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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가면으로 성공한 '음악예능'의 변주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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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가면으로 성공한 '음악예능'의 변주 [뷰포인트]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5.26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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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경연형('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오디션형('슈퍼스타K', 'K팝스타'). 이어 등장한 '복면가왕'은 현재 가장 뜨거운 '음악 예능'이다.

방식은 간단해 보인다. 복면 참가자들은 노래로 맞서고, 판정단 투표를 통해 승자를 가린다. 패자는 가면을 벗고 얼굴을 공개한다. 노래로 실력을 가린다는 점에서는 기존 프로그램과 다를 바 없으나, '복면가왕'은 '가면'이란 장치의 도입으로 신선함을 얻었다.

◆ 편견 없애는 '가면', 재조명 효과에 무대 다양화까지

'복면가왕'의 소갯말은 '미스터리 음악쇼'다. 미스터리라는 '예능'과 '음악'을 결합한 형태의 '쇼'다. 가면은 예능과 음악적인 면에서 효과를 주는 쇼적 장치다.

▲ '일밤-복면가왕' [사진=MBC 제공]

가면이란 장치가 주는 효과는 참가자들에게도, 연예인 판정단에게도 색다르다. 참가자들이 하나같이 밝힌 '복면가왕' 참가 계기는 "편견 없이 노래로만 평가받고 싶었다"는 것이고, 가면을 벗은 루나, 가희, 산들, 태일 등은 평소 드러나지 않았던 실력을 조명받았다.

가면은 참가자의 노래 실력을 편견 없이 전하기도 하지만, 그의 정체를 가려줌으로써 궁금증 또한 돋군다. '복면가왕'은 노래부르는 참가자와 함께 연예인 평가단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평가단은 참가자의 정체를 궁금해하며 망원경을 갖다대고 살피는 등 노력하지만, 정체에 대한 궁금증은 거꾸로 더욱 음악 감상에 도움을 준다.

가면 뒤 참가자의 연령대 등 아무것도 알 수 없기에 자연스레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돼, 예능을 위한 장치인 미스터리가 거꾸로 노래에 대한 감상을 더하는 셈이다.

프로그램이 집중하는 면이 퍼포먼스가 아닌 목소리인 까닭에 소위 '볼거리'는 없을지 모르나,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한 다양한 선곡과 목소리 변화로 다양한 무대 또한 즐길 수 있다. 참가자 진주는 정체를 숨기기 위해 미성을 모사했고, 아직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클레오파트라'는 '오페라의 유령'의 넘버와 발라드를 선곡하기도 했다.

이는 '재해석'이라는 이름 하에 고음 지르기형 무대, 발라드곡은 무조건 디스코 댄스곡화하는 식상한 편곡보다 신선히 다가온다.

▲ '일밤-복면가왕' [사진=MBC 제공]

◆ '미스터리'와 판정단, 음악 '예능'으로서의 기능

'복면가왕'의 특이점은 음악과 함께 '예능'적 면을 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많은 경연 프로그램에도 '음악예능'이란 말이 붙었으나 실제로 예능적인 면에서 웃음을 줄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였다.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과 같은 프로그램은 이를 처음부터 시청하지 않고 가수들의 무대만 영상 클립으로 떼어 감상하더라도 무리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복면가왕'의 '추리', 연예인 판정단은 또 하나의 예능적 역할을 담당한다. 자신있게 헛짚는 작곡가 김형석, 족집게처럼 콕콕 집어내는 백지영, 참가자의 무대에 눈물을 쏟기도 하는 산들, 참가자의 정체를 자신하며 공약을 걸기도 하는 김구라 등 출연진들은 프로그램을 더욱 재밌게 만든다.

우려되는 점은 어쨌든 이 역시 경연이라는 점이다. 수많은 경연 프로그램들은 등장은 신선했으나 득표를 위한 '고음 질러대기식' 경연으로 매번 비슷한 무대를 보여주며 피로감을 안겼다. 이런 변질만 유의한다면 '복면가왕'은 오랜만에 등장한 신선한 음악 예능으로 오래 사랑받지 않을까.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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