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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미스터 션샤인' 김병철, "대한민국 의미를 고민하게 만든 작품… 생각할 여지 줄 수 있는 배우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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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미스터 션샤인' 김병철, "대한민국 의미를 고민하게 만든 작품… 생각할 여지 줄 수 있는 배우 되고파"
  • 강한결 기자
  • 승인 2018.10.05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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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배우 김병철은 팔색조 매력을 가진 배우다. '태양의 후예' 박병수, '도깨비' 박중헌, '미스터 션샤인' 일식까지, 김병철은 매번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신스틸러로 거듭났다. 김병철은 "애국심을 가지게 된 일식이 의병으로 합류하는 것이 '미스터 션샤인'이 전하고픈 이야기"라고 역설했다. 김병철이 생각하는 '미스터 션샤인'의 메시지는 무엇일까?

[스포츠Q(큐) 글 강한결 ·사진 주현희 기자] 배우 김병철이 '미스터 션샤인'을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가 출연한 '미스터 션샤인'은 구한말 대한제국을 구하기 위해 민초가 의병으로 각성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김병철은 일식 역을 맡아 평범한 백성이 애국심을 자각하고 우국지사가 돼가는 과정을 인상 깊게 표현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병철은 '미스터 션샤인' 종영 이후 소회를 밝혔다.

 

◆ 의병 이야기 담은 미스터 션샤인… "의병이 된 일식은 평범한 백성의 모습"

 

'미스터 션샤인' 김병철

 

김병철은 종영소감을 묻는 질문에 진지한 표정으로 "울림이 있는 드라마에 출연하게 돼서 영광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미스터 션샤인'에 출연하면서 암울한 시대상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미스터 션샤인'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다시 그 시절을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작품인 것 같고요.“

'미스터 션샤인'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는 의병의 이야기를 그려내며 대중들에게 뭉클함을 선사했다. 그동안 일제 강점기를 다룬 작품이 역사 속에 잘 알려진 독립 운동가를 집중적으로 다뤘다면 '미스터 션샤인'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민초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마지막 화에 등장한 의병들의 사진은 '미스터 션샤인'이 전하는 메시지가 오롯이 담겨있었다.

김병철 역시 이 대목을 강조했다. 가장 인상에 남는 장면으로 "마지막 회에 백성들이 거리로 뛰쳐 나와서 일본군으로부터 고애신(김태리 분)을 보호해주고, 의병들이 태극기에 수결하는 장면"을 꼽으면서 "일식과 춘식(배정남 분)의 변화도 그런 맥락이다"고 귀띔했다.

일제 치하를 배경으로 둔 '미스터 션샤인'은 다소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로 진행됐다. 일식과 춘식은 해학을 통해 무거운 분위기를 해소하는 역할을 맡았다.

여기에 일식은 단순히 딱딱한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로 소모되지 않는다. 당시 백성들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 바로 일식이기 때문이다. 극중 일식의 각성은 곧 민초들의 각성을 의미한다. 김병철 역시 이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일식이에게 가장 중요한 건 먹고사는 일이에요. 이 인물은 사는 게 더 급했기 때문에 ‘해드리오’ 일에 더 집중하죠. 그러다 의병에 동참해요. 동참하기까지 정말 두려웠을 테고, 겁도 났을 텐데 노력하는 부분이 공감이 많이 됐어요.“

 

◆ '김은숙의 남자' 김병철이 말하는 김은숙 작가의 강점은?

 

'미스터 션샤인' 김병철

 

김병철은 '미스터 션샤인'의 성공 원인으로 김은숙 작가를 뽑았다. 그는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까지 김 작가의 세 작품에 모두 출연한 유일한 배우다. 어느새 김병철에게는 '김은숙의 남자'라는 별칭이 붙었다.

그동안 김은숙 작가는 현대극, 특히 로맨스 성향이 짙은 작품을 집필했다. '신사의 품격',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 '도깨비'까지 김은숙 작가가 집필한 작품의 핵심은 남녀 간 사랑이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달랐다. '미스터 션샤인'은 김 작가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장르의 작품이었다. '김은숙의 남자' 김병철이 생각하는 김 작가의 강점은 무엇일까.

“재미와 의미가 동시에 있는 유머가 가장 인상 깊어요. 삶과 거리를 둘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구사할 수 있는 유머죠. 이런 무거운 소재를 다루며 어떻게 그렇게 재미있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유진(이병헌 분), 구동매(유연석 분), 희성(변요한 분) 등 세 남자 주인공이 나란히 앉아서 술을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제일 재미있었어요.”

이어 김병철은 "'미스터 션샤인'을 통해 김은숙 작가의 세계관이 확장된 것 같다"는 평가를 남겼다. 그는 김은숙 작가가 객관적 시각으로 구한말의 상황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미스터 션샤인'이 더욱 진솔한 감동을 전할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

 

◆ 데뷔 16년차 김병철의 연기 철학은? '대중과 소통'

 

'미스터 션샤인' 김병철

 

2001년 연극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한 김병철은 2003년 영화 '황산벌'의 신라 첩자 역으로 스크린 데뷔했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스펙트럼을 넓히고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그가 작품에 임하며 가장 중시하는 것은 바로 대중과의 소통이었다.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김병철이 강조한 점은 "대본을 보고 흥미를 느껴야 한다"는 것이었다.

"좋은 연기를 펼치려면 좋은 작품을 만나야겠죠. 하지만 좋은 대본이라는 게 거창한 것은 아닌 거 같아요. 가장 먼저 자신이 대본을 보고 흥미가 있어야겠죠. 대본에 재미를 느끼지 않으면 인상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어렵죠. 결국 대중과 소통을 위해서는 대본에 흠뻑 빠질 정도로 즐거움을 느껴야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매번 자신과 맞는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연달아 좋은 작품을 하게 된 후 '성에 안 차는 작품'이 많아졌다는 다른 배우들의 경험담을 언급하자 김병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경험은 없지만,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작가분들이 만드는 드라마는 모두 어느 정도 완성도가 있기 때문에 제작비를 들여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작품,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것도 배우의 능력 아닐까요?"

'미스터 션샤인'에서 김병철은 일식 역과 혼연일체된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과 진정성있는 소통을 할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김병철은 작품을 고르는 새로운 기준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그가 강조한 것은 사회적 메시지였다.

"'미스터 션샤인' 촬영 이후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미스터 션샤인'은 대한민국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 작품이잖아요. 이 작품을 통해 '나는 어떤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의미를 전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음 작품에서도 대중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취재후기] 올해로 데뷔 16년차. 존재감을 드러내며 ‘믿고 보는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한 김병철은 인터뷰 마지막에도 시청자와 소통하며 생각할 여지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드러냈다. 1년여 동안 일식으로 살아온 김병철은 오늘 11월 방송되는 JTBC '스카이캐슬'로 차기작을 결정했다. 매번 출연하는 작품마다 인상 깊은 캐릭터를 탄생시킨 김병철이 어떠한 연기를 펼쳐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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