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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베테랑'] 류승완 감독 "부정부패 세력 부끄러움 느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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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베테랑'] 류승완 감독 "부정부패 세력 부끄러움 느끼기를"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8.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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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개봉 25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모은 올 여름 최고 화제작 '베테랑' 류승완 감독이 천만 돌파 직후 진솔한 소감을 털어놨다.

- 최초로 천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소감이 어떤지?

우선 '베테랑'을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관객 여러분들께 가장 먼저 감사 드린다. 이와 함께 '베테랑'을 위해 함께 땀 흘려 준 스태프들과 배우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한다. 평소 숫자 개념도 좀 무디고 희박한 사람인데 천만 관객이란 의미가 단지 흥행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솔직히 말씀 드리면 얼떨떨하다. 이게 무슨 일인지... 겁이 나기도 하고 실제로 얼마 전부터 놀라서 그런지 뒷목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기도 하다. 그저 감사해야겠다. 내 인생에 이런 상황이 앞으로 언제 다시 올까? 기쁘지만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

 

- 많은 분들에게 감사할텐데 빼놓고 싶지 않은 대상이 있다면?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며 관객 한 분 한 분의 감상을 살피며 여전히 부족한 부분을 발견하고 다음 영화를 만들어가며 부족한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을 추스리고 있다. 이렇게 많은 관객 분들이 '베테랑'을 향해 쏟아주신 성원은 분명 저의 몫보다는 함께 땀 흘리고 호흡을 맞춘 수많은 스태프와 배우들의 공로 때문일 것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내 능력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었고, 현재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었다. 여전히 또 다른 현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고 있는 진짜 "베테랑" 스태프와 배우들이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 류승완 감독이 생각하는 흥행의 이유는 무엇인지?

우선 영화 내적으로 배우들의 호연을 인상 깊게 봐 주시는 것 같다. 황정민, 오달수, 장윤주, 오대환 등 형사 캐릭터들의 활약과 유아인, 유해진을 필두로 한 악당들의 활약 그리고 아주 작은 역할까지도 그 상황 안에서 주인공이 되어 활약해 준 수많은 조연 배우들의 맹활약이 관객 분들을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 두 번째로 우리가 응원할 수 있는 친근한 대상들이 빚어내는 웃음과 공분을 일으킬 행동을 하는 악인들의 행동이 일으키는 분노가 공감을 일으켰던 것 같다. 소재 자체의 무거움에도 많은 세대 관객들이 이 영화에 공감하고 생각을 나눴으면 하는 마음에서 좀 더 가볍고 명쾌한 방식의 구조를 활용하자 했는데 이것이 10대 관객부터 중장년층에 이르는 관객들까지 편안하게 보시면서 자연스럽게 주제에 대한 공감을 이루게 한 게 아닌가 싶다.

- 극중 재벌3세 조태오를 비롯한 재벌에 대한 묘사에서 현실과 기시감이 든다는 평가가 많았다.

최근 몇 년간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사건들을 연상시킬 수 있는 대목에서 나를 비롯한 제작진이 많은 취재를 통해 사실적인 묘사를 하려고 노력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상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사는 세상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게 만든 것도 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아무튼 어려울 수 있는 이야기를 쉽고 친근하게 풀어나간 저희의 의도를 많은 관객 분들께서 좋아해주신 게 아닌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 함께 작업한 스태프, 배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지금껏 만든 영화들 중에서 한 최상의 경험 중 하나였습니다. 호흡이 너무나 잘 맞아서 제가 할 일이 줄어들 정도였죠. 관객 분들께 감사함을 전하는 만큼 스태프와 배우분들 모두에게 내 부족한 능력을 채워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 드린다.

 

- 이 시대 베테랑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베테랑'에 영감을 준 진짜 베테랑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침몰하는 배에서 학생들을 구하기 위해 힘썼던 선생님, 불이 난 건물에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준 간판 전문가, 열악한 현장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애쓰는 소방관, 범죄와 싸우며 사우나에서 잠자기를 밥 먹듯 하는 일선 경찰들, 비리와 맞서기 위해,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들... 이외에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며 남을 위해 봉사하는 많은 분들에게 존경을 표한다. 한편 이런 분들의 대척점에서 우리의 분노를 일으키는 수많은 범죄 권력자들과 많은 분들의 순수한 노고를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부정부패 세력들이 부끄러움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 '베테랑 2'에 대한 현재 계획은?

아직은 아이디어 정리 단계라 말할 수 있는 무언가가 나온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의 서민 영웅 서도철과 반원들이 있으니 이들이 주인공으로 활약할 것은 사실이며 관객 여러분들 가려운 곳을 속 시원히 긁어줄 만한 대상을 찾고 있습니다. 아주 험악한 범죄집단이 그 대상이 될 수도 있고, 보다 더 지능적이고 접근하기 힘든 누군가가 대상이 될 수도 있겠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나 다만 지금보다 훨씬 매력적인 '베테랑' 시리즈를 만들 자신이 없다면 시작하지 않을 거다.

-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생에서 어쩌면 두 번 다시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는 귀한 선물을 관객들로부터 받고 있다. 이 감사함을 보답하기 위해 더 나은 영화를 만들어 찾아 뵙겠다. 한 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한편의 영화가 한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는 있다고 믿는다. 저희가 만든 이 영화가 여러분의 삶에 조금이나 위안이 되시고 즐거운 경험이 되셨다면 그것으로 저희는 너무도 큰 선물을 받은 셈이다. 올 여름 관객 분들 때문에 너무나 행복한 여름을 보냈다. 이제 조용히 뒤로 물러나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할 더 좋은 작품을 위해 묵묵히 새로운 여행을 떠나려 한다. 더 나은 모습으로 찾아뵐 때까지 모두에게 평안과 행복이 깃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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