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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비상하자 수원 중원 '비상령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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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비상하자 수원 중원 '비상령 해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21 2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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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수비수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 변경…허리 든든히 지키고 이재성 봉쇄, 전북전 4연패 사슬 끊어

[수원=스포츠Q 박상현 기자] "산토스가 2골을 넣긴 했지만 정말 잘한 선수는 조성진이죠."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이 비록 승리를 챙기긴 못했지만 만면의 미소를 지었다. 전북 현대에 당했던 4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데 조성진(25)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제몫을 톡톡히 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정원 감독은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현대오일뱅크 2015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홈경기에서 2-2로 비긴 것에 대해 조성진을 '키 플레이어'로 꼽았다. 그만큼 조성진이 홀딩 미드필더로서 잘해줬다는 의미다.

▲ [수원=스포츠Q 최대성 기자] 수원 삼성 조성진(오른쪽)이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홈경기에서 전북 현대 이재성에 앞서 공을 따내고 있다.

조성진의 원래 위치는 중앙 수비수다. 이날 서정원 감독은 왼쪽 측면 수비수로 주로 뛰는 최재수와 홍철을 동시에 내보내면서 중앙 수비수인 조성진, 양상민, 구자룡을 모두 출동시켰다. 이 때문에 최강희 전북 감독은 경기 직전 "투톱을 의식해 수원이 스리백을 쓰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성진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왔고 정상적으로 포백을 가동했다. 최재수와 홍철에게 왼쪽 측면을 맡기면서 염기훈을 오른쪽 측면으로 돌리는 '포지션 파괴'가 이뤄졌고 조성진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선 것은 그 정점이었다.

서정원 감독이 조성진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김은선과 오장은이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그동안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됐던 오범석도 오른쪽 풀백으로 돌아갔다. 그럼에도 조성진의 기용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조성진은 187cm의 장신을 이용, 공중볼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았고 태클과 빌드업 능력을 발휘하며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뿐만 아니라 최근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차세대 에이스로 부각되고 있는 이재성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조성진에 묶인 이재성은 후반 38분에 유효슛 하나를 기록했을 뿐 전반적으로 공격이 부진했다.

▲ [수원=스포츠Q 최대성 기자] 수원 조성진(오른쪽)이 21일 슬라이딩으로 공을 지켜내고 있다.

또 중원을 튼튼히 지켜주다보니 수원이 허리를 지배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나갔다. 수원은 15분 단위로 끊는 볼 점유율에서 단 한 차례도 전북에 뒤지지 않았고 경기를 통틀어서도 55-45로 앞섰다.

서정원 감독은 "현재 수비형 미드필더에 주축이 되는 두 선수가 모두 빠져있지만 조성진이 그 자리에서 너무나 좋은 활약을 해줬다"며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공중볼 싸움에서 잘해줘 우리가 주도권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조성진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도 맹활약함으로써 서정원 감독은 엿새 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 18일 5-1로 이겼을 당시에는 김은선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맹활약해줬지만 아직 부상이 완쾌되지 않아 복귀 시점이 미지수다. 이 자리를 조성진이 제대로 메워줄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서정원 감독으로서도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다.

조성진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가능성을 확인하며 비상의 날개를 펼치자 수원 중원의 비상 경계령도 함께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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