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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독수리' 에닝요, 왜 반년만에 스스로 날개 접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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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독수리' 에닝요, 왜 반년만에 스스로 날개 접었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7.08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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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상태·기량 저하로 마음고생…지난달부터 최강희 감독과 수차례 면담 끝에 계약 상호 해지 결정

[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09년부터 전북 현대에서 뛰며 팀의 전성기를 열었던 '녹색 독수리' 에닝요(34)가 스스로 날개를 접고 팀을 떠나는 길을 선택했다. 몸상태와 기량이 저하돼 팀과 동료에 짐이 되기 싫다는 것이 이유였다.

전북 구단은 7일 밤 에닝요와 면담 끝에 팀을 떠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 계약을 상호 해지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전북 관계자는 "에닝요가 전북에서 다시 한번 우승의 영광을 함께 하기 싶다며 중국 리그에서 자신의 연봉을 삭감하면서까지 올해 돌아왔지만 몸상태와 기량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아 고민을 해왔다"며 "이미 지난달부터 계약 해지를 부탁해왔지만 그때마다 설득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본인의 의지가 너무 강해 더이상 만류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출신 에닝요가 전북 퇴단 의사를 밝힌 것은 이미 지난달부터. 그러나 최강희 감독은 함께 전북의 우승을 이끌었던 애제자 에닝요와 면담을 통해 설득하며 꾸준히 기회를 줬다. 하지만 이후에도 경기력이나 기량의 변화가 없자 에닝요는 이를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이달 초 스스로 클럽하우스 숙소에서 짐을 뺐다.

이에 대해 전북 관계자는 "에닝요가 지금 자신의 상황이 동료들에게 부담을 주고 짐이 된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워낙 승부욕이 강한 선수여서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실제로 2011년 전북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알 사드(카타르)에 승부차기 끝에 지자 에닝요는 분을 참지 못하고 고열에 시달려 병원 응급실에 후송되는 사태도 있었다.

또 전북 관계자는 "에닝요가 오랫동안 전북에서 뛰었기 때문에 인사는 하고 가야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광주FC와 경기 하프타임 때 팬들 앞에서 마지막 만남을 갖기로 했다"며 "곧 브라질로 건너가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아마 올해는 특정 팀에서 뛰지 않고 몸을 추스리면서 이후 계획에 대해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03년 수원 삼성을 통해 K리그에 데뷔한 에닝요는 2013년까지 216경기를 뛰며 80골과 64개의 도움을 올리며 60-60 클럽에 가입했다.

특히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네 시즌 연속 두자리 득점을 올렸고 2010년(18골, 10도움)과 2012년(15골, 13도움)에는 각각 28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전북은 2009년과 2011년 정규리그 우승컵을 차지했다.

2013년 중반 창춘 야타이로 이적한 에닝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북에서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며 복귀했지만 17경기에 나서 1골 3도움에 그쳤다.

에닝요가 팀을 떠남에 따라 전북도 외국인 선수 한 자리가 비게 됐다. 전북은 에두와 레오나르도 등 브라질 선수 둘과 아시아 쿼터로 호주 출신의 윌킨슨을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충원에 대해 전북 관계자는 "이제 막 선수와 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에 외국인 선수를 알아볼 시간이 없었다. 이대로 갈지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지에 대한 논의도 시작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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