닥친 1년 계획이 내겐 가장 큰 미래다”고 강조한 소유는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그리고 나이에 맞는 노래 콘셉트가 있다”며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확 정리가 되더라. 이번 ‘파트2’는 지난 1월부터 계속 고민하던 결과다”고 전했다.

먼저 선보였던 솔로 정규 앨범의 첫 번째 파트엔 그동안 소유가 보여줬던 컬래버레이션의 느낌이 물씬 살아 있었다. 프라이머리, 윤종신, 구름, 노리플라이의 권순관, 문문, 13으로 이어지는 프로듀서 군단에 긱스, 문문, 성시경의 피처링 가수들까지 앨범에 참여한 아티스트들을 두고 적지 않은 팬들은 '미친 라인업'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앨범은 통일감 있게 미디엄 템포와 발라드 넘버로 가득 채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인들의 평가는 둘로 나뉘었다. 소유는 "주위 사람들이 내게 '너 이제 발라드만 할 거냐'고 묻더라"며 "그 말이 계속 맴돌아서 다른 색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사진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제공]

 

휴식기엔 중남미 청춘들의 허니문 열망지 중 하나이자 멕시코 최동단 킨타나로오주의 해변 도시 칸쿤으로 여행을 떠났고 그곳에서 영감을 얻었다. “원곡과 다르게 라틴풍으로 리메이크한 노래들을 들으면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고 강조한 그는 “나도 씨스타 활동을 하면서 춤을 췄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더라. 지난 앨범에서 가사에 집중해 공감을 얻는 음악을 실었다면 이번에는 춤을 추는 게 좋을 거란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영감을 표현해줄 프로듀서로는 그루비룸을 선택했다. 먼저 작업을 제안했고 수정과 보완을 거듭한 끝에 10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라틴풍의 노래를 선택했지만 이는 시류를 따른 결과는 아니라고 했다.

“사실 지난해부터 라틴 음악이 전 세계적으로 트렌드로 자리잡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제가 트렌드를 따라가는 가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직접 접했던 경험이 더 컸어요. 내가 음악에 대한 확신을 가졌을 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치가 높아질 거란 생각이 들었죠. ‘까만 밤’이란 곡엔 라틴, 재즈, 탱고가 다 어우러졌어요.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입니다”

남미 음악이다보니 소유가 의도한대로 댄스 퍼포먼스도 가미됐다. 정열의 지역답게 섹시한 퍼포먼스가 가장 어울릴거란 생각이 들었다. 뮤직비디오에선 처음으로 베드신도 촬영했다.

“뮤직비디오는 3분이란 짧은 시간에 이뤄져요. 그 시간에 잘못 비춰지거나 뭔가 빠졌을 때, 빈 느낌이 나죠. 이런 걸 채울 수 있을 게 뭘까 생각하다가, 감독과 상의를 해서 베드신이 탄생했어요. ‘까만 밤’이란 가사를 잘 보여주기 위한 장치입니다. 남자와 도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나온 장면이죠”

소유에 따르면 이번 안무에는 뮤직비디오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많은 디테일이 첨가됐다. 3분 동안 많은 걸 담아냈다. 그는 “댄서들과 합도 맞추고 남성과 탱고도 맞춘다”며 “그러다보니 뮤비에 담기지 않은 화려한 안무가 많다.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포인트를 짚었다.

“가사의 콘셉트 자체는 남녀의 묘한 부분을 섹시하게 풀어내는 것에 있어요. ‘홀렸다’는 표현이 적합한 거 같네요. 뮤직비디오에 고양이가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씨스타와 다른 성숙한 섹시함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건강한 섹시미를 벗어나 여성스러운 선을, 그리고 태를 살리고 싶었죠”

의도한 섹시함은 아니었다. “단지 곡 해석에 충실하고 싶었다”는 게 소유의 설명이다.

“딱히 ‘섹시하다’는 느낌이 아니라 뭔가 뮤지컬을 본 듯한 느낌을 추구했어요. 도입부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계산된 뮤지컬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영상에 등장하는 안무나 의상도 마찬가지예요”

 

[사진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제공]

 

◆ 첫 작사 도전에 프로듀싱까지…유진경 제휘와 함께한 수록곡‘멀어진다’

여섯 트랙이 실린 이번 앨범에서 힘을 준 건 타이틀 곡 ‘까만 밤’뿐만이 아니다. 지난 앨범과 다르게 최대한 피처링은 피하려고 노력했고, 타이틀곡 ‘까만밤’에서 식케이와 호흡을 맞춘 것 이외엔 다른 협업 가수는 없다. 하지만 그루비룸, 아르마딜로, 다비, 정호현(e.one), SEION, 유진경, 윤현상까지 다양한 프로듀서들과 합을 맞춰 자신의 색을 녹여내려 애를 썼다.

게다가 이번엔 처음으로 작사에도 참여했다. 5번 트랙에 실린 ‘멀어진다’는 소유가 스케치부터 프로듀싱까지 곡 전반에 걸쳐 심혈을 기울인 노래다.

“사실 지난 앨범부터 작사에 참여는 했어요. 하지만 컨펌이 안 나더라고요. 회사가 참 공정해요. 들었을 때 좋고 그래야 작업에 들어가죠. 이번 앨범에서는 ‘이 가사는 어떤가’라고 물었어요. 회사의 반응이 좋았고, 유진경과 제휘를 만나서 곡 의뢰를 했죠. 두 친구들은 어린데 참 곡을 잘 쓰더라고요. 제가 하고 싶은 걸 이야기했어요. 스케치를 해놓은 걸 이야기했죠. 가사에 대한 의미와 부가적인 설명을 들려주니 좋아하더라고요”

소유는 “이 곡의 포인트는 그림자”라며 그림자에 자신을 투영해 생각을 정리했다고 고백했다. ‘멀어진다’는 항상 같이 있는 것 같지만 때에 따라 멀어지기도, 흐려지기도 하는 누군가 또는 자기 자신을 그림자에 투영시켜 표현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현대 사회를 보면 항상 사람들은 따라가기에 바쁘죠. 누군가 유행을 따르게 되고요. 남들이 이렇게 놀면 나도 그렇게 놀아야 한다는 생각도 있는 거 같아요. 그림자는 해가 저물면 어쩔 수 없이 생겨요. 그림자는 나를 어찌 됐건 따라와야 하는 거죠. 그걸 저에 빗대서 생각했어요”

소유는“평상에 앉아서 해가 질 때 그림자를 보면서 여러 의미를 뒀다. 그럴 때를 생각하면서 완성된 곡이다”고 작곡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제공]

 

◆ 가수로서 원하는 건 팬들의 공감…“노래 잘한다는 말보다 메시지 이해가 더 뿌듯해”

씨스타에서 벗어나 홀로서기까지 이번 첫 솔로 정규 앨범의 파트 1,2 속 12트랙에는 가수 소유의 고민이 가득 담겼다. 첫 파트에선 가사에 힘을 줬다면 이번에는 다양한 색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는 게 소유의 설명이다. 무척 다른 색이 담긴 두 조각이지만 가장 큰 교집합은 바로 팬들과의 공감이었다.

“지난 파트1 앨범이 차분했던 건 힐링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기 때문이에요. 내 노래를 듣고 지칠 때 힘을 주고 싶었거든요. 위로를 받고 싶을 때 내 노래가 떠올랐으면 했죠. 이번엔 그냥 다양성이 목표였어요. 소유하면 대중들은 소위 '공기 50 소리 50'이란 생각을 갖는데, 그런 느낌이 아니라 다른 음악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소유는 “가수는 종종 자기 안에 갇히는 경우가 있다”며 자신은 “거기에 묶이고 싶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가 아직 이런 말을 하기엔 갈길이 멀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제가 정체되면 들려드릴 수 있는게 한정된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에서는 내가 보여드리고 싶은 것들을 모두 담았죠. 펼쳐놓고 봐달라는 식인 거죠”

‘컬래버 여왕’으로 불리는 소유는 향후 컬래버레이션을 할 뮤지션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딱히 없다”면서도 “나랑 전혀 색이 다른 여성 보컬이나 나와 색이 완전히 비슷한 여성 보컬과 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이유는 단 하나 “앞으로도 많은 스타일을 겪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솔로 앨범을 내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제 발라드만 할 거야?’란 말이었어요. 계속 맴돌았죠. 그래서 나는 내 나름대로 모든 음악을 하고 싶고 그걸 표현하는 데 뿌듯함을 느낀다는 걸 알리고 싶었습니다. ‘소유는 이랬지’가 아니라 내 음악이 향수처럼, 잔향처럼 남았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이번 앨범을 통해 어떤 성적을 거두고 싶냐는 질문에도 소유는 자신의 음악을 온전히 들려주고 싶다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컬래버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좋은 성적을 원하는 건 사실이에요. 처음엔 부담도 있었죠. ‘안되면 어떻게 하지’란 생각을 했어요. 지금은 그거에 얽매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지 못해서 후회하기 싫었어요. 이번엔 1위보단 모든 앨범을 들어줬으면 해요. 줄 세우기도 좋지만 내 앨범 속 전곡이 차트 안에 있다는 것만 해도 행복해요. 이번에도 그러고 싶어요”

소유의 또 다른 면모가 담긴 새로운 솔로앨범 '파트2, 리프레시(PART.2 [RE:FRESH])는 4일 오후 6시에 발매된다.

[취재 후기] 소유는 참 말을 잘하는 아티스트였다. 단순히 데뷔 9년 차라는 시간에 녹아든 경험이라고만 보기엔 성숙한 구석이 훨씬 많이 느껴졌다. 깊이가 느껴지는 말솜씨는 평소 예능프로그램 등 방송에서 자주 보지 못한 소유의 모습이었다. “공감을 사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며 팬들과 소통에 무게를 둔 소유다. 인터뷰가 끝난 뒤, 작사에 첫 발을 내민 소유가 향후에 들려줄 음악 세계가 더욱 기대됐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