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임정숙(33)이 프로당구 2대 여왕으로 등극했다. 대회 전 초대 챔피언 김갑선, ‘포켓볼 여왕’ 김가영, ‘포켓볼 여신’ 차유람 등이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마지막에 스포트라이트는 임정숙을 향했다.
임정숙은 25일 오후 6시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19~2020 신한금융투자 LPBA(여자프로당구) 챔피언십 2차 투어 결승에서 서한솔(22)을 세트스코어 3-0(11-4 11-7 11-10)으로 이겼다.
1차 투어에서 16강에서 탈락했던 임정숙은 우승 상금 1500만 원과 함께 랭킹 포인트 1만5000점을 획득한 그는 우승 소감을 밝히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난 대회 16강에서 탈락했던 임정숙은 2015 경기당구연맹회장배 전국 3쿠션 대회와 2017 부산시장배 전국오픈당구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한 풍부한 경험이 있는 선수다.
2차 투어에선 1라운드 이후 줄곧 2위로 서바이벌 라운드를 통과한 임정숙이지만 8강에서 디펜딩 챔피언 김갑선을 제치고 4강에 올랐다. 준결승에서도 이지연에게 1세트 2-11로 내주고 시작했지만 2,3세트 5득점 하이런 2차례를 앞세워 11-8, 9-6 승리를 거뒀다.
상대는 본격적으로 큐를 잡은 지 4년 밖에 되지 않은 신예 서한솔. 그러나 2019 인제오미자배 3쿠션 여자부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어 결코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8강에서 이지연, 김가영, 이미래와 한 조를 이뤄 대결을 벌인 서한솔은 마지막 뱅킹샷을 성공시키며 이미래와 공동 2위로 올라선 뒤 5번째 하이런(이낭 최다득점)까지 따지며 4강 진출 후 하야시 나미코(일본)까지 2-1로 격파하며 결승에 오른 대회 최고 이변의 주인공이었다.
1세트 선공을 잡은 건 임정숙. 초구를 포인트로 연결하진 못했지만 먼저 3득점하며 앞서갔다. 그러나 서한솔이 연속 4득점했다. 그러나 꾸준히 점수를 쌓은 임정숙은 7이닝 만에 세트를 가져왔다. 에버리지에서 1.571-0.666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2세트엔 양 선수 모두 고전했다. 먼저 점수를 낸 건 서한솔이었지만 임정숙이 4이닝 4연속 득점하며 앞서 갔다. 결승 무대의 중압감이 컸을까. 둘 모두 실수 연발이었다. 노란공을 잡은 서한솔은 긴장한 나머지 흰공을 치는 실수를 범했고 임정숙 또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연신 쉼호흡을 하며 긴장을 달래기도 했다.
3-7로 뒤처진 12이닝 서한솔이 3점을 추가한 데 이어 16이닝 1점을 더하며 7-7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후 오랜 시간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10이닝 가량 득점이 없던 임정숙이 침묵을 깨며 3득점, 세트포인트에 도달했다. 서한솔이 뱅크샷 기회를 아쉽게 놓치자 임정숙이 깔끔한 1점을 성공하며 2세트마저 가져갔다.
3세트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팽팽한 흐름이었다. 5-4로 앞서 있던 10이닝 서한솔이 1점을 추가하자 임정숙은 2점을 추가하며 점수는 다시 동점.
이번엔 서한솔이 잡아내는 듯 했다. 목적구가 구석에 몰린 2뱅크샷을 성공시킨 서한솔은 17이닝 1점을 더 냈다. 임정숙의 침묵 속에 18이닝을 맞은 서한솔은 1점을 추가하며 세트포인트에 도달했다.
하지만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뼈아팠다. 임정숙은 연이은 뱅크샷을 성공시키며 150여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성을 받았다. 서한솔은 임정숙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진심어린 축하를 건넸고 임정숙이 눈물을 보이자 토닥이며 아름다운 패자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서한솔은 준우승으로 480만 원과 랭킹 포인트 4800점을 얻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지만 당구 팬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뉴 스타’에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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