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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류제국 은퇴 씁쓸한 뒷맛, LG 팬들도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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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류제국 은퇴 씁쓸한 뒷맛, LG 팬들도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9.08.23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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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허리 수술 후 재기 노력, 최근 안 좋아진 몸 상태.

LG 트윈스 류제국(36)이 돌연 유니폼을 벗기로 선언하며 구단 측에서 밝힌 은퇴 배경이다. 전혀 틀린 말이라고 할 순 없지만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야구 팬들이 얼마나 있을까.

메이저리거로 활약하던 류제국은 2013년부터 LG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한 때 주장을 맡으며 팀을 이끈 그는 하위권에서만 맴돌던 LG의 반등과 궤를 같이 했던 인물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떠나는 그를 지켜보는 LG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 LG 트윈스 류제국이 23일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연합뉴스]

 

류제국은 LG 입단 첫해 12승 2패 평균자책점 3.87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해 LG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들쑥날쑥하기는 했지만 지난해까지 LG의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부상까지 당한 30대 중반의 류제국은 자연스레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8승(6패)을 챙겼음에도 평균자책점은 5.35까지 치솟았다. 올 시즌엔 11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4.22.

시곗바늘을 2개월 전으로 돌려 이 같은 이유로 은퇴를 선언했다면 LG뿐 아니라 야구 팬들은 그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줬을 것이다.

그러나 박수 칠 때 떠날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

지난달 한 여성은 류제국의 불륜 사실에 대해 인스타그램을 통해 폭로했다. 류제국은 2009년 미국에서 활동하던 시절 결혼해 자녀까지 있었기에 더욱 충격적인 뉴스였다.

 

▲ 류제국은 몸 상태를 은퇴 이유로 밝혔지만 지난달 불륜 사실이 밝혀진 뒤 커진 비판 여론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이것이 사실로 밝혀지는 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미 인터넷엔 류제국이 내연녀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이 일파만파 퍼졌고 류제국의 아내는 불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이유로 류제국을 용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류제국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며 불륜 외에도 또 다른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과거 그가 팀 선배를 욕하고 와일드카드전 당시 실책을 범한 후배에게 비속어를 사용하는 등 ‘캡틴’으로서 책임감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언행을 한 것이 전해져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인터넷 상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던 가운데 류제국은 지난 21일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단순 실력 때문만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 류제국은 은퇴를 결심했고 구단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당사자들의 폭로와 인정으로 불륜 사실이 명백히 드러난 가운데 팀 동료들을 욕하고 다닌 괘씸죄까지 밝혀진 상황이다. 결국 류제국은 ‘도피성 은퇴’를 택했고 LG는 끝까지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주며 좋게 마무리하려는 모양새를 취했다.

각종 사건·사고로 시끄러운 프로야구에서 또 하나의 사건이 유야무야 넘어갈 상황. 야구 팬들이 류제국과 LG, 나아가 프로야구를 고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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