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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명성황후'...'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시대' 종언 고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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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명성황후'...'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시대' 종언 고하나?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6.12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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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창작뮤지컬 ‘영웅’ ’프랑켄슈타인’ ‘마타하리’ 등 5편 줄이어

[스포츠Q 용원중기자] ‘영웅’ ‘명성황후’ ‘아리랑’ ‘프랑켄슈타인’ ‘마타하리’. 올해 공연가에 올려지는 대형 창작 뮤지컬들이다. 무려 5편에 이른다. 예년에 보기 힘들었던 현상이다. 대형 라이선스 작품들이 박스오피스를 대거 점령하며 국내 뮤지컬 시장을 주도했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일까.

안중군 의사의 뜨거웠던 삶을 다룬 ‘영웅’(연출 윤호진)은 지난 4월14일부터 5월31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되며 스타트를 끊었다. 광복 70주년, 하얼빈 의거 105주년을 맞아 기업과 학교 단체 관람객들로 매진 행진을 이어가며 흥행 역사를 다시 썼다. 2009년 초연 후 작품을 계속 수정해온 제작사 에이콤인터내서널은 오케스트라 반주와 추격 장면을 보강하는가 하면 웅장하고 중독성이 강한 음악적 강점을 살려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에이콤 인터내셔널과 윤호진 연출은 ‘명성황후’ 20주년 기념 공연(7월28일~9월10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으로 열기를 이어간다. 스토리, 음악, 무대, 영상 등 전 부문에 걸쳐 새롭게 탄생될 예정이다. 명성황후로 김소현 신영숙이 캐스팅됐으며 명성황후와의 로맨스 강화 등 비중 강화로 명실상부 남자주인공으로 위상이 올라간 호위무사 홍계훈으로 박송권 김준현 테이가 출연한다. 민영기 박완이 연기하는 고종은 기존의 우유부단한 왕에서 벗어나 대한제국 황제의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신시뮤지컬(대표 박명성)은 광복 70주년 기념 대작 ‘아리랑’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을 원작으로 7월11일부터 9월5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3년의 준비기간, 50억원의 제작비를 쏟아 부은 작품은 일제강점기 파란만장한 시대를 살아냈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그린다. 안재욱 카이 서범석 김우형 임혜영 윤공주 최현주 김성녀 등 40여 명의 배우가 나오며 민요 ‘아리랑’의 다양한 변주를 포함한 50여 곡의 음악이 들어간다. 연극 '푸르른 날에' ‘칼로막베스’ ‘남한산성’ 등으로 유명세를 얻은 고성원이 연출한 맡았다.

 

특히 뮤지컬 '고스트'에서 오토메이션 시스템으로 구현한 트레블레이터(평면으로 움직이는 보도)와 미니멀한 무대 등 창작뮤지컬에서 취약점으로 여겨져 온 무대 메카니즘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3월 초연한 ‘프랑켄슈타인’은 글로벌한 소재를 무대화한 데다 유준상 한지상 박은태 등 톱스타를 내세워 대형 창작뮤지컬로선 보기 드물게 흥행에 성공했다. 충무아트홀이 5년에 걸친 준비 끝에 탄생시킨 이 작품은 4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8만 관객을 동원, 손익분기점을 훌쩍 넘기는 흥행 수익을 올렸다. 오는 11월 재연 무대를 개막한다. 충무아트홀은 할리우드 고전영화 ‘벤허’를 각색한 두 번째 창작뮤지컬을 준비 중이다.

11월에는 또 ‘마타하리’가 있다. 20세기 초 파리 물랑루즈에서 신비로운 외모와 관능적인 춤으로 유럽인을 매혹시켰으나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이중 스파이 혐의로 체포돼 총살당한 마타하리의 굴곡 많은 삶을 담은 작품이다. 월드 프리미어의 국내 공연 후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유럽, 아시아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명성황후'의 타이틀 롤을 맡은 김소현(왼쪽)과 신영숙

‘엘리자벳’ ‘마리 앙투아네트’ ‘황태자 루돌프’ ‘레베카’ ‘모차르트!’ ‘몬테크리스토’ 등 정통 유럽 뮤지컬을 소개해온 ​EMK 뮤지컬컴퍼니가 총 25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선보이는 첫 번째 창작 뮤지컬이다. ‘지킬앤하이드’의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 잭 머피가 작사, 아이반 멘첼이 극작을 담당한다. 뮤지컬 ‘뉴시스’의 제프 칼훈이 감독으로 참여한다.

박병성 더뮤지컬 편집장은 “라이선스에서 창작으로 전환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높은 로열티와 개런티를 지급하며 이루는 양적 확대로는 국내 뮤지컬시장의 성장이 더 이상 힘든 상황이므로 제작자들이 창작물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유명 라이선스 작품들은 들여올 만큼 들여온 데다 더 이상 신선한 작품들이 드문 한계에 봉착한 점도 거들고 있다.

분위기가 바뀐 데에는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프랑켄슈타인’의 역할이 컸다. 라이선스 뮤지컬의 경우 적게는 100억원에서 많게는 200억원에 육박하는 제작비를 들이는 것과 아울러 오리지널 연출진이 내한해 진행하는 엄격한 감수, 무대 의상 소품까지 공수하는 데서 오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제작비를 어느 정도라도 만회하기 위해선 티켓파워가 있는 아이돌 스타 캐스팅은 필수다. 티켓 가격은 높이 책정될 수밖에 없다.

대형 창작뮤지컬 수익 구조의 모범 사례로 떠오른 '프랑켄슈타인'

이러느니 40억~50억원 제작비의 웰메이드 창작뮤지컬을 제작함으로써 ‘흥행의 중압감’에서 벗어나고, 보다 자유로운 창작활동 및 수익성 제고 효과를 누리는 게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공연장 대관 형편상 이런 대작들도 3개월 이상 공연을 할 수 없기에 ‘적자’의 감수는 불가피했다. 제작자의 ‘사명감’만이 유령처럼 공연가를 배회했다. 원종원 뮤지컬 평론가(순천향대 신방과 교수)는 “3개월 공연한 뒤 수익을 낸다는 건 넌센스다. 브로드웨이에서도 그런 케이스는 없다”고 언급했다.

원 교수는 “국내 뮤지컬 시장의 관객수 증가와 더불어 전체 매출은 느는데 개별 프로덕션은 돈을 못 버는 기형적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며 “제작자들이 관객 리스크는 클 수 있으나 제작비 부담이 훨씬 적은 창작물에 관심을 기울이는 건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뮤지컬 시장에서 라이선스 뮤지컬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하지만 내실을 꾀하는 토종 뮤지컬 제작 흐름이 점차 뚜렷해지는 건 한국 뮤지컬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한국적 소재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프랑켄슈타인’ ‘마타하리’의 예처럼 전세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발굴하고, 완성도 높은 음악을 창작함으로써 아시아권을 비롯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시도는 산업화 단계, 국내 뮤지컬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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