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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셰프', 최현석이 일깨운 셰프의 책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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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셰프', 최현석이 일깨운 셰프의 책임 [리뷰]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6.16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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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큐스페셜-별에서 온 셰프'

[스포츠Q 오소영 기자] "요리사는 음식 만드는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들이다. 그걸 잊지 말아야 한다. 요리사들이 요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사랑해주고 좋아해주는 것이지, 착각하지 않아야 한다. 기본적인 것을 놓지 않으면서 그 이상으로 해야 사랑받고 멋있어보일 수 있는 거다."

최현석 셰프의 말은 강렬했다. 요리사의 방송 출연이 늘어나며 '셰프 자질 논란'까지 솟구친 현재, 최현석의 말은 셰프의 자격과 책임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했다.

15일 방송한 MBC '다큐스페셜-별에서 온 셰프'는 최현석, 이연복, 샘킴 등 최근 방송 출연으로 인기를 더한 스타 셰프들을 조명했다. 이들 셰프들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올리브쇼' 등에 출연하며 요리와 재치, 인간적 매력 등으로 인기를 끌었다. '다큐스페셜'은 그간 카메라 앞에선 보이지 않았던 셰프들의 모습에 주목했다.

▲ 다큐스페셜 '별에서 온 셰프' 최현석 [사진=MBC 제공]

최현석은 허세 있는 셰프라는 뜻에서 붙은 별명 '허셰프'로 유명하다. 그는 과장된 동작으로 소금을 뿌리고 장갑을 끼며, "뼛속 깊이 혈관에 흐르는 혈액까지 셰프"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는 등 '오버' 멘트로 이른바 '허세' 캐릭터를 부여받았다.

전문 방송인이 아닌 사람은 방송에 어색하고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현석은 자신의 캐릭터를 잘 살려 점차 출연 영역을 늘렸다. 그는 '인간의 조건-도시농부' '한식대첩3' '날씬한 도시락' '올리브쇼 2015' '냉장고를 부탁해' 등 다수의 예능에 출연했다. 그의 신선함에 팬도 크게 늘었다.

그간 예능에서 최현석은 '허세'로 대표되는 캐릭터와 함께 코믹함과 귀여움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날 다큐스페셜에서 공개된 모습은 예능과는 달랐다. 최현석은 주방을 이루는 요리사들의 실수에 예민했고, 거친 말을 하며 긴장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때문에 주방 막내는 "실수해서 한 소리 듣는 것이 정말 무섭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그가 하나의 주방을 책임지는 주방장으로서의 책임을 맡고 있기 때문이었다. 주방의 모든 요리는 최현석을 거쳐 나갔다. 최현석은 여러 명의 요리사들을 관리하며 전체의 흐름을 살피면서도, 각 음식에는 세심히 신경써야 했다. 셰프의 자격과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예민함이 필요했다.

또한 최현석은 레스토랑 일과 방송 출연 등으로 바빴으나 일주일에 두 번씩은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는 자신이 지금까지 요리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보답의 일환으로, 요리하며 느끼는 책임으로 해석 가능했다. 그는 "아버지가 호텔 주방장이셨지만 지방 호텔이라 우리 집은 가난했다. 요리사는 기술직이었고 당시 인식이 좋지 않아 '아들은 이 일을 시키지 않아야겠다'고 늘 말씀하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최현석은 이제 과거를 딛고 자신처럼 요리를 사랑하고 그를 좇는 학생들을 위해 명문 요리학교를 세우는 꿈을 꾸게 됐다.

▲ 다큐스페셜 '별에서 온 셰프' 최현석 [사진=MBC 제공]

이날 '다큐스페셜'에서는 일부 전문가들이 셰프의 자질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박준우 기자는 "수많은 요리사들이 있음에도 TV에 나오는 셰프들은 한정돼있다. 셰프의 장점을 극대화했을 경우 방송적 재미가 더해진다는 판단 때문에 그 사람이 카메라 앞에 선 것이다"고, 진경수 셰프는 "1년 된 사람들도 셰프는 될 수 있다. 모든 셰프가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출발점이 잘못되지 않았나 싶다"고 의견을 말했다.

이렇듯 방송 출연을 할 수 있는 셰프가 정해진 것도, 모든 셰프가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다큐스페셜'에서 보여준 최현석의 모습은 분명 셰프가 갖춰야 할 자세와 자격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요리사'를 뜻하는 셰프(chef)는 특히 그중에서도 호텔이나 식당의 주방장을 의미한다. 이날 '다큐스페셜'에서 최현석이 평소 유쾌한 모습과 달리 예민하고 냉정해진 것도 주방장이 갖는 책임의식 때문이었다. 과거 기술직으로 여겨졌던 셰프들이 지금처럼 지위가 높아지게 된 것은, 이들이 음식을 만들어 내놓는 데 느끼는 애정과 책임감이 새롭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음식, 요리를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이 많아져 포화 상태라는 말까지 도는 지금이다. '다큐스페셜'의 셰프들 또한 스스로 "쿡방은 이제 끝물이지 않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방송의 인기와 별개로 이날 '다큐스페셜'에서 드러낸 셰프들의 프로의식과 애정, 개개인의 인간적 매력은 분명했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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