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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25) 홀린 한국형 감성주의 모던록 '완성도' 대중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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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레이블탐방] (25) 홀린 한국형 감성주의 모던록 '완성도' 대중 홀리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7.04 12: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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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이상민 기자] 도전의 가치를 중시하는 스포츠Q가 마련한 '인디레이블 탐방' 25번째 이티스트는 떠오르는 한국형 감성주의 모던록 밴드 홀린이다.

인디신 많은 관계자는 한국형 모던록이 죽고 있다고 말한다. 인디신을 장악 중인 어쿠스틱 사운드의 뮤지션들과 이들의 '부드러움'에 반발하는 록 마니아층을 확보한 헤비메탈. 시장은 두 장르의 지배 현상이 뚜렷하다.

모던록은 이런 강력한 대세 장르 사이에 존재한다. 부드러움에서는 어쿠스틱에 밀리고, 강력함에서는 헤비메탈에 밀리는 모습이다.

인디신 1세대 밴드 제로지의 보컬 김병삼은 "우리나라 팬들 성향 자체가 양극단적인 경우가 많다"며 "아예 느리던지 아예 확 세던지 쪽에 팬들이 몰리는 만큼 어중간한 음악은 인디신에서 먹히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설명한 바 있다

김병삼의 말처럼 국내 '모던록'은 지금 힘겨운 길을 달리는 중이다. 사실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신을 장악하고 주도한 밴드들은 모던록이었다. 특히 한국형 감성주의 모던록이 신의 대세로 자리를 잡는 분위기였다.

 

대표적인 예가 넬, 델리 스파이스 등의 밴드들이다. 이들은 한국적인 가사와 멜로디를 가미한 모던록을 통해 인디신을 넘어 대중 팬들에게까지 인기를 끌었다.

현재 이런 영광의 시절은 끝이 난 듯하다. 한국형 감성주의 모던록이 다시금 살아나기는 힘들어 보일 정도다. 그러나 이런 절망의 느낌 속에서 한국형 감성주의 모던록 팬들에게 한줄기 강한 희망의 빛을 내뿜는 밴드가 있다. 바로 홀린이다.

◆홀린의 장르가 궁금하다

3인조 남성밴드 홀린의 음악을 듣는 순간 '대한민국 감성주의 모던록의 상장과도 같은 밴드 넬과, 델리스파이스와 비슷한 느낌이 강하다. 혹시나 이런 느낌이 틀린 것은 아닐까? 그래서 홀린에게 질문을 던졌다. 본인들의 음악정 정체성이 무엇이냐고.

"뮤지션으로서 장르를 딱히 구분하는 건 사실 힘든 이야기에요. 다만 홀린의 성향은 장르적 다양성, 트랜드함이죠. 또한, 밴드를 만들면서 다짐 했던 음악적 방향이 팝록, 브릿팝 등이었어요. 이런 영향을 받으면서 홀린은 자연히 한국형 모던록의 밴드가 되가고 있는 것 같아요."

◆홀린 우린 넬이 아닙니다! 그들을 넘고 싶은 밴드죠.

홀린의 이야기에서 또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밴드 넬과의 관계다. 홀린의 음악을 들어보면 넬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한둘이 아니다. 특히 보컬 정준혁의 아름답고 청아한 목소리는 넬의 메인보컬 김종환이라는 착각이 일어날 정도다.

"넬 음악에 대해서 우리가 할 말은 없어요. 다만 목소리 부분에서 넬과 우리가 매우 비슷하다는 이야기들이 있죠. 이 모든 일이 김종환 씨와 제가 목소리 톤이나 뉘앙스가 비슷해서 일어난 일인 것같아요."

"하지만 자세하게 들어보시면 김종환 씨와 제 목소리의 차이는 제법 크다고 생각해요. 제 목소리가 좀 더 남자다운 것 같은?" (웃음)

 

◆홀린의 역사 그리고 인디계 재벌남 별명 정준혁 왜?

홀린은 지난 2008년 앨범을 발매하며 공식데뷔한 7년 차 밴드다. 인디계에서는 '중견'에 위치에 있는 밴드다. 처음 결성 당시 멤버는 5명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2015년 현재는 2명의 멤버 탈퇴로 3명(정준혁(보컬), 이병윤(베이스), 정다워(드럼)으로 멤버가 활동 중이다.

이들의 첫 만남은 리더 정준혁과 이병윤으로 시작된다. 두 사람은 성공회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학교에서 음악 활동을 위해 학교밴드 활동을 이어 갔다. 하지만 이병윤이 헌병으로 입대하자 활동이 멈출 위기에 놓였다. 이런 과정에서 정준혁은 이병윤의 제대를 기다려주기 위해 음악 활동을 멈추는 일편단심 의리를 보여주기도 했다.

"지금도 형에게 고마워요. 제가 입대 하자 준혁이 형이 저를 기다리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는 음악 활동을 멈추고 다른 일을 하더라고요. 전 정말 미안했어요 제대를 했고 준형이 형은 자신이 말했던 데로 밴드를 결성했어요. 그것이 홀린이죠."(이병윤)

 

이처럼 의리로 시작해 만들어진 밴드가 홀린이다. 하지만 홀린은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밴드다. 바로 인디계 재벌이라는 별명이 붙은 리더 정준혁 이야기 때문이다.

"재벌은 아니고요. (웃음) 제가 컴퓨터 관련 학과를 전공했는데 어릴 때부터 게임 음악 쪽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이 분야를 계속해서 해왔죠. 워낙 많이 하시는 분들이 없던 탓에 제가 경력이 쌓인 후로는 일이 끊임없이 들어왔죠. 솔직히 많이 벌었죠. 홍대에 개인 합주 실을 가지고 있었을 정도니까요."

"넉넉한 자금력이 뒷받침 돼 다 보니 다른 인디밴드들과는 달리 음악에만 신경을 쓸 수 있었다는 점은 정말 만족스러워요. 하지만 지금은 다 정리했어요. 홀린에 더욱 충실하기 위해서죠. 이젠 소속사도 있는데요. 뭘."(웃음) (정준혁)

◆홀린의 음악 그 숨겨진 매력을 파헤치다

홀린의 본격적인 음악이 야기를 시작했다. 우선 홀린에게 음악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내용은 '멜로디 작업'이었다. 이런 질문은 한 이유는 홀린이란 밴드의 귀를 녹이는 멜로디 흐름과 한국적인 느낌들 때문이었다.

"우리 밴드가 곡 작업 중 가장 중심에 두는 일이 멜로디를 살리는 일인 것 같아요. 일단 감성주의 모던록인 만큼 감미롭고 달곰한 멜로디를 많이 찾고 있어요."

"한국적 멜로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앨범을 만들 때 절대 영미권의 음악적 구조를 따라 하지 않아요. 이들의 음악적 냄새가 안 나게 하려는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예를 들면 후렴구 멜로디 하나도 한국적인 감성을 담아 새로 만들고 우리만의 독자적인 멜로디를 찾기 위해 뛰고 있는 거죠."

 

◆홀린의 5월 싱글 '달이 숨는다.' 그들을 읽는단 한편의 교과서

홀린은 지난 24일 싱글앨범 달이 숨는다를 발매했다. 지난해 10월 발매했던 정규 1집 앨범에서 워낙 힘을 쏟아부었던 탓에 이번 싱글은 자신들의 음악을 한 번 더 점검한다는 차원에서 발매한 작품이다. 기획 의도가 이렇다 보니 곡은 매우 대중적인 발라드의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번 싱글은 '달이 숨는다.' 한 곡으로 구성돼 있어요. 1집 정규앨범 때 힘을 많이 주고 고민을 많이 하며 음악을 만들었던 탓에 쉬어가면서 우리 음악을 점검하고 다른 느낌을 시도하자는 의미가 담긴 앨범이기도 하죠."

"정말 편안한 곡이에요. 밝은 느낌도 있고요. 주변에서 우리들의 음악이 무척 섬세하고 조용한 느낌이 강하다는 평가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다른 느낌을 창조하고 싶었던 거죠."

하지만 홀린은 이번 싱글이 차기작인 정규 2집을 대변하는 작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싱글이 정규 2집의 사전작품은 아닙니다. 2집은 더 많은 시도와 다채로움을 담을 예정이에요. 특히 한국형 감성주의 모던록의 완성도를 더욱 높인다는 계획도 있고요."

 

◆홀린을 1집 정규앨범 이야기를 해야 하는 이유

홀린은 싱글앨범이 야기를 마친 후 지난해 발매한 정규 1집 이야기를 시작했다. 홀린에게 1집 정규앨범은 그들의 음악 세계를 모두 담은 작품이었다. 특히 이 앨범은 소속사와 계약을 한 이후 발매한 앨범으로 남다른 퀄러티를 자랑한다. 앨범 전체의 편곡을 영국 '에비로드'에서 해왔을 정도다.

"정규 1집은 정말 열심히 만든 앨범이에요. 사실 정규 1집 전에 발매했던 미니앨범과 싱글 앨범들로 곡을 모아 발매하려 했지만, 이런 계획을 모두 수정했어요. 소속사를 새로 만났고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이 있었던 탓에 아예 새로운 곡들로 앨범을 완성하기로 한 거죠."

"그래서 사실상 1집 정규 앨범은 우리의 정규 2집 앨범이나 다름없어요. 이전 1집을 위해 만든 곡이 아닌 현재의 홀린 스타일의 곡들로 앨범을 채워 놓았기 때문이죠."

 

이들은 반드시 팬들이 들어주길 원한다며 1집 정규앨범에도 추천하고 싶은 곡을 각각 한 곡씩 추천했다.

"무제라는 곡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발라드풍의 노래로 시작해 갑자기 질러대는 모던록 곡이죠. 만드는 데만 3년이 걸린 곡이에요. 사람의 복잡한 감성을 사운드로 표현한 곡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특히 회사에서 지원을 많이 해줘서 리얼로 녹음을 했어요."

"사운드적으로 완성도가 뛰어난 곡이죠. 솔직히 고백하는 건데 감정이 너무 들어간 나머지 이 곡을 녹음하던 도중 펑펑 울었어요. 왜 그랬는지는 저도 모르고요. 그래서 2절에서는 울었던 느낌 그대로 녹음됐습니다." (정준혁)

"저는 '너를 잃다'를 추천해요. 어쿠스틱과 보컬만 있는 곡인데 앨범 전체적 성향을 담은 곡이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에요. 제 음악적 성향과도 잘 맞는 곡이죠. 이문세 선생님을 좋아하는 데 그분의 느낌도 들어있는 그런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만의 생각으로는요. (웃음) (이병윤)

"드럼연주자인 저는 '콜드 워터'란 곡을 추천하고 싶어요. 제 드럼 스타일 자체가 가장 잘 드러나는 곡이죠. 우울함 속에서 톡톡 튀는 드러밍이 인상적이죠. "(정다워)

 

◆홀린의 음악적 목표

"많은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곡을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여기서 '많은'이라는 뜻은 음악 퀄러티를 상징한다고 봐요. 좋은 노래가 당연히 사랑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 당연한 진리니까요." (정준혁)

"베스트 셀러도 좋지만 스테디셀러 같은 팀이 되길 원해요. 스테디셀러는 베스트셀러보다 영원히 오래 갈 수 있다는 의미가 있으니까요." (이병윤)

"한국형 감성주의 모던록 하면 넬이 많이 알려졌다고 생각해요. 사실 넬 선배님들을 너무 존경하지만 한편으로는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해요. 그분들 못지 않은 홀린이 되고 싶어요. 우리가 그렇기 위해서는 더욱 최선을 다해야 겠죠. 하하" (정다워)

■멤버소개

▲ 정준혁

정준혁=중2 때 교회에서 음악을 배웠다. 성공회대에 입학한 이후 본격적인 밴드 활동을 했으나 부모님의 반대로 다른 일에 외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밴드 활동을 재개했고 현재는 홀린의 리더이자 인정받는 영화와 게임 음악감독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 이병윤

이병윤=대학 시절부터 정준혁과 의리로 뭉쳐져 홀린의 멤버가 됐다. 뛰어난 베이스 연주 실력을 자랑하는 멤버. 헌병 출신.

▲ 정다워

정다워=팀의 막내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드럼을 치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비해 깊이 있는 연주가 돋보이는 멤버.

■홀린 팀명

"북유럽 신화의 여신 이름이 흘린(HLIN)이에요. 슬퍼하는 사람을 위로하는 자라는 뜻이죠. 하지만 흘린 이라는 발음이 좋지 않았고 단어를 살짝 바꿔서 홀린으로 했어요. 한글명으로는 홀린다는 느낌도 살린 팀 명입니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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