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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 정우영 '승리헌납 보크', 류중일 감독이 감싼 이유 [2019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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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 정우영 '승리헌납 보크', 류중일 감독이 감싼 이유 [2019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4.1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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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범상치 않은 루키 LG 트윈스 정우영(20)의 프로 첫 실점은 악몽과도 같았다. 7경기 동안 이어진 ‘0의 행진’은 어이없는 보크 하나로 인해 무너졌다.

류중일 LG 감독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날 벌어진 이 장면에 대해 “흔히 나올 수 있는 것”이라며 “마운드가 높아 스파이크가 걸리다보니”라고 정우영을 감쌌다.

5-0으로 앞서가던 경기에서 실책에서 비롯된 대량실점으로 동점을 허용하고 보크로 역전패를 당한 사령탑이지만 신인 선수의 기를 죽이지 않으려 애썼다.

 

▲ LG 트윈스 정우영이 1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8회 보크로 역전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크는 야구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투수가 타자를 속일 수 있는 변칙 행위를 막기 위해 제정된 룰이지만 정우영과 같이 중심이 무너져 공을 던지지 못했을 경우에도 적용돼 주자들의 진루를 허용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는 하지만 공을 어떻게든 던졌더라면 보크가 선언되지 않았을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실수겠죠”라면서도 좀 더 노련했다면 던졌어야 했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신예 투수를 감싼 이유는 분명하다. 류 감독은 28년 전으로 기억을 거슬러 일화를 소개했다.

 

▲ 류중일 감독은 과거를 회상하며 정우영을 감쌌다. [사진=연합뉴스]

 

1991년 준 플레이오프(PO)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만난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은 포스트시즌 최초 3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무서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었다. 마운드엔 삼성의 에이스 박동희. 류중일이 신경쓰였던 탓인지 박동희는 주자 1사 3루 상황에서 공을 던지지 못해 실점을 하고 말았다.

류 감독은 “동희가 공을 분명히 던졌는데 날아오질 않더라”고 회상했다. 신인 시절 10승 7패를 기록한 뒤 이듬해 14승 9패로 팀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던 박동희 조차도 피해갈 수 없었던 게 보크였다.

“동희가 떠난지도 오래됐다”고 그리움을 나타낸 류중일 감독은 팀의 기대주인 정우영을 감싸는 동시에 내심 그가 지금은 고인이 된 박동희와 같은 가파른 성장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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