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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부산토박이' 박기혁, 수원서 펼치는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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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부산토박이' 박기혁, 수원서 펼치는 전성시대
  • 김지법 기자
  • 승인 2015.07.11 2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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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삼성전 3안타 1타점…"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친 게 주효했다"

[수원=스포츠Q 김지법 기자] 케이티 위즈 내야수 박기혁(34)이 물오른 방망이를 과시하며 상승세를 탄 팀의 중심에 섰다. 시즌 초반 부침을 겪었지만 위기를 성공의 발판으로 만들었다.

박기혁은 11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 홈경기서 9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박기혁의 활약에 힘입어 케이티는 6-2 승리를 거뒀다.

사실 박기혁에게 수원은 낯설다. 그는 2000년 롯데에 2차 2라운드 15순위로 입단, 줄곧 부산에서 뛰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4년간 11억4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케이티 유니폼을 입었다.

▲ [수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박기혁이 11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 7회초 구자욱의 타구를 병살타로 만들어내고 있다.

많은 FA 선수들은 소위 '먹튀'라는 오명에 대해 적잖은 부담을 갖고 있다. 박기혁 역시 삼성전을 마친 후 "FA로 새 둥지를 튼 만큼, 팬들에게 좋은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고 시즌 초반 부진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5월까지 타율 0.136에 그친 박기혁은 점점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심우준을 키우겠다는 조범현 케이티 감독의 결정으로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이에 박기혁은 "휴식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쉬면서 힘도 생기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힘도 키울 수 있었다"며 "이숭용 코치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리적인 면에서도 고민을 했다"고 밝혔다.

6월 한 달 동안 타율 0.250으로 조금 살아난 박기혁은 7월 들어 확실히 제 페이스를 찾았다. 6월부터 이날 경기까지 타율 0.366(93타수 34안타)를 기록, 시즌 타율을 0.285까지 끌어올렸다.

주로 9번 타자로 나서는 박기혁이 살아나면서 상·하위 타선의 흐름이 물 흐르듯 연결되고 있다. 박기혁이 계속 살아나가며 기회를 상위 타순에 연결, 대량 득점으로 귀결되는 모양새다.

박기혁은 수비에서도 빼어난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비교적 뛰어나지 않은 공격력에도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뽑혔다. 박기혁의 수비력은 신생팀 케이티에 큰 힘이 됐다. 경험 많은 유격수가 내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전체적인 수비 안정화를 이끌어냈다.

▲ [수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박기혁(왼쪽)이 11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서 6회말 2사 1루에서 1타점 적시 2루타를 때린 뒤 김민재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박기혁은 이날도 공수에서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 2회말 2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 윤성환을 상대로 2루수를 꿰뚫는 안타를 기록해 타점을 기록하는 듯 했지만 주자가 홈에서 잡혀 아쉽게 무산됐다.

1-1로 맞선 5회 선두 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를 친 박기혁은 앤디 마르테의 중견수 뜬공에 홈을 밟아 앞서가는 득점을 기록했다. 6회에도 2사 1루에서 우중간을 뚫어내는 2루타로 팀이 달아나는 중요한 타점을 올렸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박기혁은 7회 무사 1루에서 구자욱의 땅볼 타구를 2루수 박경수와 좋은 호흡을 통해 병살타로 연결,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경기 후 박기혁은 "감기 기운이 있어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힘을 안 들이고 가볍게 친 게 주효했다"며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더 많은 경기서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로 어린 선수들이 많은 케이티에서 박기혁은 초반 우려를 딛고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있어 케이티 내야가 든든하다.

▲ [수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케이티 선수들이 11일 수원 삼성전서 6-2로 이긴 후 자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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